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에 당력을 총동원할 필요있나?

민주당은 5월 1일에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도원 | 기사입력 2009/04/19 [01:29]

집안싸움에 당력을 총동원할 필요있나?

민주당은 5월 1일에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도원 | 입력 : 2009/04/19 [01:29]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경주 유세에서 무소속 후보 비난 안해
 
▲  집안싸움은 집안싸움으로 끝나야 한다. 전주 덕진 선거구에서 경쟁 중인 정동영 무소속 후보와 김근식 민주당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민주.com
집안싸움과 집 밖싸움은 달라야 한다.
 
집안싸움은 식구끼리 싸움이기 때문에 남들과의 싸움 보다는 그리도 좀 질서가 있어야 한다.
 
물론 싸움의 당사자 들이야 사생결단의 싸움이지만 직접적인 싸움의 당사자가 아닌 다른 식구들의 입장에서는 집안싸움 이후도 긴 안목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지난 16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경주선거 현장을 찾았다. 자당의 정종복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것이다. 경주는 지금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치열한 전투를 치루고 있다. 정수성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친한 인사라고 해서 친박후보로 불리운다.
 
전주 선거판에서 무소속정동영과 민주당 김근식 후보의 격돌을 민주당 집안싸움이라고 하듯이 경주도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친박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격돌을 한나라당 집안싸움이라고 부른다.
 
여야 각 당의 집안싸움 현장이 전라도 전주와 경상도 경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두 곳의 싸움 형태는 크게 차이가 난다. 두 지역 무소속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후 각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복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같지만 무소속 후보를 대하는 두 정당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경주에서 자당의 후보와 싸우는 무소속 후보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면서 차분하게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 지도부는 전주에서 민주당 후보와 싸우는 무소속 후보들에게 인간 말종이라는 식으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정동영 후보의 공천을 놓고 민주당 지도부는 정동영 후보와 지루한 기싸움을 치뤘다. 그러나 이미 정동영이 당 지도부의 바램과 달리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했고 전주 선거는 부평을과 달리 여야대결보다는 민주당 집안싸움으로 규정됐다.
 
부평을 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그 결과는 이명박 정부 심판으로 몰고 갈 수 있지만 전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민주당 지도부가 부평을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후보를 비판하는 것 보다 집안싸움이라는 전주 선거판에서 정동영 후보를 비난하는 수위가 훨씬 높다. 집안싸움이 집밖싸움 보다 더 치열하다는 의미다. 집안싸움이 더 치열하다면 이것은 시작부터 집안싸움이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미 민주당을 탈당한 정동영 후보를 경쟁자도 아닌 적으로 간주해버린 셈이다.
당선돼도 민주당 복당은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엄포 속에 증오에 가까운 감정이 내재해 있다.

이미 판은 벌어졌다. 그 선택은 전주유권자들의 몫이다. 집안싸움이라면서 경쟁자의 수준을 넘어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민주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해 누군가는 냉정하게 이번 선거판을 정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싸움은 될 수 있으면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민주당의 집안싸움은 4월 29일 일단 끝난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무소속 후보들을 한나라당 후보들 보다 더 증오하고 경쟁자가 아닌 적으로 간주한다면 집안싸움은 더 길어 질 수도 있다.

공천을 안주면 무소속이고, 복당이 안되면 그 다음 수순이 자명하지 않는가? 새로운 당이 만들어 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공멸아닌가? 공멸은 다 함께 망한다는 것이다.

집안싸움은 집안싸움 답게, 집안에서 끝내야 한다. 전주의 집안싸움이 여의도로까지 이어져 장기전으로 들어간다면 모두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집안싸움에 모든 당력을 다 동원한다면 그것은 이미 집안싸움이 아니다. 4.29당사자들은 사력을 다하겠지만 공당의 입장은 분명 달라야 한다. 민주당은 5월 1일 이후에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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