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6개월째에 이명박은 길을 잃었다

<네티즌 칼럼> 경제살리기 공약들은 실질적으로 폐기

임충섭 | 기사입력 2008/08/24 [19:55]

임기 6개월째에 이명박은 길을 잃었다

<네티즌 칼럼> 경제살리기 공약들은 실질적으로 폐기

임충섭 | 입력 : 2008/08/24 [19:55]
이명박 정권 출범 6개월째. 더불어 민주당 출범 6개월째.
신문을 보면 <출범 6개월째의 성과및 과제>운운하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전에 출범 100일 째의 성과 및 과제 운운하더니, 그 후속타다.
 
자꾸만 기사를 만들어야하는 언론의 속성상 그런 시리즈 기사는 불가피한 측면은 있다. 앞으로는 200일째, 300일째, 500일째로 시리즈가 전개될 양상이다.
 
그렇지만, 평가의 대상이 되는 자는 속이 탈 지경이겠다. 신문기자들이 자꾸 전화를 걸어서 <지금 지지도가 형편없는데,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물어대면, 당사자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조롱으로도 비난으로도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경우에 당사자들이 즐겨 쓰는 말이 있다. W.A.I.T. <기다려라.>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명박도 <임기 5년 안에 성과를 낼 터이니 기다려달라.>라고 한다.
 
기다려라는 말인 즉인 맞는 말이다. 아무리 작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준비하는데 최소 몇 개월은 걸린다. 성과가 날 지도 불분명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의 소요된다.
 
그렇지만 이명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마음이 급하다. 한국사람들은 특히나 성격이 급하다. 우물가에 가서 숭늉 찾고, 오늘 장가가서 첫날밤을 지낸 후 내일 애 못 낳는다고 쫒아내는 식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의 급한 성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다소 못 미더운 구석이 있다.
 
이명박이 대선 때 내세운 일련의 공약들이 지금 거의 다 폐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내세운 최대의 공약은 <한반도 대운하>였다고 본다. 그렇지만, 그건 실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다.
물론, 이명박의 정적들은 오히려 이명박이 한반도 대운하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자기 무덤을 파주길 바랄 것이다. 그런 사정을 알기에 이명박은 더욱 더 한반도 대운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고심할 지도 모른다.
 
여기에, 민심과 선거에 민감한 한나라당의 반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명박은, 과거에 노무현과 열린우리당간의 불화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모양세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이 독자적인 마이웨이를 할 경우, 여당 한나라당의 반발 및 차기 대권 주자들의 차별화 등 <십자포화>를 맞을 것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한나라당의 눈치를 봐야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래서,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 내세운 공약을 더욱 더 실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명박이 대선 중에 내건 일체의 공약이 <빈 깡통>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노무현이 임기 중반에 느닷없이 대선 공약에도 없었던 한미 FTA를 추진했듯이, 이제 와서 대선 공약에도 없는 <전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당장에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이 대선공약에도 없는 쇠고기 수입을 덥썩 추진했다가 된통 얻어맞은 것이 그 예이다.
 
이명박은 자신이 내세운 <경제 살리기>류가 아닌, <형이상학적인 공약>을 추진할 수도 없다. 한나라당 특유의 담론인 <갱제도 어려운데, 무슨....>이라는 논리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건국 60년론을 펴는 이명박에 대한 중요한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야당이라면, <경제도 어려운데, 무슨 역사 왜곡까지 하느냐.>라는 한줄 짜리 멘트는 날려줬을 것이다.
 
이와같이, 이명박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경제살리기 공약들은 실질적으로 폐기되었다. 이명박은 경제 외의 새로운 공약을 추진할 수도 없다.
앞으로 이명박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공기업 개혁 뿐이다. 공기업 개혁론은 이명박의 마지막 카드다. 해봤자 주공 토공 통합이 전부일 듯 한데, 그것마저 대충 마무리되면 이명박은 할 일이 없어진다. 식물정부가 되는 것이다.
임기 6개월째에 이명박은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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