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이 뛴다고, 추미애도 뛰겠다?

메기가 뛴다고 미꾸라지도 뛰는 꼴이 보기 흉해

조영환 | 기사입력 2006/09/11 [16:14]

조순형이 뛴다고, 추미애도 뛰겠다?

메기가 뛴다고 미꾸라지도 뛰는 꼴이 보기 흉해

조영환 | 입력 : 2006/09/11 [16:14]
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과 조순형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상징으로서 각각 선대위원장과 대표를 맡아 열린우리당의 광풍에 맞서 국회의원 선거를 이끌어 갔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매우 다른 모습으로 지난 17대 총선을 이끌었다. 조순형은 노무현 탄핵의 정당성을 견지하며 선동세력에 대했으며, 추미애는 노무현 탄핵을 참회하며 선동세력에 굴복하였다. 조순형과 추미애의 본질은 서로 매우 상충되며, 그들의 정치적 지향 또한 정반대가 될 것이다.
 
지난 17대 총선 기간에 조순형 후보가 노무현 탄핵의 정당성을 굽히지 않고 한국정치사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상징적으로나마 극복하기 위하여 대구에서 출마하였지만, 그 동안 추미애 의원은 광주에서 삼보일배를 하면서 노무현 탄핵의 부당성을 참회한 사람이다. 필자는 마치 국상을 당한 여인처럼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치며 광주의 대로를 삼보일배하던 추미애씨의 추한 모습이 방송된 사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추미애 의원의 삼보일배 참회에 대한 필자의 비판은 지금 생긴 것이 아니다. 17대 총선 당시에 필자는 추미애 의원의 추한 삼보일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였다. 노무현 탄핵을 국가적 반역으로 규정하여 삼보일배하던 추미애씨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필자가 주도했다. 조순형 후보가 대구에서 출마한 사실을 대구경북 민주당을 대표하여 필자가 환영사를 읽었고, 추미애 의원에 대하여는 대구경북 민주당 출마자들과 함께 ‘추미애 출당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여 MBC뉴스로 기록되어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순수성을 필자도 집권 전에는 크게 믿었다. 부패한 수구세력의 청소에 노무현 같은 무연고의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오판을 했었다. 그러나 집권 후 ‘바보’ 노무현은 정말 교활한 노무현으로 둔갑했다. 그의 본질은 지역주의에서 곧바로 좌파사상으로 돌변하여 나타났다. 민주당을 박차고 나가서 좌파정당을 만든 노무현은 탄핵될 당시에 이미 반국가-반국민-반이성적 행태를 충분히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이에 필자도 당시에 “노무현 탄핵지지”라는 어깨띠를 메고 총선 방송토론에 임할 정도로 노무현의 대통령직 무자격성을 읽었다.
 
탄핵에서 되돌아 온 노무현의 행보는 더 갈팡질팡 했으며, 마치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듯한 제스처를 쓰면서까지 국민들을 농락했다. 노무현의 국가혼란과 국민농락은 이미 집권초기에 충분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노무현의 모습을 보고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마치 왕조의 몰락처럼 슬퍼하고 참회한 추미애는 결코 ‘원칙의 정치인’이 아닐 것이다. 강금실, 추미애, 박근혜는 노무현 세력이 방송으로 만든 ‘사이비 영웅(pseudo-heroin)’들로 필자는 본다. 다루기 편한 만만한 여자 정치인들을 노무현 세력은 방송을 통하여 고의적으로 키운 것이라는 세평도 있다.
 
최근 추미애씨가 미국에서 돌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서 정치훈수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지역구민을 잘 섬기는 것이 정치적 성공의 핵심인 것처럼 사사 받았다고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정치의 기초적 지식을 대단한 것으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사사 받은 모양이다.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치훈수를 받은 사실이 크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미애씨는 한번 자신의 양심에 반추해봐야 할 것이다.
 
오늘날 여성들의 정치권 진출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판에 정신없이 설치는 여성들의 맹목성을 잘 분석한 알랑 블룸의 충고도 한번쯤은 참조보기 바란다. 민노당과 여성계의 강력한 지지로 헌법재판소장이 되려는 전효숙씨의 편법에 대하여 노동계와 여성계가 침묵하는 악덕과 위선을 사회적 약자 편에 섰다고 자처하는 자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말세가 되니까, 계층, 성별, 종족, 지역, 혈통에 따른 원초적인 편견이 판단의 기준으로 등장하여 원초적인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다.
 
여성이나 서민이란 이유로 편파적으로 비호 받는 것이 부자나 남자라서 사회적으로 우대받는 것과 같은 원초적 악덕이다. 실력도 지조도 없이 방송에 의해서 조작되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자신의 실체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 오늘날이다. 이미지가 실체를 대체한 후기현대사회에서 피상적 이미지 게임이나 하려는 무늬만 그럴싸한 정치인들은 개인과 국가에 폐를 끼치게 마련이다. 껍데기가 알맹이를, 이미지가 실체를, 허상이 실상을 덮쳐버린 정치연예인 추미애씨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분수를 꼼꼼히 따져보기 바란다. 수치를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은 자신과 공동체를 해친다.
 
결과적으로 노무현의 탄핵은 옳았음이 판명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급격하게 돌아가는 국내외적 상황을 소화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정치인으로서 진작 퇴출되어야 했었다고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고 있다. 노무현의 탄핵을 참회하며 삼보일배한 쇼를 모든 방송에 연출한 추미애씨는 미숙한 정치인이다. 노무현 탄핵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가진 조순형 의원의 부활에 맞추어, 노무현의 탄핵을 애통해한 자신도 부활할 수 있으리라고 추미애씨가 믿는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추미애씨는 노무현의 몰락과 함께 몰락해야 할 몽상한 세력의 아류일 뿐이라고 국민들은 느낀다.
 
정치판에서 ‘메기’가 뛴다고 ‘미꾸라지’도 뛰면 안 된다. 노무현의 탄핵을 끝까지 견지한 원칙주의자 조순형이 뛴다고, 노무현의 탄핵을 소복입고 참회한 비원칙주의자 추미애가 동시에 뛸 수는 없다. 흔히 초록이 동색 같지만, 가끔 초록은 결코 동색이 아닌 경우도 있다. 조순형과 추미애의 경우가 그렇지 싶다. 필자는 추미애씨에게 강의 듣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지가 참으로 궁금하다. 정치적 연예인(celebrity) 추미애는 정치적 영웅(hero) 조순형과 질적으로 상충된다.

 조영환 / 올인코리아 편집인 http://allinkorea.net

글쓴이 조영환은 15대 / 17대 총선 당시 경북울진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0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 당선을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버클리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인터넷신문 '올인코리아'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하고 있습니다. '뉴민주닷컴'은 '올인코리아'와 기사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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