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丁 자존심대결, 전라도 깡다구 싸움

<네티즌발언대>각기 명분 속에는 당권흔들기와 당권지키기 계산

임충섭 | 기사입력 2009/04/03 [20:10]

鄭-丁 자존심대결, 전라도 깡다구 싸움

<네티즌발언대>각기 명분 속에는 당권흔들기와 당권지키기 계산

임충섭 | 입력 : 2009/04/03 [20:10]
전라도 깡다구와 평양 박치기

<평양 박치기가 전라도 깡다구를 만나서 울고 갔다.>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언젯적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아는 내용은 이런 식이다.
 
평양에서 박치기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별명은 그래서 <평양 박치기>였다.
평양 박치기는 무협으로 전국을 평정하고자 전국을 돌며 각 지방의 내놓으라는 협객(俠客)들과 붙었다. 그리고 연전 연승. 평양 박치기의 박치기 한 방이면 모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고 넉다운되었다. 승부는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마침내 평양 박치기가 전라도에 내려왔다. 전라도라면 한반도 최남단의 땅끝이므로, 평양 박치기에게는 마지막 게임이었다.
마침 당대의 전라도에 유명한 싸움꾼이 있었다. 그는 특별히 주먹이 강하거나 힘이 세거나 발차기 등 무슨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깡다구(깡)>뿐이었다.
 
평양 박치기는 <도대체 깡다구가 뭐지?>하며 의문을 가졌다. <깡다구>라는 전라도 사투리로서, 평양 박치기가 깡다구의 의미를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어쨋든, 평양 박치기는 전라도 깡다구와 한번 붙었다. 역시나 평양 박치기 한방에 전라도 깡다구도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평양 박치기는 한숨을 쉬며 <쳇, 별거 아니었군.>하며 돌아섰다.
 
그런데 갑자기 이 전라도 깡다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덤비는 것이었다. 평양 박치기는 <어라, 이놈 봐라.>라고 하면서 또다시 가볍게 박치기 한 방을 날렸다. 그러자. 전라도 깡다구는 다시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전라도 깡다구는 다시 벌떡 일어나서 덤볐다.
다시 박치기, 다시 덤비기, 다시 박치기, 다시 덤비기, 다시 박치기, 다시 덤비기.....그렇게 하기를 수십 합(合).
 
결국 평양 박치기가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이때 전라도 깡다구가 기다렸다는듯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평양 박치기를 작삭내버렸다. 그래서 <평양 박치기가 전라도 깡다구를 만나 울고 갔다.>라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가 생겼다.
 
요즘 들어 새삼스럽게 전라도 깡다구라는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정세균과 정동영, 둘 다 각각 자기에게 명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둘 다 정치도의를 주장한다. 두 사람에 대한 찬반 양론도 갈린다. 당의 중진들은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한다.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말은곧 둘이서 한판 걸하게 붙으라는 얘기다.
 
정세균과 정동영, 두 사람이 붙으면 누가 이길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하나의 산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존재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두 마리의 호랑이 중에서 하나는 반드시 산을 떠나야 한다. 누가 떠날지는 한판 걸하게 붙으면 답이 나온다. 패한 호랑이는 만신창이의 몸을 이끌고 산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어느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마감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누가 <전라도 깡다구>라는 명예를 얻을 것이냐를 지켜보는 중이다. 이 게임에서 <전라도 깡다구>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자가 장차 평양 박치기등 전국의 내놓으라하는 협객(俠客)들과 한판 붙을 것이다. 매우 흥미진진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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