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신당-열린당- 한나라 삼각구도 될 것"

[김영환 인터뷰] “추미애식 용광로론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6/11/29 [21:31]

“거대신당-열린당- 한나라 삼각구도 될 것"

[김영환 인터뷰] “추미애식 용광로론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

뉴민주닷컴 | 입력 : 2006/11/29 [21:31]
 
“이번에 만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국민들은 또 다른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을 할 각오로 좀 더 장기적인 전망 위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당 김영환 전 의원이 야당할 각오를 다지면서까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에 이뤄진 <폴리뉴스>와의 심층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날 김 전 의원은 “현재 정치권의 정계개편이 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노무현 정권의 몰락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중도개혁세력이 집권하거나, 중도개혁세력들이 보수의 견제세력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정계개편의 1단계로 민주당ㆍ고건ㆍ전문가집단이 모여 ‘신당’을 이루고, 2단계로 열린우리당 내 통합세력이 합쳐져 ‘거대신당’을 구성해 ▲거대신당 ▲열린우리당 잔존 세력 ▲한나라당의 삼각 구도로 대선 각축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기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무조건적인 통합, 일명 ‘용광로론’을 주장하고 나선 추미애 전 의원에 대해서는 “추미애식 용광로론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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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권 몰락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자기분석이 필요”

“나는 정계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김영환 전 의원은 현재의 정치상황이나, 바람직한 정계개편의 방향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온 듯 막힘없이 얘기를 풀어놓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김 전 의원은 “현 정치권의 정계개편은 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노무현 정권의 몰락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 김 전 의원의 정계개편 구상은 이 두 가지 기본전제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몰락에 대한 책임과 원인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 내지는 자기분석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그들이 주체가 되거나 그들이 주역이 되는 정계개편은 될 수도 없으려니와, 그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사회가 노무현 정권의 몰락으로 진보가 몰락하면서 보수의 과점체제가 만들어졌는데, 한나라당이 자기들의 한계를 잘 극복하면 보수세력을 대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된 상황을 용인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지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현 정권 들어서) 수많은 민주화운동세력이 훼손되었고, 개혁세력은 ‘개혁’이란 말을 잃어버리는 이런 참혹한 상황에 와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반성하지 않고 다시 또 창당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 현실을 개탄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런 면에서 볼 때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창당주역들이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며 “만약에 열린우리당과 고건 전 총리, 민주당까지 결합하는 형태로 정계개편이 된다면 ‘도로 열린당’이 되고 ‘또 다른 노무현 당’이 된다. 국민들의 분노를 피해갈 길이 없다.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말로 내년 대선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의 몰락으로 인해서 보수의 집권으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을 중도의 재등장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다음 새로운 정권이 ‘진보의 몰락’으로 인한 반동으로 ‘보수의 집권’으로 가는 게 아니라, 중도개혁세력의 집권으로 가야 한다. 그게 되지 않는다면 중도개혁세력들이 보수의 견제세력으로 존재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에 만일에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국민들은 또 다른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될 것이고, 그 과정 속에서 뉴라이트를 포함한 지식인들의 어용화가 초래될 것”이라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을 할 각오로 좀 더 장기적인 전망 위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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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ㆍ고건ㆍ전문가집단의 ‘신당’+열린우리당 내 통합세력

이에 김 전 의원은 1단계로 열린우리당의 창당주역과 노무현 대통령 및 친노세력을 배제한 중도개혁 세력의 정개개편이 이뤄진 후, 2단계로 열린우리당 내 통합세력이 결합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계개편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현재 정계개편의 주체로는 ▲민주당 ▲고건 전 총리 ▲전문가집단 ▲열린우리당 등 4개의 단위가 있다. 그리고 이 구도에서 열린우리당을 뺀 나머지 3개의 단위가 먼저 통합해 신당을 창당, ▲신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의 3자 구도가 형성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김 전 의원은 “이런 신당의 창당과정에서 열린당 내의 통합세력이나 중도보수ㆍ중도개혁 세력들이 떨어져 신당으로 참여하는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고, 대선 막바지에는 이들이 결합한 거대신당과 열린우리당 잔당, 한나라당이 남아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그 과정 속에서 선거의 다이나믹스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잘하면 (신당이) 이길 수 있고, 잘못하면 야당하는 거고, 그렇게 되지 않겠나 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만일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합치고 거기에 고건 전 총리가 합류하는 것은 모양은 좋지만, 그러면 무엇하러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만드느냐는 논리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며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여권발 통합신당 논의를 거듭 일축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정계개편을 제도권 중심ㆍ현역의원 중심으로 하면 열린우리당이 주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탄핵의 여파 속에서 만들어진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지지를 상실한 순간에 의원으로서의 기능과 권위를 상실했다.

김 전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노 대통령의 실정을 인정하면서 ‘한나라당으로는 미흡하다, 또는 한나라당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40~50%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며 “그 다음에 노 대통령을 지지하고 노 대통령만이 개혁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추후에 결합하거나 새롭게 논의를 해봐야 한다. 일단 노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도록 대상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노 대통령의 몰락과 함께 열린우리당의 창당주역들은 그 심판을 받으면서 겸허하게 시간을 좀 보내야 될 필요가 있다. 이것도 온건한 표현이다”며 “그들이 또 나서서 뭔가를 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도 맞지 않은 일이고, 또 자신들의 일관성도 상실하는 일이기에 자신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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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에 넣을 때 불순물은 제거해야 한다”

노 대통령을 포함한 분당 세력의 정치적 심판을 주장하는 김 전 의원은 최근 ‘용광로론’을 주장하고 나선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에 대해서도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추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기득권 및 분당으로부터 비롯된 악감정을 모두 ‘용광로’ 안에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바엔 열린우리당에 그냥 들어가는 게 낫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김 전 의원은 “추 전 의원의 ‘용광로론’은 대단히 온정적이고 무조건적인 통합론이다. 용광로 안에 넣어서 다 녹이자 이런건데, 그런 경우라도 불순물은 제거해야 한다”며 “용광로에 아무거나 넣는 게 아니다. 거기에는 우선 불순물을 제거해 넣고, 잘 끓인 다음에 녹여서 주물을 해야 하는 거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역사는 그렇게 진보한 적이 없다. 추 전 의원의 ‘용광로론’은 정치인의 자기성찰과 역사적 비판을 가로막는 무원칙한 견해다”며 “이를테면 해방 이후에 우리가 친일파들 정리하지 못한 것이 지난 50년동안 얼마나 많은 폐해를 낳게 했느냐. 무조건적으로 통합하자는 건 그런 것과 마찬가지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과연 그런 생각이라면, 그렇게 용광로에 넣어서 무조건 통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옳은 것이라면 무엇하러 당을 새로 만드느냐. 열린우리당에 그냥 들어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럴 때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냥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서 민주당 분당 이전으로 가자는 건데, 지난 3년과 그 고통은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추 전 의원이 그렇게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나는 그런 식의 용광로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 정치를 접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추 전 의원이 노 대통령을 만든 주역이었고, 열린우리당 동지들에 대한 모성애 같은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전 의원은 최근 노 대통령을 회동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전 의원은 “우리의 정계개편은 시대정신을 담아야 되고 미래로 나갈 수 있어야 되는데, ‘노-DJ 회동’으로 인한 정계개편은 과거 회귀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구도는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고, 그렇게 이루어질 수도 없고, 또 본인들도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DJ는 그런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아직 잔존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이제 정치를 떠났고, 또 국민들도 전직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분이 정치의 전면에 서는 순간에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반감되고, 그나마의 업적도 훼손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정계개편의 한 축, 그러나 민주당만으론 안돼”

한편 김 전 의원은 이러한 정계개편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정계개편의 한축은 될 수 있으나, 민주당만으로는 안되는 조건을 갖고 있다며, 한화갑 대표가 사심을 버리고 신당창당과 정계개편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한화갑 대표는 두 가지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을 지킨 공이 있지만, 당 운영에 있어 민주적이지 못한 요소가 있었다는 건 비판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역시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치노선으로 보면 중도개혁노선을 유지하는 동시에 일관되게 반노의 노선을 견지한 면에서 국민들의 일부 신뢰가 있지만, 자기개혁이 미비하고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어떤 곳에서도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그래서 민주당은 정계개편의 한축이 될 수 있으나, 민주당만으로는 안되는 조건을 또 갖게 되었다”며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한 대표 및 민주당 지도부가 정계개편의 과정 속에서 사심을 버리고 신당창당과 정계개편의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독자후보론 및 한화갑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과 관련해선 “한 대표는 그런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현재 당세로 볼때 그런 생각을 한다 하더라도 지금은 마음을 비워야 된다”며 “그런 생각을 하면 대권후보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무슨 괄목할만한 승전을 기대할 수 있겠나”고 회의를 나타냈다.
<류승연 기자 /폴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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