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거국중립내각 카드 만지작?

'탈당 하야' 간접 언급, 시시 각각 위기의식 가중 정국 대혼란

정도원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6/11/28 [13:11]

노 대통령, 거국중립내각 카드 만지작?

'탈당 하야' 간접 언급, 시시 각각 위기의식 가중 정국 대혼란

정도원 칼럼니스트 | 입력 : 2006/11/28 [13:11]

"현재 대통령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은 당적과 대통령직 2가지 뿐이다. 만일 당적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면 임기 중에 당적을 포기하는 4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다. 아주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그 길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임기 동안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자면 이런저런 타협과 굴복이 필요하면 해야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최선을 다해 보겠다."
 
언론들이 일제히 노 대통령의 28일 국무회의 발언, 즉 '하야 탈당' 언급 건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다. 워낙 말하는 습관이 특이해서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은 어렵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될 때 마다 청와대 비서실은 노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주석을 달아 다시 분석해 주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 물론 28일 국무회의 발언도 예외 없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심경과 각오를 얘기한 것”이라고 해석을 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언급 발언은 곧바로 거국중립내각 구성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동안 야당 일각에서 노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를 촉구한 바 있다. 거국중립내각은 노 대통령의 탈당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직접 탈당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거국중립내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미 거국중립내각 구성 참여를 거절한 바 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거국내각은 일반적인 것과 그 내용이 다르다. 노 대통령의 탈당도 주문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노 대통령이 지난친 코드인사 스타일에서 벗어나 각 분야 전문가들로 내각을 구성하라는 단순한 코드인사 배제를 의미한 반면에
민주당이 꾸준하게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은 탈당 후 정파를 초월한 내각을 구성하라는 뜻이다.
 
한나라당이 소극적 거국내각을 주장하는 것은 전파를 초월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에는 절대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고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탈당후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노 대통령이 탈당만하면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내각구성에 참여해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 잡는데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탈당 후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수용하면 한나라당을 제외한 민주당 민노당 등이 거국중립내각에 참여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온다면 정치권은 자연스럽게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으로 나눠지는 정계개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같은 구도는 내년 대선으로 이어져 결국 한나라당 후보와 비한나라당 후보의 대결로 까지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특히 대북햇볕정책에는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이같은 구도는 대북문제 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넓은 의미의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으로의 구분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민주당과 민노당을 배제한채 한나라당에게만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은 낮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만을 정치적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여당인 열린당과  정치협상회의 구성 건에 대해 사전 조율을 전혀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에 국정운영 동참을 제안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 대통령의 의중에는 열린당도 눈 밖에 났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 꾸준하게 자신의 출신지역인 경남과 부산 즉 영남권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영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고, 친노그룹 역시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구도가 노 대통령으로 하여금 한나라당에 대해 대연정을 제안하는 등 꾸준한 러브콜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낳게 하고 있다. 이점이 민주당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탈당만하면 자연스럽게 범민주세력이 재결집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노 대통령의 탈당은 열린당 창당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정치적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하고 조기에 레임덕 현상에 빠져 있는 노 대통령이 임기 후반을 원만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탈당 후 범민주 내각구성을 통한 범민주세력 재결집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는 노 대통령이 범민주 세력 재결집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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