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당내경선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참 좋은 일이다. 경쟁을 통한 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서 부터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것이고 치열할 수 밖에 없다.경선이 갖는 특성이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조직이 발전해야 한다. 선거는 조직의 발전 위한 수단이지 결코 선거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때문에 민주당 당내경선도 민주당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나는 이번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조순형, 장상, 신국환, 이인제, 김민석 후보 모두가 훌륭한 민주당의 자산이라고 믿는다. 상대적으로 타당 후보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민주당 내부에는 이번 선거와 관련 상당수 당원들이 5명의 후보를 놓고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를 마음을 정해가고 있다고 본다. 가깝게 알고지내는 동지들도 이미 각 후보캠프에 들어가 각자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나도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나는 고심 끝에 신국환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 기준은 민주당을 지키고 키우는데 신국환 후보를 돕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부분 언론은 신국환 후보가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열세라고 평가한다. 이 점 역시 내가 신국환 후보를 지지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국환 후보의 정치적 선택에 가슴 뭉클함을 느켰기 때문이다.

나는 신국환 후보와 개인적으로 일면식이 없다. 9명 밖에 안된 민주당 현역의원 중의 한 분이지만 그 흔한 악수 한번 해볼 기회 조차 갖지 못했다.

신국환 후보는 경상북도 예천 문경이 지역구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텃밭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민중심당 공동대표를 거쳐 열린당 출신 20명과 함께 민주당에 입당했다. 위장합당이라는 비난을 받고 20명중 19명이 도로열린당으로 다시 돌아갈때 유일하게 민주당에 남아 중도대통합을 주장했다. 간단한 그의 이력이 맘에 든다는 것이다.
 
신국환 후보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산업자원부 장관을 두 번이나 지낸 특이한 경력을 가진 것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지만 그 보다는 모두가 떠난 민주당에 홀로 남아 민주당 지키기에 나선 그의 선택이 가슴 뭉클하다는 것이다.

그의 출신지역인 경상도는 민주당의 불모지다. 경북 예천 문경에서 신국환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해준 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택한 신국환 의원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면 미안함 마음까지 든다. 

나는 민주당에 남아있는 신국환 의원을 외롭게 해서는 안된다는 나름대로의 책임감을 느낀다. 최소한 신국환 의원을 국회로 보낸 경북 예천 유권자들에게 신국환 의원이 민주당 내에서 외톨이가 아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내가 신국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지만, 경북 예천에도 우리의 민주당 동지들이 있다. 이들이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고충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이다. 내가 신국환을 지지한다는 것은 민주당의 불모지인 영남에서 묵묵히 우리 민주당을 지켜온 동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표현이기도 하다.

솔직히 나의 신국환 후보 지지가 신 후보에게 별 힘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당내 동지들에게 신국환 후보를 단체로 돕자고 말할 자신도 없다. 물론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의 당내경선은 민주당을 지키고 키우는 수단 일뿐 경선 자체가 민주당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만을 동지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제 음료수 라도 한박스 사들고 신국환 후보 캠프를 찾아 미력하지만 나도 돕겠다는 인사를 하러 신국환 후보를 찾아 나서야 겠다.
 
[서길병 / 민주당 수호대책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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