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전 대표의 발언은 도로 열린당"

<김영환 전 의원 글> 통합은 민주당원들의 총의를 담아내야 한다

김영환 전 의원 | 기사입력 2007/03/02 [08:55]

"한화갑 전 대표의 발언은 도로 열린당"

<김영환 전 의원 글> 통합은 민주당원들의 총의를 담아내야 한다

김영환 전 의원 | 입력 : 2007/03/02 [08:55]

어제 모 언론에서 한화갑 전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통합과정에서 국회의원 수가 적은 민주당이 주류가 될 수 없다, 민주당의 원외에서 통합을 반대하면 원내의 국회의원들이 개별 탈당을 하고 전국구 의원들은 제명한 뒤 의원직을 유지한 채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였습니다.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5년 당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화갑 전 대표는 “합당을 하지 않겠다는 당원들의 뜻을 모아 전 당원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분명히 밝혔었고 모 대학 정치전문대학원의 강연회에서는 “민주당과 함께 안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민주당과 같이 했을 때라야만 비로소 정통성, 역사성, 정체성이 부여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민주개혁세력 적자임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중심의 통합과 정치질서 구축을 천명해왔습니다.

 

한화갑 전 대표의 어제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동안 한 전 대표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치적 소신과는 전혀 상반되는 것입니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며 열린우리당으로의 흡수통합론입니다. 백기투항입니다.

 

전통의 민주당을 호남지역당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와해시키려고 혈안이 되었던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공작에도 불구하고 땀과 눈물로 온갖 수모를 견뎌내며 중도개혁이라는 민주당의 정신을 지켜온 민주당 지지자들과 모든 당원동지들에게 형용할 수 없는 허탈감과 비애, 그리고 충격을 안겨주는 발언입니다.  

 

민주당은 결코 몇몇 원내 의원들이나 한화갑 전 대표를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당을 힘겹게 지켜온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노력과 성원에 의해서 그 실체와 정체성을 유지해 왔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은 의원 몇몇이 당원들의 의사와 유리된 형태로 밀실에서 진행될 수는 없습니다.

 

눈물겨운 헌신으로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애당적 의사가 배제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논의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통합논의는 민주당 대의원들과 당원 그리고 지지자들의 합의와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민들의 시선은 항상 준엄합니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국민들로부터 이미 정치적으로 탄핵을 받았습니다. 민주당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단순한 물리적 통합은 또 다른 열린우리당입니다. 위장된 열린우리당입니다. 결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몇몇 의원들의 정치적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또는 단순히 현재 민주당이 처해있는 정치적 위상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중도개혁세력의 통합논의가 진행되어서는 우리 민주당 역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통합논의를 위해서는 우선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를 통해서 모든 당원들의 지혜와 중지를 모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근간으로 민주당이 주체로서 통합의 주도권을 견인해 나갈 때에만 민주당 정신을 계승하는 통합의 장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부단한 혁신과 성찰의 자세로 국민들에게 미래 대안 세력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통합논의는 어려운 정치적 환경에서도 민주당 정신을 의연히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모든 당원동지들의 총의를 결집해내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하며, 이 과정이 있어야만 민주당은 이 땅의 평화, 민주 세력으로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의 중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면면히 이어온 당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 3월 1일, 민주당 전 최고위원 김영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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