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보다 못한 아버지 자리

오서진 대표는 '자녀들의 운명은 학원이 책임져 주지 않는다'라고 주장!

오서진 칼럼 | 기사입력 2011/11/02 [20:01]

운전면허 보다 못한 아버지 자리

오서진 대표는 '자녀들의 운명은 학원이 책임져 주지 않는다'라고 주장!

오서진 칼럼 | 입력 : 2011/11/02 [20:01]
<국제가족복지연구소 오서진 대표 칼럼>

▲오서진 대표            © 뉴민주.com
친한 지인으로 부터 아버지학교 청강을 제안 받고서, 처음에는 사실 망설였다.생소하기도 했지만 ‘남자들만 모이는 남자들의 세상에 대하여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주된 이유였고, 혼자 아이들을 양육하고 살아온 여성(엄마)으로서의 삶이 부족했다거나 잘못됐었다는 자책을 느끼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도 일조 했다.

필자는 원만한 결혼생활을 누려보지 못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남자들에게 편협적인 상황들을 수도 없이 겪은 터라, 나름대로는 충분히 남자들의 세계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학교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다른 아버지들의 세계를 더 넓게 알고 싶어서 서울 서빙고동에 위치한 온누리교회를 찾아 아버지학교를 청강했다.

아버지학교는 필자의 궁금증에 대한 답으로 감동과 충격을 안겨줬다. 아버지학교를 통해 억눌렸던 서러움의 눈물, 북받치는 감동의 눈물도 흘려 보았고, 가슴 깊은 곳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전남편에 대한 증오가 남자에 대한 이해로 전환되는데도 도움이 됐다.

5주간 아버지학교 청강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아이들에게 자식들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관계를 회복하도록 설득했다.
그래야 너희들의 마음과 삶이 편안해 질것이라고.....
그러나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부모라는 존재가 심장에 존재한다면, 양쪽 모두가 엄마로 채워져 있고 엄마는 충분히 아버지의 역할까지 아니, 그 이상을 해주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부재에 대하여 한번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도, 그리워한 적도 없었어요.”
 
아기 때부터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존재가치에 대한 생각도 해 본적 없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못 느낄 만큼 엄마가 다 채워줘서 괜찮다는 것이다.그러므로 생각도 않는 아버지란 존재에 대하여 자신들에게 이해나 용서를 권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는 아버지학교의 과정이 진행될수록 가족의 중요성, 가족구성원 각자의 역할, 아버지라는 존재가 자녀들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설명하면서 자녀들과 토의를 했다.

아버지는 필자에게 신(神) 같은 분이셨다. 모든 인간을 향해 변함없고 너그러운 사랑을 베푸는 신. 언제나 자애를 베푸시는 아버지를 필자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습은 필자의 가슴속에 깊은 신뢰로 자리 잡았고, 나눠주는 미덕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배우게 됐다. 그 덕분에 필자는 화수분의 축복을 받은 것 같다.
필자는 절실한 신자도 종교인도 아니다. 단지 어려서부터 몸소 행함으로 가르침을 주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미움과 증오를 가슴속에 간직하기보다는 이해하고 털어버리려 노력하는 긍정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필자의 출생서부터 현재까지 걸어 온 삶을 되돌아보면, 아버지가 심어주신 긍정적인 성격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부를수록 크고 그리운 이름, 아버지!
필자의 아버지는 생전에 고향에서 명성이 높고 존경 받으시던 분이셨고, 아버지의 생활습성과 내면의 사랑은 필자의 가슴속에 아버지의 향기로 진하게 남아있다.

▲ 토요일마다 5주동안 열리는 아버지학교,  행복한 가정을 원하는 모든 아버지들께 적극 추천한다. 
필자는 토요일마다 아버지학교를 다녀오면, 그곳에서 배운 바를 아이들에게 전했다.
“국가의 지도자를 잘못 선출하면 국민들이 5년간 고생을 하지만,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잘못된 길을 걸으면 온가족이 평생을 고생한다고 하더구나. 너희에게는 아버지가 곁에 없지만, 너희들은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필자의 훈계에 아이들은 포옹으로 화답했다.

가족이란 시스템을 잘 운영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아버지들 스스로가 고민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아버지학교에서 이런 말을 들었는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누구나 거의 다 갖고 있는 운전면허를 딸 때도 최소 하루 이틀은 공부를 합니다. 여러분은 부모가 되기 위해 몇 시간이나 공부하셨나요?” 망설임 끝에 참가했던 아버지학교가 끝난 후, 필자는 아버지학교 예찬론자가 돼버렸다.
 
세상의 아버지들이여!
아내와 자녀들을 사랑하거든,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거든, 자녀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거든 아버지학교로 가십시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가족들을 지켜내고 보호하는 전사역할, 집안의 총수로서 가장의 역할, 아내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남편역할, 부모와 아내사이에서 현명한 중재자 역할, 자녀들 사이에 공정한 심판의 역할 등 가정에서 다양한 역할이 아버지에게 요구되고 있다.
 
아버지는 가족간의 관계가 깨어지지 않도록 살펴야하고, 자녀들이 사회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결국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무절제하고 가정에서 욕설, 비방이 난무하다면, 자녀들 역시 그 영향력 속에서 성장될 것이다.그리고, 가정의 분위기는 후세로 대물림 된다. 옛 어르신들이 뼈대있는 집안, 명문가문을 따지던 일이 고리타분한 구시대적 얘기만은 아닌 것이다.


▲ 왼쪽부터 첫째 딸, 넷째 아들, 막내 딸, 필자                                                                                             © 뉴민주닷컴
필자의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결손가정의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바르게 성장했다. 이것은 필자의 역량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필자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해진 필자 아버지의 영향력임을 깨달았다. 필자의 집에는 아이들이 받아오는 상장들이 즐비하다.
성적우수상, 학습태도상, 봉사상, 수학경시대회상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많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진심으로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올리며 살고 있다.

아버지학교는 필자가 체험했던 아버지에 대하여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고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줬다.. 아버지는 필자에게 있어 깊은 신앙이며, 삶의 지표요, 절대적인 스승 이셨다. 그 훌륭한 스승님이 필자의 아이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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