文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글로벌 위기 극복' 강조

"코로나 팬데믹, 인류애·연대의식으로 극복…유엔 앞장서야"

권지나 기자 | 기사입력 2021/09/23 [13:48]

文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글로벌 위기 극복' 강조

"코로나 팬데믹, 인류애·연대의식으로 극복…유엔 앞장서야"

권지나 기자 | 입력 : 2021/09/23 [13:48]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선도적 역할, 포용적 회복에 대한 비전과 실천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 중 유일하게 유엔 총회에 다섯 번 모두 참석했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청와대

 

다음은 문 대통령의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이다.

 

압둘라 샤히드 의장님,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

2년 만에 다시 유엔총회장에 서게 되니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76차 유엔 총회 의장으로 취임하신 샤히드 의장님의 리더십으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혜와 협력이 모아지길 기대합니다.

또한 지난 5년간 유엔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헌신해온 구테레쉬 사무총장님의 연임을 축하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사무총장께서 역점을 두어 온 평화유지 활동과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발전목표에 큰 진전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유엔 총회가 코로나와 기후위기로부터의 회복과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존재입니다.

인류는 공동체를 통한 집단 지성과 상호 부조에 기대어 수많은 감염병을 이겨내며 공존해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역시 인류애와 연대의식으로 극복해낼 것이며, 유엔이 그 중심에 설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협업을 통해 백신 개발에 성공했으며, 치료제 개발도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다.

우리의 삶과 생각의 영역이 마을에서 나라로, 나라에서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공동체 시대는 서로를 포용하며 협력하는 시대입니다.

함께 지혜를 모으고 행동하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제 발전에 앞선 나라, 힘에서 우위를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지만, 이제 모든 나라가 최선의 목표와 방법으로 보조를 맞추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협력과 행동의 중심으로 유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유엔의 창립자들은 두 차례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으며 국제평화의 질서를 모색했습니다.

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다자주의 질서 안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국가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행동으로 이끄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신생 독립국이었던 한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국가 간 상생과 포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협력과 공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야 할 당면 과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 포용적 회복을 이루는 일입니다.

저소득층, 고령층과 같은 취약계층이 코로나의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경제·사회적 문제들도 코로나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빈곤과 기아가 심화되었고, 소득·일자리·교육 전반에 걸쳐 성별·계층별·국가별 격차가 커졌습니다.

유엔은 이미 수년 전부터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며 이러한 불균형 문제의 해소를 촉구해 왔습니다.

이제 유엔의 모든 구성원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달성을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은 모든 사람, 모든 나라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코백스에 2억 불을 공여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고,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한 축을 맡아 코로나 백신의 공평하고 빠른 보급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도 앞장서겠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사람 투자를 확대하는 휴먼 뉴딜을 통해 사람 중심의 포용적 회복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해 나가겠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 수요가 높아진 그린·디지털·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ODA도 확대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상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힘을 모아 탄소중립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여 그 비전과 이행체계를 법으로 규정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고, 11COP26을 계기로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 발표할 것입니다.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했으며,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개별국가는 물론 모든 나라가 꾸준히 협력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

실천 방안 역시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린 뉴딜을 통해 탄소중립을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수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며 ESG경영과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의 기술개발과 투자를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한국은 기후 분야 ODA 확대와 함께, 그린 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지원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과 역량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아울러, P4G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결집했던 경험을 토대로 2023COP28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각국 대표 여러분,

지구공동체의 가장 절실한 꿈은 평화롭고 안전한 삶입니다.

유엔의 출범은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을 경쟁과 갈등에서 공존과 상생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유엔은 힘의 균형으로 유지되던 불완전한 평화를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로 바꾸고, 인류 모두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입니다.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합니다.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두 해 전, 이 자리에서 전쟁불용과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천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침,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입니다.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합니다.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게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합니다.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운명 공동체로서, 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랍니다.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는 12,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한국에서 주최합니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유엔의 분쟁 예방 활동과 평화구축 활동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은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여 지속 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각국의 협조와 지지를 기대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span style="font-family: 함초롬바탕; mso-font-width: 100%; letter-spa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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