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뒤집어본 정동영과 정세균 파동

<이슈> 민주당 내홍, 봉합하지 말고 터지게 하자

정도원 | 기사입력 2009/04/05 [06:34]

다시 뒤집어본 정동영과 정세균 파동

<이슈> 민주당 내홍, 봉합하지 말고 터지게 하자

정도원 | 입력 : 2009/04/05 [06:34]
2008년 4월 치뤄진 18대 총선 직후 전라북도 전주덕진 선거구에 재보궐 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총선에서 무주군수 출신 김세웅 후보가 당선됐었다. 전주 덕진은 2007년 12월 대선에서 범 민주계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정치적 고향이다. 그러나 정동영은 대선패배 이후 치뤄진 총선에서 서울 동작에 출마했다가 한나라당이 정동영 저격수로 급히 투입한 정몽준에 의해 낙마했다. 정몽준이 먼저 동작 출마를 선언한 상태였다면 정동영은 동작 지역구를 선택할리가 없었다.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참패하고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의 표적공천에 희생된, 상처투성이 정동영은 미국 공부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정동영 전 장관이 미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전주 덕진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김세웅 의원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은 단계별 사법부 심판대를거쳐 거쳐 2008년 12월 24일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언론은 일제히 미국에 체류 중인 정동영 전 장관에게 시선이 모아졌다. 정동영이 자신의 고향에서 실시될 4.29재보선에 출마할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세균 민주당 지도부는 침묵했다.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침묵하면서 별 다른 반응을 외부로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들은 집요하게 정 전 장관의 입장을 묻게 되고 정 전 장관은 " 생각을 깊게 안했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 전 장관의 발언은 재보선 출마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는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이 와중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조용했다.
 
2009년 1월이 시작되면서 4.29 재보선 지역이 윤곽을 나타나고 미국에 체류 중인 정동영 전 장관의 움직임이 조금씩 출마 쪽으로 가시화 되는 기사들이 정치면에 등장했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장고에 들어가는 태도를 취함에 따라 언론들은 정 전 장관이 출마하게 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정동영 전 장관이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고심에 고심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에서 이에 대한 찬반 분위기가 엇갈리기 시작하자 정세균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건에 대해서 함구령을 내렸다.
 
그러나 2월 3일 정세균 당 대표의 입을 자처해온 민주당 대변인 최재성 의원이 돌연 대변인직에서 물러난다. 공교롭게도 최재성 의원은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는 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는 옳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마치 정동영 전 장관의 정치복귀를 막으라는 정세균 대표의 특명을 받고 대변인직을 그만 두고 작심한 듯 '정 전 장관의 정치복귀는 아직 시기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역의원 가운데서 정세균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최재성 의원이 가장 먼저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에게 전주덕진 출마 생각을 접으라는 공개메시지를 미국으로 보낸것이다.

최재성 의원의 공개적인 정 전 장관의 출마반대 발언 이후 민주당은 서서히 내홍 속으로 들어갔다. 이종걸 의원을 중심으로 정 전 장관의 복귀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하나 둘씩 이 논쟁에 가세했다.
 
3월 8일 최재성 의원은 정동영 때리기에 최선봉에 선다. "나 같이 지역구나 챙기는 의원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하고는 달라야 한다'는 자극적인 언어를 구사해 정동영 출마반대 여론 만들기 총대를 멘다. 이에 정동영 지지모임인 '정통사람들'이 9일 '최재성 의원은 입을 다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게 이른다.
양측이 감정싸움으로 이어가는 와중에 2월 11일 송영길 의원이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동영의 전주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며 최재성 의원 대열에 공개적으로 합세한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당 중진들이 철저하게 침묵을 지키는 사이에 정 대표 측근 386의원들이 정동영을 질타하는 대목이 계속이어진다. 이 상황에서 정동영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물타기 시간을 갖는다.
 
3월 5일 언론들은 최재성 의원이 미국에 간다는 뉴스를 내보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에서 정동영 전 장관을 만나 '공천불가'라는 정세균 대표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정동영 측은 즉각적으로 최재성 의원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미길에 오른 최 의원은 정 전 장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당초 만날 약속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발 소식통들에 의해 정 전 장관이 조만간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진 직후인 3월 11일, 이미경 사무총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이 공천을 못 받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당 지도부가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시사한 발언이었다.

당 지도부의 공천불가 분위기를 파악한 정동영 전 장관은 13일 미국에서 재보선 출마를 전격 선언한다.
고향인 전주 덕진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그리고 민주당이 어렵기 때문에 정동영이 돌아가서 민주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과 당 지도부가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견해도 밝혔다.

정 전 장관이 출마의사를 확실하게 밝히자 3월 15일 최재성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내 친 정세균 386의원 10명이 정동영 출마반대를 골자로한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뿐 만아니라 정 전 장관이 귀국 보따리를 급하게 챙기고 있을 시간,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전주 덕진과 부평을 재선거구를 전략지역으로 확정해 발표한다. 정 전 대표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당내 시스템을 발빠르게 갖춘 것이다. 한나라당도 아니고 민주당에서 자신에 대한 정치복귀를 조직적으로 반대하는 와중에 3월 22일 오후 정 전 장관은 2천여명이 지지자들의 공항 환영을 받으면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곧 바로 고향인 전주 덕진으로 간다.

정동영이 귀국길에 오르자 정세균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동영 공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두 사람은 언론이 주시하는 가운데 24일 양자회동을 갖지만 정동영은 정세균 대표가 주장한 '선당후사'에 대한 해석을 분명히 달리한다. 지지자나 당원들의 여론을 중요시 하는 것이 진정한 '선당후사'라는 것이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자신의 출마에 호의적이라는 것을 무기로 삼은 것이다.
결국 정동영 귀국 이후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은 각각 달리 해석하는 '선당후사'의 원칙에서 대치하고 있는 셈이다. '선당후사'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맞느냐가 문제해결의 열쇠인 셈이다.


정동영은 재보선을 통해 무조건 원내진입하는 목표를 세우고 귀국했고, 정세균은 이를 무조건 저지하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세균의 무기는 공천권이고 정동영의 무기는 공천장 안주면 지역구 여론을 등에 업고 무소속 출마 강행이다. 정동영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 할 경우 정세균은 이를 막을 재간이 없다. 지역여론이 정동영에 호의적이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당에서 정동영을 압박할 수록 정동영에 대한 동정 여론이 전주덕진에서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세균 대표의 지역구는 전북 무주군, 진안군, 장수군, 임실군이다. 이 지역 출신중 다수가 정동영의 출마 희망지역인 전주 덕진에도 있다. 큰 의로 볼 때 두 사람은 동일지역 출신이라고 볼수 있다.
의원직을 상실한 김세웅 전 의원이 정세균 대표의 지역구인 무주 군수 출신이다. 정세균과 정동영은 전북이라는 범위 보다 더 좁은 사실상 전주권내 같은지역구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 싸움에서 패자는 치유하시 힘든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출신지가 사실상 동일한 전주권으로 집안싸움이기 때문이다.

 
정동영과 정세균의 기 싸움 처음 부터 막을 수는 없었을까?

전주 덕진 재보궐 선거는 우연히 있게 됐다. 대선과 총선에서 만신창이 된 정동영의 정치적 고향에서 있게된 재보선, 미국서 정치복귀 시기를 저울질하는 정동영으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동영은 정계를 은퇴하고 미국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전쟁터에서 참패한 패잔병이 지치고 허기진 굶주린 상태에서 눈을 떠 보니 입 앞에 물병이 놓여있는데 목말라하는 패잔병이 그 물병을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이 고향 전주 덕진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은 개인에게나 민주당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이 확고부동 했다면 당 지도부는 이같은 입장을 정동영에게 은밀하게 전달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이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젊은386 의원들을 앞세워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당의 중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여론몰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분에 대한 예우를 생략한채 이에 걸맞는 처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전주덕진 재보선에 출마할 수 있느냐고 물을 때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지도부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정동영은 왜 말 못했을까. 
정동영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려고 할때 정동영 고문은 당을 위해 필요한 분이니 언제든지 원내진출을 대환영한다고 정세균은 왜 말 못했을까?
 
두 사람 모두 '선당후사'가 아닌 당 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우는 '선사후당'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다.
 
정동영과 정세균의 기싸움은 두 사람 모두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다. 어느 쪽이 상처를 덜 입느냐는 재보선 이후에 그 결과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정동영은 사과하고 정세균 지도체제를 인정한다고 천명하라. 그리고 정세균은 정동영에게 전주덕진 공천장을 주라'는 민주당 중진들의 중재안을 보면 꼭 조직폭력배 두목이 감방 갔다오니 중간 보스가 조직을 장악하고 두목의 복귀를 막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같다. 출옥한 과거 두목에게 이제 세상이 변했으니 새 두목을 형님으로 인정하라. 그러면 식구로 다시 받아주겠다는 것과 흡사하다. 이같은 삭막한 중재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 4.29재보선은 민주당이 심판 받는 선거가 되고 있다. 민주당의 내부갈등, 임시로 봉합 할 이유가 없다. 건강성을 회복하기위해 내홍은 터뜨려야 한다. 정세균 논리가 맞는지 정동영 논리가 맞는지 선거 결과로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을 정하는 것이 순리다. 선당후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더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어느 쪽 해석이 맞는지 다시 한번 되씹어 보자는 것이다.
여기 저기서 '민주당이 깨져야 민주당이 산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이유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 임충섭 2009/04/06 [10:07] 수정 | 삭제
  • 정동영과 정세균간 다툼이 지금 난마처럼 꼬였다.

    물론, 필자는 이 상황이 그다지 복잡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정동영과 정세균이 둘이서 주먹을 불끈 쥐고 빡세게 한판 붙으면 좌우당간에 해결될 문제다. 즉, 정동영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의 구도로 한판 붙으면 누가 센지, 누가 명분을 쥐고 있는지 판가름난다. 특히 누구에게 명분이 있는가는 유권자가 손을 들어줄 것이다.

    참고로, 다수의 사람들은 정동영과 정세균이 빡세게 붙으면 정동영이 이길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곧 는 의미이기도 하다. 5월 1일 정세균의 당의장 사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주먹으로 푸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정세균과 정동영이 붙으면 두 명에 한 명이 반드시 치명상을 입는 것은 당연하고, 그로 인해 민주당의 상처도 심각할 것이라는 것이 그 우려의 근거다. 그런 판단은 백번 옳다.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저지해야하는 마당에 아군의 수장들이 싸우고 한 명이 정계은퇴하며 특히 당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누가 봐도 패착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난마처럼 꼬였다고 하는 이 문제를 가장 피해가 적은 방법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정동영과 정세균이 지금까지 놓은 수를 복기해보자. 누구의 수가 잘못이었는지,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한번 찾아보자.

    정동영 복귀 문제는 작년 말기에 전주 덕진 재선거가 생김으로써 시작되었다. 당시 모 언론에서 이 거론되었다. 그런 류의 거론은 객관적으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었다. 당장에 필자의 입장에서도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혹자는 이를 두고 정동영이 여론을 떠보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펼쳤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동영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언론에 일부 흘리고 여론을 떠보는 것은 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여론에 대하여 정세균 체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단, 정세균은 2월 중순경에 정동영의 복귀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자 라고 공표했고, 당직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그리고 송영길 등 민주당 지도부는 언론에 대고 정동영의 복귀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의사표시를 했다. 혹자는 개혁공천을 거론하며 정동영을 마치 반개혁적 인물로 몰아갔다.

    정세균 체제의 패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정세균 체제는 정동영 문제를 그렇게 풀면 안 되었다. 필자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을 찍지 않았지만, 정세균등 현재 민주당 당권파들은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난 4.9. 총선때 정동영을 수도권에 밀어넣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동영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되었다. 그건 인간적인 배신에 해당한다.

    물론, 정세균 체제의 입장은 이해된다. 그들에게는 정동영이 돌아오는 것이 영 껄끄러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좀더 세련된 명분을 내걸었어야 했다.

    예를 들어 2월 중순부터 라고 사전 포석을 깔았어야 했다. 그리고 정세균 체제는 2월 중순 경에 신속하게 공천을 완결했어야 했다. 이는 정세균 체제가 을 드높이면서 전략적으로 정동영의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랬다면 정동영은 감히(?) 전주 덕진에 복귀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세균 체제는 미련하게도 정동영을 반개혁적 인사로 몰았고, 불필요하게 과거 전력을 거론했다. 정동영의 복귀에 대한 경쟁자의 두려움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정동영으로서는 이를 로 인식했을 것이고, 그래서 오기때문이라도 귀국하려 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지난 2월 중순경에 정세균은 명백하게 자충수를 둔 것이다. 그런데 정세균은 정동영이 귀국하자 또다시 자충수를 한 수 더 뒀다.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지로 묶어버린 것이 그것이다.

    정세균이 전주덕진을 전략공천지로 지정한 것에는 라는 판단이 전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판단은 틀렸음이 판명되었다. 정동영은 충분히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고 무소속 출마를 하면 더 이익이었다. 게다가 정세균이 정동영에게 칼을 내리치면 그 칼날이 곧바로 정세균의 목을 향하게 되어 있다. 정동영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정세균은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에서 사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개의 자충수 때문에 일이 마구 꼬이기 시작했다. 정동영은 지금 무소속 출마의 배수진을 치고 있다. 정동영이 공천배제되면 전주 덕진의 동정여론은 급상승할 것이고, 정동영은 사상 최대의 득표를 하며 화려하게 당선되게 생겼다. 정동영이 당선되는 순간, 정세균은 치명상을 입고 정계은퇴해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면 이 난마처럼 꼬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필자는 전에 라는 중재안을 거론한 바 있다. 그런데 엊그제 4월 3일에 정세균은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주 덕진을 당내 경선지로 돌리는 것은 어떠한가라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렇다면 정세균의 선택지는 전략공천 밖에 없다. 이제 정세균은 정동영을 전략공천하거나 정동영을 공천배제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해야 한다.

    후자가 정세균에게 치명상을 입힌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정세균은 정동영을 내리치는 순간 그 자신이 치명상을 입는다. 후자대로 하면 정세균 체제를 5월 1일에 확실히 총사퇴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해법은 아니다. 맨 위의 우려가 여전히 남는다. 정세균과 정동영이 붙으면 민주당의 상처는 심각할 것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저지해야하는 마당에 아군의 수장들이 싸우고 한 명이 정계은퇴하며 당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누가 봐도 패착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밖에 없다. 정세균이 자기 손으로 정동영을 전략공천하고, 정동영을 선대위장으로 임명하여 재선거를 지휘케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동영도 살고 정세균도 산다. 민주당은 4.29. 재보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승리의 영광을 안고 정세균은 5월 1일에 명예롭게 당대표를 사퇴할 수도 있다. 지난 2월에 자충수를 두고 전주덕진을 전략공천지로 묶어버림으로서 또다시 자충수를 둔 책임을 그렇게 명예롭게 해소할 수도 있다. 이게 정세균에게는 최선의 유종의 미다.

    어쨋거나, 이제 시간이 없다. 정세균은 결자해지해야 한다. 정세균은 통 크게 결단해야 한다. 정동영을 전략공천하는 등 재보선 5지역에 대한 공천을 확정하고 신속하게 재보선 체제로 들어가야 한다.
광고
광고
광고
지자체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