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모자 살릴수 없었나

반달곰 복원 성공 정부 적극적 지원,국민관심 관계자 열정에 달려

김환태 | 기사입력 2009/04/10 [18:10]

지리산 반달곰 모자 살릴수 없었나

반달곰 복원 성공 정부 적극적 지원,국민관심 관계자 열정에 달려

김환태 | 입력 : 2009/04/10 [18:10]
새끼 살리려다 탈진사한 지리산 어미 반달곰과 굶어죽은 새끼곰

지리산에서 국민들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비보가 연이어 전해졌다. 지난 1월 동면하던 굴에서 새끼를 낳아 경제난국으로 시름에 잠겨있던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안겨주었던 반달 가슴곰 어미 두마리 가운데 한마리가 새끼를 돌보는 과정에서 탈진하여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비록 짐승이라 하지만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아오던 동물의 죽음이기에 가슴을 저며오는 슬픔을 억누를길이 없다.

반달 가슴곰 복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멸종 위기종 복원센터에 의하면 2005년 북한에서 들여와 방사되었던 어미 반달곰 NF-10호가 3월31일 겨우내 동면하던 해발 1100미터 지리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동면굴과 150m떨어진 지점에서 죽은채 발견되었으며 행방불명되었던 생후3개월된 3~4키로그램의 수컷 새끼곰도 4월3일 어미곰의 사체가 있던 곳으로부터 15미터 가량 떨어진 바위틈새에서 죽은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죽은 어미곰은 날씨가 풀리면서 동면굴 주위 눈과 땅이 녹으면서 굴안에 물이 흥건해지자 새끼를 물고 150m 떨어진 지점으로 옮겨 새동면굴을 마련한뒤 새끼를 돌보다 탈진하여 숨을 거두었다니 비록 짐승이지만 지극한 모성애가 눈물겹다. 어미곰은 겨우내 아무것도 먹지않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다 습기가 차 차가워진 굴안에서 새끼가 춥지 않도록 여러날 굴밖으로 나와 낙엽을 긁어 들였지만 스며드는 물기를 감당할 수 없자 체력이 거의 소모된 상태에서 새로운 동면굴을 만들다 더이상 버틸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미곰 죽음 못지않게 행방이 묘연했던 새끼곰의 생사여부도 마음을 졸이게 하였다. 복원센터 관계자들이 동면굴 주변 200m반경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하였다는 소식에 어떻게든 살아있길 바라면서도 아직도 지리산 곳곳에 쌓인 눈이 그대로 있어 먹이는 물론 물조차 구하기 힘든데다 혹독한 추위마저 여전하여 생존하기 어렵고 살아 있더라도 너구리,삵등에게 희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하던차에 수색견을 동원한 추적끝에 죽음을 확인하였다니 애통스럽기 그지 없다.

반달곰 모자 살릴수는 없었을까

그동안 지리산에는 반달 가슴곰 복원을 위해 2004년부터 북한과 러시아에서 27마리를 들여와 지리산 일대에 풀어놓았다.그러나 그가운데 8마리가 죽고 4마리는 적응에 실패하여 회수되어 15마리가 남아있었다. 이처럼 복원사업이 쉽지 않은 가운데 자연상태에서 2마리가 새끼를 출산하자 복원사업이 본궤도에 오를날도 멀지 않았다며 복원센터 관계자는 물론이고 국민들까지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어미곰의 죽음에 이어 새끼곰까지 숨을 거두어 지리산을 반달곰에게 돌려 준다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만들었다.

이번 반달곰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과 실종은 엄혹한 자연환경에 의해 얼마든지 일어날수 있는 사태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자연상태에서 새끼곰 출산이 반달곰 복원사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청신호인데다 국민적 관심사인점을 감안,적극적인 관심과 치밀한 보호가 이루어 졌다면 불행을  막을수도 있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새끼출산 소식을 알렸을 당시 복원센터 관계자가 말한바처럼 새끼를 낳은 어미곰은 신경이 예민한 만큼 동면굴 주변에 접근하거나 소란스럽게 해서는 안되기에 복원센터에서는 동면굴 주변에 무인 카메라만 설치하고 시간간격을 두고 관찰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소극적인 보호대책과 지나친 조심성이 이번 사태를 부른 원인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예산과 인적,기술적 관리상의 문제가 있었겠지만 동면굴에 직접 나가 살펴볼 수 없었다면 무인 카메라 대신 CCTV를 설치하여 복원센터에서 어미곰과 새끼의 동태를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점이다. CCTV를 설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 이틀에 한번꼴로 동면굴을 찾아 동면굴과 곰모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체력을 보강할 수 있는 먹이를 제공하는등 보호에 나섰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동면굴이 복원센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동에 문제가 있었다면 동면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점에 텐트를 치고 날씨가 풀릴때까지 만이라도 관찰팀이 기거하면서 반달곰 모자를 보호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고려해 봤다면 좋았을 것이다.

반달곰 복원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국민적 격려,관계자들의 사명감,열정이 성공의 열쇠

모든것은 예산과 인원부족 때문이다. 반달 가슴곰 복원은 멸종위기종 복원이상의 의미가 있다. 반달곰을 복원하여 지리산을 살리는것은 물론 반달곰 복원을 계기로 토종여우,늑대 복원을 통해 한반도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고 이러한 복원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민에게 꿈과 희망,살아있는 자연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이다. 관련예산을 늘려 필요인원을 충원하고 CCTV등 장비를 대폭 보강해야 한다.또한 복원센터 관계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 복원사업에 임할 수 있도록 신분안정,급여 및 수당등 복지를 개선시켜 사기를 진작시켜 주어야 한다. 길도 없는 원시림과 험한 지형등 위험이 상존한 산속을 오르내리며 반달곰 복원에 여념이 없는 복원센터 관계자들로서 어미곰과 새끼곰을 잃은데 대한 비통한 심정은 여느 국민의 안타까움에 비할바가 아니라고 본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힘과 용기를 갖도록 하는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적 격려다. 복원센터 관계자들은 심기일전하여 우선적으로 이번 사건을 철저히 분석,철저하고 치밀한 보호대책을 강구하여 남아있는 다른 어미곰과 새끼가 불상사 없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도록 보호에 만전을 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어미곰 죽음이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에 있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반달 가슴곰 복원에 불철주야 노고를 아끼지 않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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