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탈당할 것 같다고? 웃기지 마라'

<네티즌 펀치> '노무현 한마디'에 언론과 정치권 모두 헛다리 짚다

노루목 | 기사입력 2006/11/30 [16:14]

'내가 탈당할 것 같다고? 웃기지 마라'

<네티즌 펀치> '노무현 한마디'에 언론과 정치권 모두 헛다리 짚다

노루목 | 입력 : 2006/11/30 [16:14]

"나는 신당을 반대한다. 말이 신당이지 지역당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을 지킬 것이다.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탈당을 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90년 3당 합당때도 95년 통합민주당 분당때도 나는 지역당을 반대했다.
그리고 지역당 시대를 청산하기 위해서 열린우리당 창당을 지지했다. 다시 지역당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지역당으로는 어떤 시대적 명분도 실리도 얻을 것이 없다.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킬 것이다. 이만한 정치발전도 소중히 지켜야 한다."

노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탈당과 하야 시사 발언'으로 인해 정치권이 혼란에 빠져들면서 열린우리당내 친노와 비노그룹의 세대결이 치열한 가운데 30일 노 대통령이 친노그룹에 힘을 보태는 준비된 발언이 공개됐다.

노 대통령의 탈당이 기정사실화 되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30일 오전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청와대 참모들에게 했고, 그 내용이 곧바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노 대통령이 열린당을 지킨다는 의지표명은 곧 '절대로 탈당은 없다'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탈당이 열린당에 도움이 되면 탈당을 할 것이고, 당에 남아있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면 탈당을 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당연히 당을 위해 끝까지 당원으로 남겠다는 말을 강조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말고도 이미 여러차례 자신은 탈당을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해 왔다. 과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말에 탈당했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해 왔다.
 
정치권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을 희망하는 그룹은 민주당과 열린당 내 통합파다. 반면 열린당 내 친노그룹은 노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해왔다. 

최근 노 대통령은 노사모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나눈 대화에서도 '탈당은 없다'는 말을 강조했고, 오히려 퇴임 후에도 일정 부분 정치에 관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탈당과 하야 시사발언을 했지만  결국 '한 번 슬쩍 해 본 소리'로 그 진위가 판단된 셈이다. 국민들과 정치권을 완벽하게 속인 셈이다. 
언론과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발언 직후 탈당이 임박했고 자칫 중도하차 할 지도 모른다고 엄청난 수선을 떨었지만 그것은 큰 오판이었다.
노 대통령의 28일 발언 이후 노 대통령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소폭 상승했다는 결과가 오히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대통령이 탈당 할 경우 열린당내 친노 그룹이 어려움에 처한다. 반대로 노 대통령이 끝까지 열린당 사수를 주장하며 버틸 경우에는 열린당내 통합파가 불리해진다. 통합파들이 열린당을 나와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신당 창당을 반대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신당 창당을 원하는 쪽이 당을 뛰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온 셈이다.
 
열린당 내에는 23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있다. 이들은 당이 질서있게 해체됐을 때만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그 외는 행동의 제약이 따른다.  열린당내 친노파들이 당사수를 주장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은 친노그룹에 남게 된다. 비례대표 대부분이 사실상 친노그룹에 속한다.
열린당 내에서 친노그룹들은 통합파에게 탈당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열린우리당이 양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파들이 열린당을 무더기로 뛰쳐 나오는 것이 곧바로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이나 고건 전 총리가 추진하려는 국민통합신당의 동력이 될 것이고 전망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계개편과 열린당의 분당은 일단 별개가 될 수 밖에 없다. 열린당에서 무더기로 뛰쳐 나올 수 있는 규모가 민주당 보다 크다면 여전히 큰 목소리를 유지할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노 대통령의 28일 발언은 정치권을 한 번 흔들어 보는 특유의 '노무현식 정치발언'으로 끝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임기 중에 탈당하는 4번째 대통령이 아닌 임기 마지막 까지 당적을 유지하는 첫번째 대통령을 '당당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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