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보다 더 글 잘쓰는 '최재천' 강의

2시간 동안 휴식없는 강의, 'DJ 서거후 한반도 문제' 명쾌한 분석

추광규 | 기사입력 2009/10/09 [16:59]

기자들 보다 더 글 잘쓰는 '최재천' 강의

2시간 동안 휴식없는 강의, 'DJ 서거후 한반도 문제' 명쾌한 분석

추광규 | 입력 : 2009/10/09 [16:59]
웬만한 기자나 글로 먹고사는 작가들 보다도 더 글을 잘쓰는 최재천. 법무법인 한강의 대표 변호사이자 이화여대 로스쿨 등의 겸임교수 이기도 한 그가 2시간 짜리 열강을 펼쳤다. 8일밤 안산 여성인력개발센터 강당에서 있었던 통일포럼 초청강연 자리에서 였다.
 
이날 그의 강연은 안산통일포럼(집행위원장 서상철)이 개설한 '평화통일지도자과정' 제10기생을 위한 강좌였다. 강연은  'DJ 서거와 한반도의 숙제'라는 제목으로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이후 한반도 정세를 조망하는 심층적인 내용을 다뤘다.
 
 
▲ 8일 밤 열강을 펼치고 있는 최재천 변호사  ⓒ 추광규    
 
원자바오 총리의 북한 방문과 미국의 대북한 정책의 변화
 
최재천 변호사는 이날 강연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진보진영이 직면하고 있는 위축된 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먼저 지적했다. "남븍관계에 있어 한 축을 담당해 온 민주당과 진보세력은 자신의 담론을 상실해 버린 채 대북, 대정부 모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것.
 
이처럼 아젠다 형성의 주도권을 상실한 것은 정권을 내준 이유도 가장 큰 한 몫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듯한 양상을 나타냄으로서 진보세력의 피로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한반도의 한 행위자로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상수화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남북간 적대적 상호의존의 상황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의 대결국면 창출을 억제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어 내고자 한다면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다시금 한반도 행위자로서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키는 근본적 해결책이 된다", "정부의 지원에 안주해 있던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생적인 정책생산과 대북 사업을 구상해 나가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북핵 관련 해서는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라는 소주제를 다뤘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있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핵 없는 세상 만들기 라는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다"고 전망하면서 이를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 초보적인 틀의 고민을 해본다면 "첫째, 거시적 차원에서 핵 없는 세상 그리고 이를 구체화 한 지역적 차원에서의 비핵화 노력은 핵보유국의 핵감축과 비핵보유국의 비확산공약, 그리고 핵 우산 정책의 안정적 변환이 함께 이루어질 때 가능한 현실이 될것이다. 어느 일방의 선 이행만을 강요하는 것은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둘째, 비핵화 노력은 지역내 국가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할때 성과적으로 이행될 수 있다. 상호신뢰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의 비핵화 논의는 안보 경쟁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비핵화 또한 미북관계, 일북관계의 정상화가 북핵문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핵무기의 감축과 비확산 공약의 이행은 안정적인 지역안보체제의 창설 노력과 병행되어야 한다. 지역안보체제를 통하여 핵우산 아래에 있는 국가들의 안보불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키는 노력이 함께 진행되어야 지역에서의 비핵화를 현실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기본적인 틀에서의 방향을 제시했다.
 
 
▲   이날 있었던 포럼 참가자들의 강의 참가 열의는 대단히 높았다. 2시간여 진행된 이날 최 변호사의 강연도중 5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 중 이석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  ⓒ 추광규  
 
일본에 새롭게 들어선 민주당 정권에 주목한 최재천
 
최재천 변호사는 이날 강의에서 당초 배포한 원고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 나갔다. 그가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일본을 활용한 대북관계 개선인듯 했다.
 
최 변호사는 현재 내부적인 동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랜드 바겐 정책만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례로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과 관련 북한측이 발언했다는 6자회담 복귀입장 표명에도 우리 정부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것은 크게 잘못이라는 것.
 
그는 이와 관련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 우선 주목했다. 북한은 당초 6자회담에서 빠지면서 6자회담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선언을 한바 있는데 이런 강경한 기류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좀더 전향적인 선언이나 발표를 기대했는데 이런 기대치에 못미침으로서 미국과의 대화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최 변호사는 계속해서,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적인 힘에 의한 고착상태 타개가 필요한데 미국의 경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기에 일본의 민주당 정권에 기대한다며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하토야마 총리가 내세우는 외교정책에 주목했다. 바로 '우애'라고 해석되는 하토야마 총리의 외교관은 프랑스 혁명의 3대 이념중 하나인 '박애'인데 이 개념이 하토야마 총리에 의해서는 '우애'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되어 동북아 평화론으로 집약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최 변호사는 문제는 이 같은 일본의 전향적인 외교적인 정책 전개와 함께, 북한이 아직 까지 받지 않고 있는 '배상금'과 관련 그 금액이 10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추산되는데 만약 현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과 협상을 통해 이 자금이 북한으로 투입된다면 '평화적 분단 고착화'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 도 있다고 진단했다.
 
즉 북한이 남한을 동반자로 삼기를 포기하고 중국과 일본을 동반자로 삼아 김정일 체제이후 전개될 집단지도체제 속에서 현재와 같은 남북분단 상태가 계속해서 이어져 가는 상황이 전개될 수 도 있는데 이런 부분을 가장 우려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산통일포럼 진행 '평화통일지도자과정'은 
  
평화통일지도자 과정은 안산통일포럼(집행위원장 서상철)이 지난 2005년 경 부터 봄 가을 각 1기씩 매해 2기의 수강생을 모집해 총 8강을 수강하는 과정이다. 최재천 변호사의 이날 강연은 제10기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의 7강이었다.
 
▲  서상철 안산통일포럼 집행위원장     ©추광규    

안산통일포럼이 마련하고 있는 평화통일지도자 과정은 '한반도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고 있는 이때 경륜을 갖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공존 공영을 통해 민족공동체 수립으로 나아가는데 요구되는 지식과 전략 그리고 비전을 함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오는 10월 22일 부터 시작되는 제11기 통일지도자과정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10월 22일에는 문영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의 '통일문제의 인식과 실천의 출발점'이라는 제목의 강좌가.
 
그리고 11월 12일 이철기 동국대 교수의 '북핵문제의 본질과 한반도 평화의 해법'이라는 제목의 강좌등 총8 강좌가 준비되어 있다.
 
한편 강좌 마지막 순서에서 서상철 집행위원장은 11기 통일지도자 과정에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정세의 변화속에서 참여자가 많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며 뜻있는 분들의 지도자과정 등록을 부탁했다. 통일지도자 과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안산통일포럼의 홈페이지에서( www.tongilforum.org )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인터넷신문 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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