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열린당 집결론, DJ의 통합론과 충돌

노 대통령 열린우리당에 대선때까지 존속 지시

박지영 | 기사입력 2007/05/03 [22:48]

盧의 열린당 집결론, DJ의 통합론과 충돌

노 대통령 열린우리당에 대선때까지 존속 지시

박지영 | 입력 : 2007/05/03 [22:48]
 
노무현 대통령  ⓒ 뉴시스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두 편의 글을 통해 범여권 대선주자, 통합 움직임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범여권통합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향후 노선 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치, 이렇게 가선 안 됩니다’라는 글에서 “요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꽉 막힌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를 비롯한 범여권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 전 지사를 겨냥한 발언이 두드러졌다.

노 대통령은 정 전 총장을 겨냥해 "나섰다가 안 되면 망신스러울 것 같아 한발만 걸쳐 놓고 눈치보다 될 성 싶으면 나서고, 아니면 발을 빼겠다는 자세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전 지사를 향해서도 “경선 판도가 불확실하다고 기웃거리는 것과 경선에 불리하다고 당을 뛰쳐나가는 것도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역주의 기대는 정치는 '대결과 분열의 정치'”

노 대통령은 또 27일 작성한 ‘정당, 가치와 노선이 중요하다’는 글도 이날 홈페이지에 띄웠다. 그는 열린우리당 탈당 움직임을 비판하는 한편, “지역주의 기대는 정치는 '대결과 분열의 정치'”라며 민주당과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당이 어렵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끈기 있게 국민을 설득해 왔더라면 당의 존립 자체가 표류하는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후보중심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정세균 의장 등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어 열린우리당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을 겨냥해 “책임을 따진다면 이미 당을 깨고 나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여전히 ‘통합 노래’를 부르며 떠날 명분을 만들어놓고 당을 나갈지 말지 저울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정치에서 후보보다 중요한 게 '정당'"이라면서 "정당은 원칙과 대의에 따라 행동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 후보단일화, 후 통합'을 주장하는 'DJ의 통합노선'을 정면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열-민 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그는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정치는 상생과 통합이 아니라 대결과 분열의 정치이며, 당부터 깨고 보자는 것은 창조의 정치가 아니라 파괴의 정치"라며 "가치와 노선보다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몰두하는 정치는 선거에서도 역사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민주당 김홍업 의원의 4.25 재보선 당선 후, '범여권통합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 정무팀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특별한 지역에서 특별한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통합의 주도권' 운운한다면 지역주의 연합을 하자는 것으로 들린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 '통합신당모임' 의원들  ⓒ 뉴시스
DJ “노무현 국정운영 실패, 국민들 지지철회”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같은날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에 민심이 바라는 대로 하지 못하면 대선에서도 어렵겠지만,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범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은 위대하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 국민은 이에 저항했었다. 진보세력이 탄압을 받을 때는 국민이 지지를 보냈지만, 그들이 국정을 잘못 이끌자 지금은 지지를 철회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노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민주당은 김정현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오늘날 우리 정치권이 겪고 있는 혼돈에 대해 원천적 책임이 있는 노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멀쩡한 민주당을 분당시킨 장본인이자 아직도 민주당 분당에 대해 명확한 답을 회피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정당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부대변인은 “자신을 따라가면 대의원칙에 맞고 반대하면 제 살길 찾기에 불과하다는 노대통령의 논리는 이미 국정실패와 민심이반, 그에 따른 잇따른 선거실패로 판가름 났다”면서 “ ‘정치훈수’로 살 길을 모색하려 할 것이 아니라 국정과제 해결에 몰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노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민주당을 깨버린 장본인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박지원 등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던 상황 탓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선이 있는 2007년은 다르다. 김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정권을 창출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그건 노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이 둘의 대권론의 방법이 워낙 달라, 결국에는 큰 충돌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지영 기자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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