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프린터 1부 언더월드

이승철 기자 | 기사입력 2017/11/16 [17:25]

[신간] 스프린터 1부 언더월드

이승철 기자 | 입력 : 2017/11/16 [17:25]

 

‘스프린터’가 출시부터 출판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소설 스프린터는 생명을 자본화하고 사람을 도구로 취급해온 인류 사회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상기시키고 ‘인류 진화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청소년들, 노숙자들, 덕후들은 성격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자들이다. 그런데 어디 그들뿐인가. 우리 모두는 우리가 만든 문명사회의 이상향에 집중하느라 사실상 매일 소외당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인간성을 저버리는 꼴이다. 유사 이래 인류는 가장 발전된 문명을 이루었고 그 문명은 매일 발전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야만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물리적 폭력부터, 정신적 폭력까지. 폭력과 혐오의 세계는 점점 더 고도화된다. 본래 인간이 지닌 야만성 위주의 편식을 함으로써 고속 성장을 이룬 문명은 인간다움이란 가치를 ‘순진무구함’ 취급하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사유하는 법을 잊게 만든다. 스프린터는 그것에 문제 제기를 하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매일 천만 서울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의 지하철이다. 이곳에서 사상 초유의 테러가 발발하고 승차 중이었던 고교생들이 혼돈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다른 역에 매몰된 엄마를 구하러 모험을 떠나면서 마주하는 죽음 앞에서 본성을 드러내는 인간 군상들을 목격하며 두려움에 떨지만, 청소년다운 유쾌함과 패기로 한발 한발 나아간다는 줄거리이다.

 

특히 스프린터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한국산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기획된 작품이다. 그래서 ‘영 어덜트 SF(YASF)’라는 장르를 선택했고,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1부를 시작으로 하여 2, 3부를 거치며 세계와 우주로 세계관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또한 각 부마다의 개성과 재미를 위해 1부는 괴수재난물, 2부는 첩보 스릴러, 3부는 액션 블록버스터 장르의 외피를 쓴 작품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소설 뿐 아니라 영상, 만화, 게임 등의 미디어믹스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이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아 2016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에서 주목할 만한 Story IP(intellectual property)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의 지은이 정이안 작가는 1983년 가을, 부산에서 태어나 비디오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지내다가 19살의 어느 날에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되어 영화와 국문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후 영화 시나리오를 가장 많이 썼다. 소설은 <스프린터>가 처음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식을 오가며 좋은 이야기를 써내는 일에 매진하려 한다. 현재는 서울에 거주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지내고 있다. 방 안에 가만히 누워 창문을 열어놓고 음악을 들을 때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곤 한다. 

 

변호인, 부산행, 판도라의 영화 투자배급사 NEW 영화부문 박준경 대표는 "현실에서도 늘 벽에 부딪쳐 온 주인공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초현실적인 재난 상황을 헤쳐 나가면서 스릴과 용기와 위로를 주는 이야기이자 웹툰, 영상, 게임 등 플랫폼을 갈아탈 때마다 새로운 팬 층을 만날 수 있는 마중물 스토리의 탄생이라며 호평을 했고, 소설 '스프린터'는 아주 가까운 근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면서 일종의 대체 역사물이기도 하다. 지하에서 아이들이 사투를 벌이는 동안 지상 세계에서는 이름만 봐도 근현대사의 중요 인물이 연상될 법한 어른들이 테러 사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아이들은 영화 '구니스', '스탠 바이 미', '슈퍼 에이트'의 아이들처럼 모험 중에 미스터리, 호러, 스릴과 맞닥뜨리게 되고 이를 극복해나가며 성장한다. '메이즈 러너', '헝거 게임', '괴물', '부산행'에서 느꼈던 액션 쾌감을 느끼고 사회 드라마적 메시지를 읽어내다 보면 어느 새 <혹성탈출>, <블레이드 러너>, <아키라> 같은 SF적이고 판타지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단원에 이르게 되고 2, 3부로 확장될 세계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서 주로 활동했던 정이안의 첫 소설로서 그의 취향과 진심 그리고 야망이 뜨거운 에너지에 의해 융해되어 '스프린터'라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2부와 3부를 거치며 진화하게 될 정이안 작가와 '스프린터' 시리즈가 기대된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대중적인 흥행을 통해 진정한 대중 소설로 그리고 세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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