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협상회의 제안 결국 '헛물켜기'로 마감

한나라, 최고위원회의 '노 대통령 제안 단호하게 거절'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6/11/27 [13:09]

정치협상회의 제안 결국 '헛물켜기'로 마감

한나라, 최고위원회의 '노 대통령 제안 단호하게 거절'

뉴민주닷컴 | 입력 : 2006/11/27 [13:09]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가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들의 한결같은 반발에 부닥쳐 결국 한바탕 소용돌이만 남긴 채 아무 소득없이 사그러들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 제안에 대해 거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한나라 '탄핵 벗어나기 위해 야당에 SOS 친 것'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고위원 비공개회의에서 여·야·정 정치회담을 한나라당은 단호하게 거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청와대가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독선과 오기를 버려야 한다”면서 “만나서 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처리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 버리면 순식간에 물꼬가 트이고 나머지 문제는 국회가 알아서 처리하면 된다"며 "따라서 그런 협상이 이 시점에서 필요할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대통령이 처리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면 순식간에 물꼬가 트이고 나머지는 국회가 알아서 하면 되는 데 지금 이 시점에서 과연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지금까지 대통령은 독선과 오기로 국정을 운영하고, 코드 인사가 이뤄졌다"며 "북핵으로 인한 안보 상황에 대해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고, 여야 회담을 하자는 말에 대해서도 당정 분리라고 일체 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아직 정기국회가 남아 있고, 본격적인 협상은 지금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교착 사태를 청와대까지 나서서 풀어야 할 일은 없다"면서 "전효숙, KBS 사장 인사 등에서 코드인사 이뤄져왔고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야당 목소리에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노무현 대통령이 '주고 받자'는 전제 아래 회담을 제의했다“며 ”주고 받을 것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고 총체적 국정 파탄 난 마당에 정치적인거래로 정국을 몰아가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 위원은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 있기 때문에 탄핵을 벗어나기 위해 야당에 SOS를 친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민노당, 민주당에 러브콜을 보냈다가 평소 러브콜 던지던 당을 갈라놓는 것은 야당 분열정책 아닌냐"라며 일침을 가했다.
전 위원은 또 "6자 회담을 본떴다고 하는데,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의 불행'이라며 (한나라당을) 나치당에 비유했다"며 "열린우리당의 집권이 불행인 걸 아는 사람이 이렇게 얘기하는 건 너무나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 대통령, 정치에서 손부터 떼라”
 
한나라당이 ‘여야정 정치협상회의’에 반대의사를 밝힌 뒤 이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밀거래 정치협상’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미숙하게 야당과 사전협의도 없이 제안을 함으로써 정치 불신만 초래했다”며 “정치분야는 여ㆍ야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들이 국회에서 만나 해결해도 충분하다”고 못 박았다.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범국민 차원에서 정국을 풀어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에게 제2의 연정을 제안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독선에 의한 민주당 분당과 지지 세력의 분열로 오늘의 무능정부를 자초했다”고 비난하는 한편, “정치협의체 구성이 우선이 아니라 본인의 실정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먼저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정치에서 손을 떼고 또한, 열린우리당도 노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때만이 상생의 정국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여 원활한 국정운영을 기하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민노당 “23시간 만에 끝난, 청와대發 밀거래 정치협상”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이날 국회 논평을 통해 “하루도 못 채우고 청와대의 대승적 결단인 양 포장한 구시대적 밀거래 정치협상 제안이 해프닝으로 막을 내린 것 같다”며 “해프닝으로 표현하기엔 청와대의 상처가 크다”고 비꼬았다.
 
정 대변인은 “정책 실패, 무능 뿐 아니라 현 정부의 정치적 미숙까지 이제 만천하게 드러났다”면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정치유물인 거대양당 밀거래 카드를 꺼낸 것 자체가 이미 예정된 실패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청와대가 떠난 민심을 되돌리고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실패한 정책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지 어설픈 거대양당 밀거래 야합이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물론 한나라당도 청와대발 밀거래 해프닝에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한국 정당사에서 밀거래 야합의 뿌리를 따지자면 한나라당은 청와대 위에 있는 정치 밀거래 원조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시대적인 밀거래 정치협상이 고개를 치켜드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거대 보수 양당 중심의 독단적 국회 운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국회 정치실종을 만들어온 여야 거대정당만을 대상으로 정치협상 회의를 제안한 것에 놀랬다"며 "어떤 때에는 민노. 민주당에 국정의 주요한 역할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도 결국 한나라당하고 손잡고 가려는 좌충우돌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병욱 박지영 / 빅뉴스 http://bi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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