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기어이 손석희를 밟았다

<공희준 칼럼>노 대통령의 데스노트에 걸리면 다들 다친다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4/29 [23:21]

노무현 대통령, 기어이 손석희를 밟았다

<공희준 칼럼>노 대통령의 데스노트에 걸리면 다들 다친다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4/29 [23:21]
4·25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다. 아니, 참패했다는 견해가 무성하다. 따라서 ‘한나라당=불입정당’이라는 익숙한 공식이 또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정권창출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불임정당보다 더더욱 한심한 집단이 정치권에 존재한다. 열린우리당을 일컬음이다. 임신은커녕 아예 생리조차 하지 않는 정당. 불임검사를 받기 위해서라도 일단 초경은 치러야 할 것 아닌가? 열린당은 뭐가 그리 바쁜지 초경도 거른 채 곧장 폐경기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마치 저희들이 대승을 거둔 양 희희낙락이다. 언제부터 열린당이 심대평이나 김홍업과 친한 사이였어? 수구지역주의자라며 잡아먹을 것처럼 싸우던 게 바로 엊그제인데. 에이그 이 화상들아! 귀신은 어디서 뭘 하는지? 저런 칠푼이들 안 잡아가고?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은 분명 무능하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정세균은 강재섭보다도 100배는 무능하다. 그는 폭삭 거지꼴을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철저히 말아먹고자 청와대가 심어놓은 악성 바이러스에 불과하다. 얼마나 무능하면 자신이 바이러스인지도 모를까? 다른 곳도 아닌 제 이름에 힌트가 숨어있는데.

  한때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나로서는 열린당이 초경이나 치르고 사라지기를 바란다. 나 또한 노무현만큼 한 역발상하는 인물이다. 열린우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추천하겠다. 유시민이 누구던가? 진중권에 의하면 입으로 멘스하는 남자가 아니던가? 사내의 몸으로 달거리할 그를 위하여 나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오늘밤 동네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박스째로 구입하겠다. 이제 열린당도 날개를 달고 마술에 걸려야 마땅하다.

  노무현 부산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퍼센트를 돌파했다는데 범여권 후보들의 개인지지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예컨대 김두관·김혁규·유시민·이해찬 등은 대권주자라고 명함도 못 내밀 처지다. 참으로 괴상한 노릇이다. 노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면 똘마니들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야 정상일 터이기에.

  이유는 간단하다. 지지할 대선후보로 이명박과 박근혜를 염두에 둔 한나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새로이 노빠대열에 합류한 결과다. 노무현이 뒤늦게 재미를 붙인 경상도 특유의 뚝심놀이에 다수의 영남주민들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허나 박근혜와 이명박을 점찍은 그들이 노무현이 좋아졌다고 해서 유시민과 김두관 따위의 영남 B급 인재들을 갑자기 선호할 까닭은 없다. 마누라가 예쁘다고 장모까지 사랑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뚝심의 노무현은 이러한 난관과 딜레마에 전혀 굴하지 않을 태세다. 그는 비영남 태생의 대선주자 죽이기 공작을 재개했다. 급기야 방송인 손석희마저 노무현에게 짓밟혔다. 손석희는 서울출생이다. ‘닥치고 영남후보’를 부르짖는 노무현한테는 무조건 아웃이다. 사실 매우 궁금한 터였다. 진보개혁진영 일각에서 손씨를 박원순 및 문국현에 맞먹는 비중을 지닌 잠재적 대통령 후보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영남출신에게만 동그라미를 그리는 노무현이 잠자코 있을 리 만무했다. 그는 영남권 교두보확보에 정치생명의 모든 걸 걸었다. 경상도지방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설령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줄지언정 영남후보 카드를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영남후보 카드가 현실화되는 데에 필요한 기본전제가 비영남후보의 제거 내지 무력화다. 영남후보의 등장에 위협으로 작용할 불안요소들을 하나씩 차례차례 정리해야 옳다.

  서부벨트를 지지기반으로 삼았던 고건은 성공적으로 퇴출되었다. 그러나 손학규 축출시도는 일단 무위에 그쳤다. 정운찬을 향해서는 주기적으로 견제구를 던지는 중이다. 일반의 상식과 다르게 노무현은 엄청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성격이다. 유독 정적을 숙청하는 일에서만은. 노무현 데스노트에는 현재적 정적뿐만 아니라 미래의 정적도 수록된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랄까. 손석희와 이태식 주미대사가 벌인 방송사고에 가까운 설전은 손씨를 겨냥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릴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국정브리핑이 손석희를 대대적으로 공격했다는 소식이다. 손석희 다루듯 노무현 정권이 이건희에게 덤벼들었다면 X파일로 폭로된 삼성재벌의 자본쿠데타 음모 가담자들은 지금쯤 깨끗이 일망타진되었으리라. 영남친노들의 아지트 구실을 수행하는 몇몇 인터넷 정치웹진들도 손석희 조지기에 본격 가세했다. 손씨 본인에게 정치를 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노무현 부산정권에게는 그가 대권후보로 혹여 부상할 불씨를 완전히 꺼버리는 과제가 급선무다.

  혹자들은 내가 노무현 부산대통령과 지나치게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노부통령의 본질과 실체를 몰라서 하는 얘기다. 그는 상대가 강경하게 나오면 꼬리를 감추고 도망치기 일쑤다. 반면 상대방이 주춤한 기색을 드러내거나 유화적 자세를 내보이면 또박또박 악랄하게 밟아댄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것이 이른바 바보 노무현의 진면목인 셈이다. 한마디로 아치다. 양아치.

  영남친노세력이 한나라당의 재보선패배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과묵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 당연한 반응일 게다. 하나도 기쁘지 않을 테니. 지난번 대선의 상수는 반한나라당 정서였다. 2007년 대통령 선거의 중심적 흐름은 반노민심이다. 한미FTA 강행과 사립학교법 양보 등 한나라당이 반가워할 만한 스탠스를 취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노무현 부산정권은 한나라당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개혁진영의 대통합과 반한나라당 연대의 성사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압승으로 말미암아 물 건너가기를 내심 원했을 노정권만 뻘쭘하게 생겼다.

  노무현 부산대통령이 이념과 노선은 물론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마저 완벽히 한나라당에 동화됨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운명은 바야흐로 하향세로 반전되었다. 그가 앞으로도 한나라당이 즐거워할 사건을 계속 저질렀으면 한다. 친노직계 인사들이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하면 어떨까? 노부통령이 잔존 노사모를 이끌고 한나라당에 전격입당하는 사태가 최선의 구도이긴 하지만 한나라당이 짱구가 아닌 이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나라당을 닮아감으로써 한나라당에 손해를 끼치는 신묘한 정치기동. 노무현이 아니면 생각해내기가 어려운 난이도 높은 자폭전술이다. 역시 대단한 노무현이다. 오늘도 노무현이 또 이겼다!

  손석희씨는 몹쓸 봉변을 당한 데 대해 개의하지 마시라.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정신 박힌 인간 치고 등허리에 노무현 구둣발자국 새기지 않은 이가 없으니. 아, 요즘은 구두 대신 골프화 신고 사람들 밟으러 다니겠구나. 스파이크로 찍는다는 소린데. 노무현이 골프채를 다시금 들었다. 한국골프의 미래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골프는 망해도 싼 부자들만의 귀족스포츠다. 노부통령은 이참에 골프사업자를 배려한 정책들을 팍팍 발표하시라. 농약사용 자유화하고, 법인세 면제하고. 그래야 소중한 금수강산 좀먹고 있는 골프장들 빨리 망하지. 노무현과 친해지는 즉시 쪽박 차는 구조가 17대 대선게임 불변의 법칙이다.
<공희준 칼럼니스트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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