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 백색테러범 엄벌하라

정체불명의 다수 노인들 “백기완이가 왔다”, “꼴통을 까부숴라”

박찬남 기자 | 기사입력 2011/08/03 [15:42]

백기완 선생 백색테러범 엄벌하라

정체불명의 다수 노인들 “백기완이가 왔다”, “꼴통을 까부숴라”

박찬남 기자 | 입력 : 2011/08/03 [15:42]

민주화를 위해 한 평생을 바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도심 한복판에서 테러위협을 당했습니다.

어제(2일) 오후 4시경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희망단식농성장이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을 격려차 찾은 백기완 소장을 정체불명의 노인들이 다가와 입에 담지 못할 말로 위협하고 도구를 이용해 위해를 가하는 등의 테러행위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정체불명의 다수 노인들이 “백기완이가 왔다”, “꼴통을 까부숴라”는 고함을 지르며 백기완 소장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백기완 소장이 방문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택시를 타려는 순간 이들은 택시를 에워싸며 운행을 막고 끌어내리려 했습니다.

이들은 택시를 둘러싸고 위에 올라앉고 그것도 모자라 차밑에 드러누워 택시가 운행하지 못하게 막기까지 했으며 가지고 있던 긴 우산을 창문으로 밀어 넣어 찌르는 등의 위협행위를 서슴치 않고 자행했습니다.

이런 고의적 난동은 10여분 간 진행됐습니다. 이로 인해 대낮(오후4시) 시청 앞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백주대낮에 불법행위를 아무렇지 않은 듯 하는 노인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곁에 있는 경찰들이 이들를 보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날 덕수궁 대한문 주위에는 몇 개 중대의 경비경찰과 사복경찰들이 있었지만 이들의 난동을  사전에 차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오늘(3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이들의 만행과 정부의 묵인 방조를 규탄하는 한편, 이러한 백색테러가 또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논평을 냈습니다.

논평에서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은 “경찰이 이런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제지하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노인들이 대낮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자행하는 ‘백주테러의 시도’를 묵인한 것이다”며

이러한 “반인륜적이고 반역사적인 ‘백색테러’의 범인들을 조속히 찾아내 엄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이런 사태를 그냥 넘기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범죄행위를 묵인 방조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동당 신창현 부대변인은 “백주대낮에 노령의 진보인사에 대한 백색테러가 자행된 것도 충격이지만, 경찰이 손을 놓고 이를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경찰이 진보 단체들의 기자회견에서 구호 한마디가 나오면 이를 불법집회로 간주해 즉시 공권력을 투입했던 것을 상기해 보면, 보수단체에 대한 경찰의 이러한 관용은 불편부당하기만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은 “폭행, 협박, 살인미수, 납치미수, 도로교통방해 현행범을 눈앞에 두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찰의 작태”를 보면 “노년을 형사처벌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새로 생기기라도 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난동을 부린 노인들을 향해 “이명박 정부는 기초노령연금 대상을 축소시키려 한다”며 “노인복지를 위해 여러분들이 싸울 대상은 '좌파'가 아니라 바로 한나라당-이명박 정권”이라고 일침하고, 아울러 "진보신당은 어르신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는 인사를 함께 남겼습니다.<박찬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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