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 24명 장례식 속 ‘슬픈 등굣길’

온라인서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커뮤니티 루리웹 ‘하루카씨’ 추모 물결

뉴민주신문 | 기사입력 2014/04/25 [14:18]

단원고 학생 24명 장례식 속 ‘슬픈 등굣길’

온라인서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커뮤니티 루리웹 ‘하루카씨’ 추모 물결

뉴민주신문 | 입력 : 2014/04/25 [14:18]
세월호 침몰 사고 열흘째인 25일 사망자 수가 총 181명으로 집계됐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 3시 10분께 선내 4층 격실에서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사망자는 181명이며 구조된 인원은 174명이다. 추가 생존자는 사고 첫날 이후 현재까지 들리지 않아 실종자 가족은 물론, 전 국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오전 8시 안산 단원고 학생 희생자 24명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안산장례식장에서는 세르코프 빌라체슬라브(17) 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러시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세르코프는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되고자 했던 수영 꿈나무였으나 이번 사고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삶을 마감했다.
 
이어 단짝이었던 빈 모(17), 홍 모(17), 김 모(17) 군 등 3명의 발인식이 동시에 진행됐다. 생전 가장 친했던 세 친구는 한날 한시 장례를 치르고 영면에 들어갔다.
 
당국의 허술한 시신 인도 절차로 유족들이 애를 태웠던 희생자의 장례식도 이날 오전 9시50분 안산단원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김 모(17) 양 유족들은 지난 18일 딸의 같은 반 친구인 김 모(17) 양을 자식의 시신인 줄 알고 장례를 치르려다 뒤늦게 시신 안치 과정에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가슴을 쳤었다.
 
그런데 이번엔 희생자 유가족들이 장례식장 부족 사태로 안산지역에 빈소 마련이 힘들어지면서 다시 한 번 고통받고 있다.
 
안산시내 장례식장은 13곳으로 최대 시신 98구를 안치할 수 있지만, 단원고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포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를 위해 안산시는 수원·부천·안양·화성·시흥·용인·성남 등 인근 7개 지역에 안치실 280여곳과 빈소 170여실을 마련했지만, 유가족들은 거주지역이 아닌 곳에서의 장례를 거부하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진도에서부터 안산 시내 장례식장이 포화 상태이니 다른 지역에 마련된 장례식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유가족들이 안산에서 장례를 치르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단원고 교사와 학생 희생자는 137명(학생 133명·교사 4명)이다.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에는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등 모두 339명이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승선했다. 이 가운데 구조자는 77명에 불과하며, 125명은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이러다보니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안산 단원고는 지난 24일 사고 이후 첫 수업을 진행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와 주변 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고가 수습 되지 않고 여전히 희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학습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걱정이다.
이날 오전에만 교내로 10여대의 영구차량이 지나갔고 영구행렬을 지켜보는 학생들의 표정 속에서는 침통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학교 정문은 물론 학교로 향하는 거리 곳곳에는 온통 ‘무사귀환’을 기원하거나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과 메모들로 가득했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서두르지 않고 교사와 학생들의 심리 치료에 집중하는 한편 정규수업 시행 여부는 이후 치료 결과에 따라 판단하기로 했다.
 
한편 여객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기념관에는 25일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근길에 짬을 내 분향소를 방문한 추모객들은 앳된 얼굴의 영정사진을 마주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등교하던 학생들도 분향소에 들러 선배, 친구, 후배들과 눈물의 인사를 했다.
 
앞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단원고와 자매결연을 한 충남 서산 한서대학교 봉사봉아리 회원 5명이 분향소 주변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도왔다.
 
도와 안산시는 분향소가 차려진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4만2770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 물결이 퍼지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하루카씨’라는 아이디의 사용자가 ‘수학여행’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0시50분께 올라온 ‘내일 수학여행 가는데 밀린 애니들을 못 봤네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겨우 볼 수 있겠네요. 뭔 제주도를 3박4일이나 가는지…’라고 적혀 있다.
 
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하루카씨’는 단원고 학생 최 모 군으로 밝혀졌다.
 
결국 ‘하루카씨’가 남긴 “충사.. 죠죠.. 러브라이브..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겨우 볼수 있겠네요 어우 뭔 제주도를 3박4일로 가는지..”라는 짧은 문장이 고인의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게임 전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회원 ‘하루카씨’를 위해 하늘에서라도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즐기라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