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보복수사 아닌 정상 수사 하라"

[김민석 최고위원 직격인터뷰] "이건 수사가 아니라 사기"

임두만 | 기사입력 2008/11/04 [16:38]

"검찰은 보복수사 아닌 정상 수사 하라"

[김민석 최고위원 직격인터뷰] "이건 수사가 아니라 사기"

임두만 | 입력 : 2008/11/04 [16:38]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농성 중인 김민석 최고위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현재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연 엿세 째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검찰이 자신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하면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영장실질심사에 응하라고 하자 이에 반발하고 당사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본지는 이 같은 상황에서 3일 저녁 김 최고위원의 농성장을 방문 그와 직격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 그동안 검찰에서 나온 얘기들에 대한 김 최고위원 측의 해명을 들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정치인 치고는 매우 밝은 표정이었으며 당사 마당에는 김 최고위원을 지키기 위해 지발적으로 나온 민주당 당원들이 천막을 치고 동조농성을 하고 있었다. 또 당사 2층에 마련된 최고위원 회의실을 농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에는 많은 당원들이 있었으며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도 계속 김 최고위원을 지지 격려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 중에는 신낙균 국회 여성위원장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도 다수 다녀가고 있었으며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무비서관이 박 지사를 대리해 김 최고위원을 지지방문하기도 했다. 기자는 우선 3일 검찰이 발표한 이메일에 대해서부터 물었다.
 
- 오늘 검찰이 김 최고위원과 친구사이에 주고 받은 이메일을 증거로 제시하며 "문제가 되면 빌렸다고 하면 된다"라고 한 것이 결정적 증거라고 하는데
 
= 검찰은 장난을 치면 안 된다. 그래서 오늘 검찰에게 이메일 전부를 까지고 했다. 검찰이 특정 문구만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하지말고  진체를 까면 제 사건은 친구한테 돈 빌린 것이 명백하게 니타날 것이다. 수많은 이메일 내용 중에 한 구절 꼬투리 잡아서 교묘하게 왜곡하면 전체 맥락이 바뀌고 빌린 돈이 준 돈 되나? 분명하게 말해서 그것은 빌린 돈이고 당시 친구도 어려움에 처해있었으므로 저에게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하고 고민하길래 빌려 준 것을 빌려줬다고 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 말일 뿐이다. 이메일 전체를 까면 그 같은 내용이 명백하게 나온다.
 
- 검찰이 돈을 줬다고 한 친구를 수사했을 것 아닌가?
 
= 그 때문에 더 화가난다.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수사관이 전화 한 통화 한 것 뿐이다.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몰고 가려는 검찰의 수사가 그래서 웃기는 얘기란 것이다.
 
- 그렇게 당당하면 영장 실질심사에 응하면 되는 것 아닌가?
 
= 나도 처음에는 응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당에서 회의를 통해 이 시간은 명백하게 야당 죽이기 표적수사이므로 정치검찰의 술수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취지로 반대를 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니 그 때 나가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박주선 최고위원 같은 분은 검찰이 세번이나 구속시켰어도 세번 다 무죄를 받았다. 그것이 박 최고위원의 별명이 되어버린 '세번구속, 세번무죄 박주선'아닌가? 또 있다. 이인제 의원도 불법자금 수수혐의를 받고 구속되었으나 결국 무죄를 받았다. 그런데 이분들이 법정에서 무죄로 판명났음에도 일단 구속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대문짝만하게 났기 때문에 이분들의 이미지에는 엄청난 손상을 입었다. 국민들은 법원 판결보다 일단 비리 또는 수뢰혐의로 구속되었다는 뉴스만 기억하며 이 기억을 오래 가지고 간다. 따라서 나중에 무죄가 되어도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도 있을텐데...
 
= 그럴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당은 검찰의 술수에 말려들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 전 정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지방에서까지 난리다. 따라서 내가 1차 표적이 되었고 이대로 가면 또 수많은 희생자들이 정치검찰의 정치적 기획수사에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당의 판단이다. 그래서 당은 나를 검찰 수사 자체에 응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 언제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인가?
 
= 알 수 있나? 기한이 없다.
 
- 검찰은 영장 만료일이 되면 재청구를 통해 실질심사 기일을 또 잡을텐데...
 
= 그러던지 말던지 저는 일관성 차원에서 끝까지 응하지 않을 것이다.
 
- 왜 수사타켓이 되었다고 보나?
 
=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서울시의회 김귀환 의장에게 지난 선거 당시 후원금을 받았는데 이를 제가 나서서 문제를 삼았다. 그리고 끝내 제1야당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정식으로 고발했다. 당시 홍 원내대표가 "사실이 아니라면 김민석은 감옥에 가야된다"라고 말했는데 이 사건은 4달이 지나도록 조사도 안 하면서 엉뚱하게 나를 표적 수사하고 있다.
 
-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 정치자금법의 본질인 근본 정신은, 정치 경제적인 댓가를 기대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사실상의 뇌물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저는 지난 6년간 정치적 낭인이었다. 그 중 최근 3년간은 유학생활 했다. 현역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이번 총선엔 공천도 못 받았다.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아무 힘없는 제게 로비나 청탁을 하거나 대가를 바랬겠나? 제가 공천장사를 할 힘이 있었나? 기업로비를 할 힘이 있었나? 여권실세인가? 제 친구는 본인 자신도 경제적으로 최악인 상황에서 친구를 먼저 생각해서 금쪽같은 돈을 빌려줬다. 소위 검찰이 주장하는 이메일들에 다 나와 있다. 저는 그 메일들을 읽고 눈물이 났는데 검찰은 그걸 읽고 왜곡할 생각이 드나? 또 한분은 제가 정치낭인으로 유학할 때도, 공천도 못 받고 오리알이 되었어도 한결같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와준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할 감사한 분들이다. 이 분들이 대가를 바랐다면 이런 도움이 가능한가? 불가능한 일이고 어리석은 일 아닌가? 심지어 문희상 의원 같은 분은 너는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고까지 말할 정도다. 결론적으로 저는 절대로 정치지금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 오늘 국회에서 송영길 의원이 이재오 전 의원의 유학자금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 우리나라 법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현역 국회의원 아닌 원외는 후원회도 못 둔다. 원외의 김민석이를 이런 식으로 잡으면 정치인 중 성할 사람이 누구냐? 여당 실세 이재오 최고위원은 재산도 없고 후원회도 못 두는 원외인데, 미국에서 무슨 돈으로 여행가고 차 굴리고 집세 내고 학교 가고 밥 먹는지 다 조사할 건가? 이 문제를 송 의원이 제기한 것인데 아주 적절한 지적이었다.
 
- 그래도 국민들은 뭔가 있으니까 검찰이 수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할텐데...
 
= 검찰의 이번 수사는 본질적으로 잘못이고 정치적으로 편파적일뿐 아니라, 절차상으로도 수사의 기본이 안 지켜진 한마디로 엉터리 졸속이다. 친여 언론들은 또 왜 검찰의 여당 봐주기는 비판 안 하나?  이재오 최고위원도 수사하고 홍준표 원내대표도 구속수사 한다면 검찰을 공평하다고 인정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정치검찰의 정당성 결코 인정 못하겠다.
이번 실질심사 불출석은 법원에 출석하여 진술할 제 방어권리를 포기하고 검찰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버릇을 고발하고 응징하기 위한 투쟁이다.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국민에게 저나 야당이 검찰의 행태를 고발할 기회가 있었겠나? 이 정권이 장악한 언론이 기사 한줄이나 제대로 쓰겠나?  출국금지도 맘대로 하고 통보도 안하고 뭐든지 검찰 맘대로 아니냐? 검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가려지나? 앞으론 검찰 언론플레이에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말려들어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겠다. 이미 검찰이 한 거짓말로 충분하다. 홍준표는 4개월 동안 조사도 안하는 검찰이 뭐가 그리 바빠서 김민석이는 돈 빌려준 사람 조사도 안하고 야당대표 연설하는 날 구속영장 청구했나? 야당 죽이기, 김민석 죽이기에 절대 당하지 않겠다.
 
- 끝으로 국민들에게 한마디만 더 한다면?

= 국민들과 기자 여러분 고맙고 미안하다. 그러나 이 싸움은 시작됐고 시작한 이상 이겨야 한다. 개인 김민석이 살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정치검찰 응징하고 앞으로 야당 짓밟기를 엄두도 못 내게 하기 위한 싸움이다. 힘들지만 이겨야 한다. 농성을 시작하고 여러분을 보면서 참으로 이것이 제 개인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
본지는 인터뷰 이후 김 최고위원은 4일에는 검찰수사에 대한 불만의 강도를 한층 더 높였다. 검찰 수사에 대해 "이쯤되면 사기"라고까지 했고 "정신이 나갔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4일 아침 방송된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를 "이건 거의 장난이고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100% 자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검사 출신인 사회자 김재원 전 의원이 "그 사람(돈을 준 친구)도 조사를 해야 할텐데 조사하지 않고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조금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며 김 최고위원에게 "그 점에 대해 조금 수사가 부실하다고 생각하는군요"라고 묻자 그는 "이례적인 게 아니라 정신나간 거죠"라고 답했다. <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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