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랑' 에서 보여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에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뉴민주신문

영화 ‘명량’의 흥행 돌풍이 거세다. 왜 지금 난세의 영웅 이순신에게 열광하는가? 영화를 본 이들은 “‘명량’의 인기는 단순한 영화적 재미를 넘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이순신 장군처럼 존경할 만한 지도자를 대중이 강렬히 원한다는 반증 아니겠나?” “역대 최단기간 1000만 관객 돌파란 신기록은 ‘명량’에서 보여 준 충무공의 애국심에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반증 아닐까?”라고 입을 모은다.

관객들의 말 가운데 ‘반증’은 ‘방증’이라고 해야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다. “반증 아니겠나?” “반증 아닐까? ” 처럼 사용하면 영화 ‘명량’의 흥행 질주가 이순신 장군과 같은 영웅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대중의 열망이나 그의 애국심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관심에 반대되는 근거가 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않음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에겐 범죄사실을 뒤집을 만한 반증이 없다”와 같이 쓰인다. ‘반증’은 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걸 증명한다고 볼 수 있는 사실을 뜻하기도 한다.

 

주로 ‘~는 ~다는 반증이다’ 꼴로 사용된다.이때는 “배우 김보성의 ‘의리 신드롬’이 거센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의리에 목말라 있었다는 반증이다” “대선주자들의 롤러코스터 지지율과 순위 변동은 역설적으로 확고한 차기 지도자가 없다는 반증이다”처럼 앞뒤에 서로 상반되는 얘기가 나오게 된다.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진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주거나 그 증거를 이르는 말이다. “배우의 몸값은 곧 그의 인기를 방증한다” “스포츠에 체력이나 실력 말고도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바로 천적 관계다”와 같이 쓰인다.

 

두 낱말 모두 증거를 들어 밝히는 일과 관련 있는 말이지만 ‘방증’이 정황을 뒷받침하는 간접적 증거라면 ‘반증’은 그렇지 않음을 단정하는 반대되는 증거란 점에서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