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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흔들 정세균 “울고 싶어라~” 내막
[정가이슈] DJ에 '팽'되고…진보에 치이고…보수에 까이고
 
정수영
민주당 안팎에서 지도력 부재를 이유로 정세균 대표에 대한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대표 스스로도 임계점에 다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마저 들려오고 있으며, 또 다른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 진보개혁 세력들은 끊임없이 정세균 대표에게 강한 투쟁력을 바탕으로 한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중도보수 세력들은 반대로 ‘발목 잡기는 그만해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정 대표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정 대표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연합’ 주문 이후 기다렸다는 듯 야권 공조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당내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외연확대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사실상 이 자체가 정 대표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더십 부재로 민주당 안팎에서 비판 속출…당 안팎 反丁세력에 백기투항
DJ, 강기갑 대표와 다이렉트 야권연대 합의한 건 사실상 정세균 대표 ‘팽’
그럼에도 뒤늦게 야3당 연대에 뛰어든 것 자체가 스스로 한계 드러낸 셈


▲"요즘 복~잡합니다"   민주당 안팎에서 지도력 부재를 이유로 정세균 대표에 대한 비판이 속출하고 있고, 정 대표 스스로도 임계점에 다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유장훈 기자
지난달 27일,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민주연합’을 주문했다. 대북문제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진보개혁 야권 전체에 대연대를 주문한 것.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에 앞서, 강기갑 대표도 줄곧 범야권과 촛불세력까지 포함한 진보세력을 대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던 바 있다. 김 전 대통령과 강기갑 대표 간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었던 것이다.
 
지친 정세균, 한계 고백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서 누구보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종북주의 논란까지 휩싸였던 바 있는 민주노동당 대표 간 만남이었던 탓에 두 사람 간의 대화는 술술 잘 풀릴 수밖에 없었다. 강기갑 대표가 대북연대를 중심으로 한 야권 연대에 흔쾌히 동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외된 것은 바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다. 제1야당 대표이면서도 야권 대연대 합의 과정에서 정 대표는 빠져 있었던 것. 그럼에도 정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주문을 받들어 민노당 및 창조한국당과의 야3당 연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제1야당 대표이면서도 특별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탓에, 민노당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야3당 연대에 뛰어든 것 자체가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세균 대표가 부재한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기갑 대표와 다이렉트로 야권 연대를 합의한 것 자체를 놓고도 말이 많다. 상식적 행동이었다면, 김 전 대통령은 정세균 대표를 먼저 불러 훈수를 뒀을 것이고 그 이후에 정 대표가 강 대표를 만나 합의하는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곧, 김 전 대통령이 정세균 대표의 지도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정세균 대표는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팽’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정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한계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만 해도 173석이고 거대한 정부여당에 민주당 혼자 힘만으로는 싸우는데 부족하니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각 분야의 여러 세력의 힘과 지혜를 모아서 제대로 가도록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버거움에 대한 분명한 자기고백이었다.

정세균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로 줄곧 ‘소수야당의 한계’를 말해왔던 바 있다. 현 정부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소수야당이라 이를 막아내는 데 힘이 부친다는 것으로,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줄곧 이를 되풀이 해왔다.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의 정 대표가 서서히 자기고백을 시작한 모습이다.
 
反丁핵심 민주연대에 백기투항

이 같은 상황에 당내 진보개혁성향의 반(反) 정세균 세력들이 ‘민주연대’라는 당내 당을 출범시켰다. 또, 민주연대의 원내 버전인 ‘(가칭)국민과 함께하는 구인모임’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은 모두 정세균 대표에 대한 비판 세력들이다. 그런데도 정세균 대표는 민주연대 창립대회에 참석, 이들의 적극적 협조를 부탁하고 또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축사를 통해 정 대표는 “아무래도 민주연대 여러분께서 민주당 힘의 원천이기 때문에 당내뿐만 아니라 당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다”며 “민주연대가 정책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겠다는 경과보고가 있었다. 기대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자신의 무능력함을 비판하며 태동한 세력을 상대로 ‘민주당 힘의 원천’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상 항복선언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더욱이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거침없이 활발히 역할을 해주셔서 민주당의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민주당의 중심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연대에 대해 더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민주연대에 이처럼 협조를 구하는 것과 동시에 정 대표는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과의 연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정세균-강기갑-문국현 등 야3당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북관계 위기 타개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공조체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대북 문제 해법 모색을 구심점으로 야3당 연합체가 태동하게 될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서 야3당 대표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위기 타개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면서 남북관계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안도 제시했다. △남북관계발전 기본법 개정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남북협력기금법 개정 등에 대해 초당적 입법활동을 전개할 것 △중단위기에 놓인 개성공단 지원대책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방안 강구 △국제연대 활동과 국내 제 시민단체와의 연대활동 모색, ‘개성공단을 살리는 초당 모임’ 결성 △유엔을 비롯한 국제적 협력 노력 등을 제시했다.

당 안팎 진보개혁 진영으로부터 전방위 리더십 비판을 받고 있는 정세균 대표가 이들과 스킨십을 강화함으로써,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反정세균 세력 출범식 참석해 ‘민주당 힘의 원천’ 표현은 사실상 항복선언
중도보수 세력들도 丁 때리기…당내 갈등 재점화 속 조기 당대회설 솔솔~


보수세력 기지개, 노선투쟁 불가피

▲"야3당 손잡았지만…"   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연합’ 주문 이후 기다렸다는 듯 야권 공조를 강화했다. 이는 당내 복잡한 문제 해법을 외연확대에서 찾는 것으로, 사실상 정 대표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장훈 기자
이처럼 정세균 대표는 그동안 야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당내 진보개혁 세력들로부터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던 바 있다. 정세균 대표에 대한 비판은 진보개혁 세력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 대표에 대한 비판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내 중도보수 세력들도 정 대표에 대한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정세균 지도부를 향해 보수야당 건설을 주문하는가 하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서도 쉽게 듣기 힘든 ‘좌파’ 용어까지 섞어가며 민주노동당과의 연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옛 민주당 출신 중진 및 열린우리당 당시 당의 우경화를 이끌었던 중도보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의견들이 활발히 개진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수적이지도 않고 진보적이지도 않은 정세균 대표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 모습이다. 또 다시 당내 치열한 노선 투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1일, 민주당 원내 60세 이상 의원들 모임인 ‘민주 시니어’ 오찬 회동 자리에서는 ‘보수 선언’이 우후죽순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충청 보수이자, 재무부 장관 출신인 홍재형 의원은 “우리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결사반대하는 것이 많은데, 결사반대만 맨날 하지 말고 (반대의)우선순위를 정해서 균형을 맞추라’는 요구가 있다”며 “남북문제도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만 잘못한 것으로 하지 말고, 북한도 잘못했다는 양비론으로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주문했다.

당 안팎에서 정세균 대표의 약한 투쟁력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자, 남북관계 문제를 놓고도 당 입장과는 분명한 시각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다. 행정관료 출신이자, 홍재형 의원과 같이 충청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이시종 의원은 “당에 정확한 포지션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민주당은 입지가 어정쩡한 상황이다. 야당이 반드시 진보만 있다고 보지 않으며, 보수야당도 있을 수 있다”고 드러내놓고 당의 보수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스스로는 중도개혁 성향이라고 말하지만, 보수 중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박상천 전 대표의 경우도 “요새 여론조사를 보니까 민주당의 지지율 부재 이유가 무조건 반대하고, 참신한 스타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 압도적”이라며 “지금 같은 경제위기에 불합리한 반대만 하게 될 경우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지금보다 더한 투쟁력 강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당 예결위원장인 최인기 의원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과의 공조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있다”면서 당 정체성이 왼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2일에도 당의 보수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민주시니어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는 강봉균 의원이 “야당은 대정부 투쟁성을 강화해야만 국민 지지도가 올라갈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저는 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봉균 의원은 김대중 정부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는 등 확실한 경제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당내 중도보수 진영의 핵심적 인사로, 열린우리당의 우경화를 견인하기도 했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명운을 걸고 저지해왔던 종부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조건 종부세를 그대로 손도 대지 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정당성이 충분히 있더라도 지난 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그것 때문에 우리 민주당에 많이 표를 안 줬기 때문에 일부 보완하는 자세가 오히려 더 좋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근래 핵심 이슈인 야3당 대북연대 문제와 관련해서도 “민노당이나 이런 스스로 좌파정당이라고 공언하는 정당과 공조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정치 사안에 대해 우리가 민노당과 손을 잡는 것은 부자유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당의 좌경화를 크게 우려했다.
 
보수·진보 딜레마, 정세균 선택은?

당내 보수세력들까지 이처럼 정 대표를 흔들고 나서자, 민주당은 또 다시 이념 논쟁이 불거질 조짐이다. 특히, 대북문제를 중심으로 야권 공조에 참여하고 있는 정 대표로서는 보수세력의 반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든 모습이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야3당의 대북연대를 놓고 ‘종북주의’로 규정, 맹비난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야3당이 대북문제를 매개로 대연대 물꼬는 텄지만, 민노당의 종북주의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 진보개혁 진영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야권 대연대에 참여, 활로를 모색하려 했던 정세균 대표의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된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내 이 같은 보수세력들의 부정적 목소리에 민노당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정세균 대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민주당 내 보수적 입장을 가진 분들이 있어서 그런 표현(민노당과 연대 부정적)이 나오는데 정책 공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책 공조는 당론을 통해 확정되는 과정이 있다”면서 “민주당이 당론을 확정짓는 데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당대당 공조가 되는 것이다. 개별적 의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왔다갔다 하는 것은 아니다”며 공조체제가 깨지지 않길 바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당내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수용할 것인지, 야권공조를 깨지 않고 지속할 것인지. 또는 양측의 타협점을 모색해 새로운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정세균 대표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 취재 / 정수영 기자>
 

기사입력: 2008/12/10 [22:59]  최종편집: ⓒ 뉴민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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