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참석'한일영웅 이수현 추모회'대단

'의인의 날'제정 의인의 고귀한 희생 기리고 교훈화하자

김환태 | 기사입력 2007/02/03 [10:06]

일왕참석'한일영웅 이수현 추모회'대단

'의인의 날'제정 의인의 고귀한 희생 기리고 교훈화하자

김환태 | 입력 : 2007/02/03 [10:06]
대성황 이룬 '의인 이수현' 6주기 일본 추모회

  제2 제3의 지하철 의인 이수현 영웅들의 살신성인을 마다않는 맹활약이 연일 감동을 주고 있다.2월1일 오후 7시 56분 지하철 4호선 총신대역에서 철로로 떨어진 강모(50)씨를 회사원 조모(38)씨가 번개같이 뛰어들어 간발의 차이로 구해냈다.정말 장한일이 아닐 수 없다.이러한 자기 희생적 영웅적 생명구조 활약은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다.

  2005년 8월 10일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의정부시에 사는 최성환(48)씨가 술에 취해 실족한 30대 취객을 구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들어 열차 진입 불과 10여 초 전에 구해냈는가 하면 2006년 6월 22일에도 2호선 시청역에서 김일영(35)씨 등 3명이 함께 뛰어 내려가 실족하여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해냈다.다음날인 8월11일에도 5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당시 서울예대생 이정민씨 등이 힘을 모아 선로에 떨어진 만취 승객 신모(34)씨를 구해냈다.

  2006년 7월 4일에는 1호선 종각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선로에 떨어진 20대 승객을 강옥돌(28)씨 등 3명이 함께 구해냈다.이처럼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내는 생명구조 활약은 비단 지하철에서뿐만 아니라 물놀이,화재현장등에서도 많이 있어왔다.이와같이 남을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의로운 일에 뛰어드는 아름다운 선행은 살신성인,생명존귀,상부상조하는 국민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일본에 유학중 일본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의인 이수현씨의 고귀한 자기희생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007년 1월26일은 한일양국에서 의인(義人)으로 기리는 고(故)이수현씨(당시 26세,고려대 무역학과 4년휴학) 6주기 추모일이었다. 의인 이수현씨는 6년전인 2001년 1월26일 오후7시18분 쯤 일본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신오쿠보 전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중 술에 만취한 사카모토 세이코(37세)씨가 미끄러져 철로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다른 일본인인 세키네 시로(47)씨와 함께 철로로 뛰어내려 구하려는 순간 때마침 역으로 들어오던 전철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씨의 의로운 희생은 생명의 존엄이 경시되던 이기주의적 각박한 세태속에서 목숨을 던진 희생으로 생명의 존귀함이 어떻다는 것을 보여준 일대사건으로 한일양국 모든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살신희생의 고귀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러한 의인 이수현씨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1월26일이 되면 일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추모행사가 열려왔다.

 특히 이번 6주기 추모행사는 그 어느때보다도 성대하게 치러졌다. 일본 도쿄소방회관에서 열린 의인 이수현씨 6주기 추모회및 이수현씨 일대기를 다룬 한일합작 영화 시사회에 아키히토 일본천황 부부를 비롯 아베신조 총리부인 아키에여사,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부부,이지마 히데타네 일한경제 협회장,라종일 주일한국대사 부부,재일동포 야구선수 장훈씨등 한일양국 각계각층 주요인사들이 참가하여 자리를 빛냈다.

 사고직후 이수현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씨의 부모 이성대,신윤찬씨를 황궁으로 초대,극진히 위로했던 아키히토 천황은 처음으로 민간영화 시사회에 참석,2시간동안 이수현씨 추모영화를 관람하는 이례적인 성의를 표하였다. 아키히토 천황은 이자리에서도 이씨부모를 다시금 위로하고 주연배우인 이태성씨와 영화제작자들을 격려하였다고 한다.

 또 추모행사에는 이씨가 보여준 용기있는 행동과 고귀한 희생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보내준 위로금으로 만든 이수현장학금을 받아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시아 16개국 281명의 학생들 다수와 이씨가 다녔던 일본어학교 재학생들도 대거 참석하여 이씨의 의로운 행동을 기렸다.

 물질적 보상과 법적예우에 치중한 형식적 의사상자 예우

  일본에서 성대하게 거행된 의인 이수현씨의 6주기 추도회를 보면서 남을 위해 희생한 의사상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의사상자(義死傷者)자는 직무외의 행위로써 타인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람을 말한다. 타인의 생명을 위하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거나 살신성인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의인들을 기려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우리나라도 1991년 '의사상자와 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게 되었다.

  법 제정 이후 법의 미비점을 꾸준히 보완,의사상자와 그 가족및 유족에 대하여 보상금을 지급하고,의료급여,교육보호,장제보호,취업보호등 국가적 차원에서 예우를 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상금의 경우 법률이 시행되기전인 1970~1980년대에는 장례비에도 못미치는 60만원을 의사자에게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하였으나 법제정 이후에는 사망당사의 '국가유공자등 예우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 기본연금 월액의 24배를 보상받고 의상자는 의사자유족 보상금액의 최고 100%(보상등급1급)~40%(보상등급6급)에 해당하는 보상급을 지급받는다.

  2004년 부터는 의사자들도 국립묘지에 안장하는등 예우수준을 대폭 개선하였다. 의상자에 대한 취업기회도 넓혀 공기업인 한국지역 난방공사는 2006년 박태희(47)씨등 의상자 4명을 특채하기도 하였다.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전인 1991년 이후 2006년까지 국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혜택을 받은 사람은 의사자 250명,의상자 114명,총 364명이다.

  그러나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시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위보다 남을 위해 희생한 의인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상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정부도 이러한 미비점을 인정하고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을 돕다가 가벼운 부상을 입거나 물질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보상을 받을수 있도록 법을 보완하였다.

  우선 의사상자 인정범위를 기존의 범죄행위,교통사고,천재지변 외에 여름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물놀이 사고 상황시 구조활동'도 포함시켰다. 또한 타인을 돕다가 가벼운 부상을 입었거나 물질적 손해를 입은경우 의사상자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특별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며 의상자로 결정된후 피해가 커지면 부상등급 조정 신청을 통해 추가보상을 받도록 보완하였다.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토록 예우를 강화하고 의사상자 인정신청 절차도 기존의 사고지역 자치단체장에게 하게 되어있던 것을 거주지 자치단체장에게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의인의날'제정 의인의 고귀한 희생기리고 교훈화하자

  의사상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예우는 당연한 국가적 책무다. 정부가 꾸준히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는등 의사상자에 대해 기울이는 관심과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바라는것이 있다면 의사상자의 의로운 희생이 보상등 예우로만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금번 의인 이수현씨 6주기 추모식에 일본의 정신적 지주인 천황부부가 참석하여 국가적 행사로 의로운 희생을 기린데서 보듯 의사상자들의 희생정신을 국민정신 구현화 차원으로 교훈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의인의 날'을 제정하여 정부차원에서 매년 기념행사를 거행함으로써 의사상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선양하고 더하여 의인들의 희생적 행적을 방송,언론소개를 병행한다면 국민의 희생,봉사정신 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의인들의 의로운 행적을 책으로 만들어 각급 교육기관에 배포하고 도서관에 비치하고 특히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의인의 행적에 대해서는 교과서에 실어 교훈화 하는것도 적극 검토시행할 필요가 있다. 또 의인 이수현씨 일대기를 영화로 만든것처럼 뛰어난 의인들의 일대기를 영화나 방송드라마로 만들어 모든 국민이 의인의 희생을 기리면서 감동을 나누고 행동화하는 계기를 만드는것도 뜻있는 일이 되리라 본다.

  이제 우리나라도 의사상자들에 대한 법적 예우와 물질적 보상부분은 틀을 갖춘만큼 이제 한차원 더높여 정부와  전국민이 함께하는 의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선양하고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 행동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일본에서의 의인 이수현씨 추모회는 그런점에서 시사하는바가 크다.한일양국 우호증진 목적이 있다손 치더라도 천황까지 참석,이수현씨의 희생을 기리는 모습은 고맙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게 사실이다.

 김환태/뉴민주닷컴 대표
http://newminj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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