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정동영 NO? 한광옥 YES?

<변희재 칼럼> 한광옥 공천에 대해서는 입 다물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변희재 | 기사입력 2009/03/29 [12:44]

민주당 공천, 정동영 NO? 한광옥 YES?

<변희재 칼럼> 한광옥 공천에 대해서는 입 다물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변희재 | 입력 : 2009/03/29 [12:44]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상황이 점입가경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일찌감치 전주로 금의환향하여 전주 덕진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는 공정한 공천심사를 포기하고, 연일 대변인 성명서 등을 통해 정동영에 출마포기를 종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실질적 지배자인 DJ는 정동영에 “절대 당을 깨지 말라”며 또 다시 리모콘 정치를 시작했다. 아마도 정세균 대표 역시 DJ에 달려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이 올드보이라서 공천을 줄 수 없다면서, 올드보이의 할아버지로부터 계시를 내려달라고 사정하고 있는 게 정세균 대표와 친노386들의 정신적 수준이다.
 
한광옥의 민주당 기여도는 0점
 
그러다보니 역시 올드보이의 아버지격인 한광옥 민주당 고문의 공천 문제가 또 하나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한광옥은 DJ의 최측근으로서, 벌써부터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올드보이 정동영과 비교해봐도 올드에 올드를 더할 수준이다. 이미 나라종금 로비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은 바 있고, 동교동의 패거리정치의 넘버2였으며, 지금도 바로 동교동의 원격정치의 선두주자로 나서고자 출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당 대표를 두 번 역임하고, 대선후보였으며, 두 번에 걸쳐서 의원직 뱃지를 포기한 정동영과 비교했을 때, 당에 대한 기여도는 0점이다.
 
정동영에 대해서 개혁공천이란 명분으로 단칼에 날려버리는 정세균과 친노386들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한광옥에 대해 비판 한 마디 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정동영은 올드보이지만 한광옥은 재기에 성공한 아이돌스타란 말인가?
 
한광옥 문제는 바로 정세균과 친노386들이 진정어린 개혁의 명분으로 정동영 공천을 불허한 게 아니라 오직 정적의 제거를 위한 정략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주 덕진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묶어놓고, 한광옥이 출마한 전주 완산갑은 1차 심사 후 여론조사 공천으로 열어놓았다. 1차 심사에 부정부패 관련 조항이 있어, 이 때문에 한광옥이 탈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게 된다면 정세균 지도부는 최소한의 명분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없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려면 정동영에 대해 퍼부은 공격의 10분의 1만큼이라도 한광옥에게도 가해졌어야 한다. ‘범죄자 출신 주제에 어디 공천신청을 하는가’ 이런 비판 한 마디조차 하지 않는 게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이다.
 
궤변, 비논리, 비상식적 정치의 원흉은 DJ
 
민주당 지도부는 슬쩍 1차 심사에서 통과시켜준 뒤, 여론조사를 핑계로 한광옥에 공천을 줄 공산이 크다.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한다는 명분 아래. 그렇다면 압도적으로 정동영을 지지하는 전주 덕진의 지역민의 여론은 어떡할 것인가? 한광옥에 공천을 주고 정동영에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그 어떤 논리로도 이를 설명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정동영만 올드보이이고, 한광옥은 아이돌스타라 우기는 격이다.
 
물론 이런 궤변과 비논리, 비상식적 정치행위가 난무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도 정치권력에 대한 탐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올드보이들의 할아버지 DJ의 상왕정치이다. DJ는 정동영과 정세균의 싸움에 박지원 등을 앞세워 교묘하게 끼어들고 있다. 한광옥에 공천을 주면 정세균을 지지할 것이며,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여 정동영과 손잡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퍼뜨리고 있다. 어차피 명분이고 개혁이고 다 내팽겨치고 권력투쟁만 일삼는 정세균과 친노386들 입장에서는 한광옥에 공천을 주어서 DJ를 잡아놓고 정동영 죽이기에 임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그야말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권력탐욕자들끼리만의 체스판이다.
 
DJ와 한광옥에 입도 열지 못하는 진보좌파 언론
 
더 큰 문제는 정동영을 맹공격하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등 진보좌파 언론조차도 한광옥에 대해 비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런 관련도 없는 신영철 대법관의 진취문제를 다룬 글에서도 정동영을 끌어들여 비판하는 한겨레에게 한광옥이란 이름은 성스러운 신의 이름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진보좌파 언론들이 DJ와 한광옥 등 올드보이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해 입도 열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외의 무슨 말을 해도 독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고로, 실제 공천이 결정이 났을 때, 정동영 건보다 한광옥 건이 훨씬 더 큰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정동영을 공천하지 않고 한광옥만 공천하고, 이에 대해 진보좌파언론들이 DJ에 머리를 숙이고 입 다물고 있는 순간, 정세균과 친노386 체제, 그리고 이들에 부역하는 어용언론들의 체제는 무너지게 된다.
 
올드보이들의 아버지 한광옥이, 당당히 아이돌스타로 재기하여 자신은 꿈도 꾸지 않았을 정치개혁, 사회개혁, 언론개혁의 깃발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아이돌스타 한광옥의 새로운 시대를 기대해본다. <빅뉴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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