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이 20일 아침, 민주당을 향해 ‘정치적 매춘’라는 극언을 날렸다. 이에 민주당은 열린당을 향해 ‘악덕포주’라는 단어로 맞대응했다. 18일 김근태 열린당 당의장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할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간에 나돌고 있는 한민공조 분위기를 강력비판하면서 올 연말께 민주당을 포함해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민주당과는 한 형제라고 주장했다. 한민공조는 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뜻같다.

그러나 20일, 민주당에 대한 민병두 의원의 '매춘'운운 발언은 김근태 의장이 주장한 한 형제론을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매춘은 직업적으로 돈을 받고 성을 파는 행위를 말하고, 포주는 매춘사업을 연결해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일종의 매춘 브로커를 말한다. ‘포주’ 앞에 ‘악덕’이 붙어 ‘악덕포주’라는 것은 포주 중에서도 대단히 악질적인 인간 이하의 포주를 지칭하는 뜻이다.
마치 자신의 형제자매나 자식까지도 돈만 벌 수 있다면 팔아먹는 수준의 포주를 '악덕포주'라고 했을 법 하다.

정치권에서 매춘이니 포주니 하는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저질스럽지만 일단 이같은 저질스런 단어를 열린우리당 홍보위원장이 열린당 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심히 걱정된다.

민병두 홍보위원장이 민주당을 정치적 매춘이라고 몸파는 창녀에 비유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이 야 3당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돕는 것처럼 하다가 막판에 다시 한나라당 쪽에 선 것을 직접적으로 비유한 듯하다.
민주당이 19일 국회에서 열린당 쪽을 돕는 것처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나라당의 꼬임에 빠져서 줏대 없이 한나라당 쪽으로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큰 의미의 매춘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 부상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조가능성을 염두에 둔 감정적 표현으로 보인다.

김근태 의장이 한민공조 운운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민주당은 언젠가 반드시 열린우리당과 한 형제로 다시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백번을 양보한다고 해도 열린우리당의 민주당 무시행위 발언이다.
민주당을 호남지역당이라며 박차고 나가 열린우리당을 만든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흔히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이 없는 쪽이 열린우리당 인 것은 민주당을 깨고 나가 한나라당과 연정을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는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을 깨고 나가 만든 열린우리당이 지금 국민들로 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느냐를 인지하고 있다면 더 더욱 열린당은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정치실험은 이미 실패로 낙착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논리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으로부터 연정을 제안받았던 당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정책공조를 넘어 합당을 한다고 해도 열린우리당으로서는 할 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합당하는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민주당은 지금 한나라당과 야당끼리의 정책공조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만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단계에서 그 이상의 정치적 연대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정책적 노선을 ‘정치적 매춘’이라고 매도할 자격은 0%도 없다.
설령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전격적인 합당을 선언해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비난할 자격은 오래전에 상실한 상태다.
 
민주당을 하루 아침에 야당으로 만들어 놓고, 집권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나간 열린당은 어떤 경우든 민주당을 비난할 자격이 전무하다.
 
문제는 그같은 무자격 열린당이 무자격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의 비극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이 아닐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없는 변명으로 합리화를 추구하는 집단이 국정의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비극이라는 것이다.  

돈을 받고 성을 파는 매춘부는 그래도 어느 정도 성적 매력이 있어야 장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늙은 악덕포주는 성적매력이 다 말라 비틀어져버려 돈을 주고 받고 할 대상도 되지 못한다. 관심 밖이란 뜻이다.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상실의 위기를 넘어 저주에 가까운 지탄을 받고 있는 오늘 날 열린우리당의 신세가 마치 팔아먹을 성도 노쇠해 버린, 늙은 악덕 포주인지도 모른다.
 
민주당을 정치적 매춘으로 지칭한 열린우리당의 사과가 없다면 열린우리당은 정치적으로 늙은 포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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