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어릴적 맞장뜨면 반드시 이겼다"

폭탄발언, 노대통령의 심리코드 분석..'저돌적 승부사로 냉철한 계산'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6/11/30 [13:55]

"盧, 어릴적 맞장뜨면 반드시 이겼다"

폭탄발언, 노대통령의 심리코드 분석..'저돌적 승부사로 냉철한 계산'

뉴민주닷컴 | 입력 : 2006/11/30 [13:55]
'임기 중 하야' 발언 등으로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노 대통령의 발언 배경을 놓고 온갖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치.심리학자들이 노 대통령의 '사고방식'을 분석했다.

특히, 이미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직을 내걸고...' 운운할 정도로 끊임없이 첨예하고 격정적인 정치담론을 쏟아내는 노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의 심리 '코드'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정치학자 심리학자 등의 분석을 인용한 서울신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심리 코드는 '유아적인 관심 유도' '끝까지 가보자는 저돌성' '냉철한 정치적 판단' '승부사 기질' '창조적 리더쉽' 등으로 정리될 수 있는 바, 그만큼 다양하고 중층적으로 분석된다.
 
▲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의 분석은 다소 직설적이다. 황 교수는 29일 “이번 발언은 떼쓰는 어린 애처럼 ‘나 좀 봐줘.’라는 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 종전 폭탄 발언이 나왔을 때와 달리 대중도 별 반응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황 교수는 “기자들을 모아놓고 얘기했을 때는 엄청난 논란이 되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한 듯하다.”면서 “하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없었던 셈이니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만큼, 대중충격 요법에 속하지만 더욱 강한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닥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민(MIN)’의 박성민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도발하니까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여당과 같이 가지 않으면 함께 물러나자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극한적인 방식을 선택해 상대방의 선택지를 압박하는 고도의 심리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 냉철한 정치적 판단이 깔렸다는 시각도 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은 “여당을 향해 ‘대통령 흔들어서 잘 되겠느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지만 굴욕이나 분노의 차원은 아니다.”면서 “당·청 관계를 빨리 정리해야 정계개편의 물꼬도 트이고, 여당과 대통령이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확고한 지역 기반이 없고 여당내 유력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위기돌파의 대안으로 제기한 ‘고차원 방정식’이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자 특유의 저돌적 화법을 구사했다는 설명이다.

최평길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법을 전공한 대통령으로서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1∼2주 내에 국민 여론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판단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철저하게 정치공학적인 관점 속에서 대선 구도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즉, 탈당 후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함으로써 2007년 대선 정치에 운신의 폭을 넓히려 했다는 것이다.

'임기 중 하야' 발언을 하게 된 명분이 '원만한 국정운영'이었다면 탈당 후 중립내각을 통해 여야에 걸쳐 정치력을 확보하겠다는 결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당적, 정파적 배경을 가진 인사를 내각에서 제외하는 중립내각을 구성한다면, 나아가 한나라당이 희망하는 인사들을 장관직에 앉혀 확실한 중립내각을 구성한다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들과 부담없이 접촉할 수 있게 된다.

즉, 형식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당파를 초월한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권후보들과 협조하여 남은 임기를 원만하게 추진한다면 대통령 스스로 레임덕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권의 대선후보들도 수권 능력에 있어 크게 불리할 것이 없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대통령의 '계산법'이고 만약 한나라당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노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지지기반도 상실한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일종의 승부사로서 '모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신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켜본 지인들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대해 '타고난 승부사 기질'에서 심리적 특성을 찾고 있다.

친노계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은 ‘맞짱 싸움’을 좋아하고 그동안 이것을 이용해 여러차례 정치적 위기를 넘겼다”면서“과거엔 정몽준과 탄핵, 검찰 등이 맞짱 상대였다면, 대연정이나 정치협상회의 제안은 한나라당과의 맞대결 구도를 상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고위당직자는“노 대통령의 정치 역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면서 “어느 정치인도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 주민은 “노 대통령은 어릴 때 누구하고 싸우면 꼭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져 끝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다.”고 돌아봤다

이처럼 노 대통령의 '심리 코드'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고 중층적이지만 이러한 특성이 과연 국가안정과 발전, 국민의 안녕과 행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수 / 이슈아이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지자체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