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범여권후보, 문국현의 선택

<공희준 칼럼> 대선은 3족이 멸문지화 당할 것을 각오해야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5/04 [18:54]

또 하나의 범여권후보, 문국현의 선택

<공희준 칼럼> 대선은 3족이 멸문지화 당할 것을 각오해야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5/04 [18:54]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은 3족이 멸문지화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 뉴시스
다음은 누구 차례? 고건 전국무총리와 정운찬 서울대 전총장이 대권도전의 꿈을 중도에 접으면서 더욱더 탄력을 받고 있는 질문이다.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은 아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타월을 던질 순서다. 범여권에 미칠 충격파는 이전과 비교해 훨씬 미미할 전망이다. 고건은 정당과 유사한 형태의 외곽조직을 출범시켰다. 정운찬은 현실정치에 투신할 의사가 있음을 비록 완곡하게나마 여러 번 피력한 적이 있다. 문사장은 고건-정운찬의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그를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범여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소리다. 청와대 정무팀인가 하는 노무현 부산대통령의 실질적 사조직에서 범여권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이다. 동감한다. 오랜만에 노부통령과 나의 코드가 일치했다. 구여권이 되기를 오매불망 소망하는 너희는 범여권이 아니다. 경상도에 영업망을 구축하려 광분하고 있는 신흥 지역주의 장사치들에 불과하다. 줄여서 영남친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대권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입수한 기초적 신상정보 외에는 문사장에 대한 소상한 자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론에 도달한 이유는 단순명쾌하다. 그는 대단히 합리적 성품의 소유자인 탓이다. 합리를 빼면 문국현을 설명할 길을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3족이 멸문지화를 당할 위험을 감수해야만 뛰어들 수 있는 죽음의 레이스. 대통령 선거를 특징짓는 고정불변의 철칙이다. 합리적 인간이라면 얼씬거릴 까닭이 티끌도 없을 무지몽매한 개싸움이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인간이 정치를 해서는 곤란하다. 정치는 본래 비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갈대 같은 대중의 마음을 얻고자 펼치는 거칠고 야성적인 투쟁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람, 즉 정치인을 상품으로 팔아서.

인간의 입은 수시로 거짓말을 쏟아낸다. 반면 글은 진실에 토대하기 마련이다. 문국현 사장은 국내 유명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는 참으로 이례적으로 신문기고를 열심히 하는 인물이다. 그가 쓴 숱한 칼럼들을 일관하는 키워드는 합리성(Rationality)이다. 합리적 사고와 합리적 경영은 문국현의 양대 모토다.

고건과 정운찬은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이었음으로 말미암아 새가슴이 되었다. 강철심장은 무식한 뚝심과 이판사판의 배포로 만들어진다. 김영삼이 김대중보다 먼저 정권을 잡았던 건 YS가 DJ보다 덜 합리적이었던 덕분이다. 만사를 합리의 연장선인 법리로 재단해온 이회창이 합리와는 담을 쌓고 지낸 노무현에게 패배한 것 역시 당연하다.

그럼에도 문사장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징후를 전혀 노출하지 않고 있다. 나올 듯 안 나올 듯 엉거주춤한 모양새다. 요즘 유행하는 ‘같기도’ 자세다. 이 또한 문사장의 합리성이 낳은 결과다. 문국현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그의 주가는 엄청 오른 상태다. 개인인지도는 물론이고 경영중인 회사의 브랜드가치마저 덩달아 폭등하는 양상이다. 집권세력인 영남친노도, 차기정권 장악이 유력한 한나라당도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문사장을 깍듯이 예우한다. 잠룡의 하나로 인구에 회자되는 작금의 사태가 문국현한테는 이익이면 이익이지 절대 손해나는 사업은 아닐 터. 비즈니스맨 특유의 합리적 타산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제 외교문제를 언급하겠다. 내 개인적 층위에서 벌이는 외교에 관한 얘기다. 한나라당 빅2 가운데 한 쪽 지지자들과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할 듯하다. 그편으로 줄을 섰다고 오해는 마시라. 외교관계를 텄을 따름이다. 서로의 수도에 대사관을 설치했다고 하여 아메리카와 지나를 동맹국으로 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국물이 탐났다면 여전히 노빠완장 차고 설쳐댔으리라. 대관료 비싼 최첨단 인텔리전트빌딩 행사장 빌려서 강연회다 토론회다 주최하는 집단은 영남친노가 유일하니까.

외교관계를 튼 김에 기회가 닿으면 조공도 좀 받아올 작정이다. 나는 사대외교, 굴욕외교는 결코 수행하지 않는다. 자주노선과 실리적 개방주의를 조화롭고 슬기롭게 병행하면서 앞으로 전방위 외교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의 다른 쪽 캠프에 더해 민주당 및 민주노동당, 그리고 열린우리당 탈당세력과도 선린우호관계를 맺을 용의가 있음을 천명하겠다. 항구적 평화공존을 보장하기 위해 폭넓은 범위의 제정파 모두와 두루 상호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싶지만, 나와 그들의 지향하는 목표가 워낙 다르므로 이는 아쉽게도 불가능하다. 일단은 등거리외교에 역점을 두련다.

그러나 영남친노들과는 수교를 추진할 의사도 계획도 없다. 나는 영남친노세력을 정상적인 주권국가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교가 아닌 이단인 그들을 국가로 승인하는 결정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반복하겠다. 영남친노는 국가가 아니다. 개혁세력을 참칭하며 진보진영의 영토 일부를 불법으로 무단점거하고 있는 정통성 없는 반국가단체일 뿐이다. 반란수괴는 이른바 노짱! 교류협력의 파트너가 아니라 속히 진압하고 토벌해야 마땅할 불순세력인 셈이다.
<공희준 / 빅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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