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컴퓨터 사회주의’ 도래 하나"

<급변의 시대들> “인간이 컴퓨터 자원으로 돌변”

최형선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0/03/07 [17:19]

“섬뜩한 ‘컴퓨터 사회주의’ 도래 하나"

<급변의 시대들> “인간이 컴퓨터 자원으로 돌변”

최형선 칼럼니스트 | 입력 : 2010/03/07 [17:19]
1965년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1년 마다 같은 크기에서 트랜지스터가 2배로 집적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다. 그의 주장은 18개월 마다 컴퓨터의 속도가 2배로 빨라지고 가격도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보기술서비스 비용도 사실 무료에 가깝다. 스카이프와 같은 전화서비스는 전화를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 냈다. 구글은 또 어떠한가? 대용량메일을 제공해서 인터넷메일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상에서 99%의 고객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1%의 고객이 고액 서비스를 구매하기만 한다면 수익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점차 속도에 파묻히고 있고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컴퓨터가 마치 인간의 남편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러다 어느 순간 인간은 남편인 컴퓨터를 숭배하고 컴퓨터의 지배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컴퓨터의 해악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도 있다.

스웨덴의 한 지방 신문사가 마호멧을 개로 묘사한 만화를 실은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터키와 캐나다 해커들이 스웨덴의 2000여 개 웹사이트를 해킹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해 10월엔 스웨덴 해커들의 반격이 있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보안상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바이러스나 웜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방식보다 시스템에 해를 끼치려는 침입자를 미리 포착하여 대응하는 방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시스템 업데이트 작업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제때 업데이트를 못 해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일을 막으려는 것이다. 보안 시스템도 이제는 능동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마치 컴퓨터의 진화처럼 여겨진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컴퓨터도 투구를 쓰고 방패를 하고 있는 것이다.


▲ 파일을 생성하고 삭제하고 복제하고 이동시키는 것처럼 인간은 컴퓨터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 받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공산주의 등장의 모체였다. 그래서 결코 자본주의가 시스템적으로 공산주의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다. 단지 공산주의의 실현이 인간에 의해 진행되었기에 부조리와 모순이 따랐던 것이고 인간의 다양성을 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난 개인적으로 새로운 세계는 사회주의 형태를 취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모든 제도의 운용을 인간이 아닌 컴퓨터가 맡게 된다면 부조리도 없고 모순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사회주의자들은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은 컴퓨터의 자원으로 분류될 것이다. 그리고 또 컴퓨터가 일을 분배하고 돈을 나누어주는 형태가 된다면 이론적으로 완전고용과 완전분배가 실현된다.

세상에 이런 형태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이는 세계 정부의 등장이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전쟁도 멈추게 될 것이고 지구의 안녕과 안정을 위해서라면 각국의 주권 행사도 제한을 받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지배하는 사회가 정말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사회주의자들은 반드시 그것을 실현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그런 사회가 등장하는 순간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인간은 결국 컴퓨터가 관리하는 자원에 불과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파일을 생성하고 삭제하고 복제하고 이동시키는 것처럼 인간은 컴퓨터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 받게 될 것이다.

난 다가올 세계가 반드시 핑크빛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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