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메이크업과 헤어디자인 펼쳐

기자가 나비헤어뉴스 김대우대표와 서용선대표를 어렵게 만났다.

김재수 기자 | 기사입력 2013/03/16 [21:44]

예술로 메이크업과 헤어디자인 펼쳐

기자가 나비헤어뉴스 김대우대표와 서용선대표를 어렵게 만났다.

김재수 기자 | 입력 : 2013/03/16 [21:44]
▲ 나비헤어뉴스의 주인공 김태우 대표와 서용선 대표의 모습                                                              @김재수 기자 

나비헤어뉴스 김태우 대표, 서용선 대표

평일 낮임에도 무척 분주했다. 손님들이 계속 오가고 스태프들은 발걸음이 빨랐다. 청담동에 있는 ‘나비헤어뉴스’ 얘기다. 지난 1982년 오픈한 이후 30여년, 현재도 직원을 40명 가까이 채용할 만큼 거의 중소기업 수준이다. 청담동 미용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곳. 강산이 세 번 바뀌는 그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정상에 서 있는 이 곳. 비결이 뭘까?

두 대표를 만나기 위해 뚜벅뚜벅 계단을 올라가는데 ‘안녕하세요’라며 직원들이 환하게 인사했다. 기자도 저절로 고개를 꾸벅하게 된다. 일단 기분이 좋다. 안에 들어가니 개그맨 임하룡씨 등 몇몇 연예인들의 얼굴도 보였다. 김태우 대표(헤어 부문)와 서용선 대표(메이크업 부문)가 환하게 웃으며 기자를 맞이했다. 

[대한민국이 미용의 메카가 되길!]

82년 오픈할 당시 ‘나비헤어뉴스’는 논현동에 있었다고 한다. 국내 최초로 헤어, 메이크업과 네일, 피부관리 등을 한번에 종합 관리할 수 있는 토탈 뷰티 살롱 개념이었다. 최근 많이 생기는 동종 업체들과 비교해도 여전히 그 규모나 운영에 뒤짐이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다 보니 고정 고객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기고, 입소문을 타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고. 웨딩 관련 손님들도 굉장히 많다는데, 이게 다 입소문의 힘이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날, 누구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신랑, 신부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는 얘기다.

“97년에 사옥을 지으면서 이곳으로 왔지요. 인근 패션업계 등과의 연계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게 주효했고요.”

서 대표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그것만이 비결은 아닐 것 같았다. 살짝 되묻는 기자에게 두 대표가 거의 동시에 같은 말을 했다.

“기술보다는 인성이 중요합니다. 인내하고 성실해야 미용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그냥 평범한 수준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실한 마음으로 계속 손님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요. 그렇게 될 때 헤어디자이너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실력도 같이 느는 거거든요.”

김 대표가 말을 이어갔다.“저도 90년대 중반에 갔었지만 아직도 많은 헤어디자이너들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요. 그만큼 이쪽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는 거죠. 미용을 단지 기술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아트로 인식을 바꿔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거꾸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만드는 거죠. 당당히 ‘나는 한국의 헤어디자이너다.’라고 세계에서 외칠 수 있게 말입니다. 이를 위해 최소 50명의 후배들이 해외 유학을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러고 돌아오면 다시 자기들 샵을 차리고 그러는 거죠. 실제로 가장 보람 있을 때가 독립한 후배들이 연락해 줄 때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는 인서!]

보람 얘기가 나온 김에 서 대표에게 ‘가장 보람 있었던 때’를 물었다. 그랬더니 약간 애잔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90년대 초인가? 지체장애 신랑과 하반신이 없고 등이 굽은 신부가 결혼을 하더라고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메이크업을 해 줬는데,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두 사람이 결혼을 위해 서로 격려하고 그런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어요. 서로 진실하게 사랑하는 것이 느껴진 거죠.”

계속되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가 살짝 말했다.

“사실 12월만 되면 직원들이 다 함께 돈을 모아서 어려운 분들에게 연탄과 쌀 봉사를 해요. 봉사라는 게 마음으로 하는 거니까 크게 내세울 건 못 되고.”

두 대표가 강조한 ‘인성’이라는 것이 약간 애매하게 들린 감이 있었는데, 실제 사례 얘기를 들으니 ‘아, 이런 거구나’ 하고 더 잘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태우 대표는 강연 등에서 항상 이런 말을 강조한다고 한다.

“야구에서도 가장 빛나는 장면 중 하나가 희생번트잖아요? 우리 쪽도 마찬가지에요. 서로가 서로의 일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도록 가끔씩은 내 자신을 희생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로 발전하는 길이에요.”

[미용업도 예술로 발전해야]

기자가 앞으로의 목표를 물자. “지점을 많이 낼 생각은 없어요. 미용이라는 게 다른 프랜차이즈들처럼 본부에서 획일적인 맛이나 기술을 보장해주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의 두상이나 피부 같은 게 다 달라서 똑같은 기술이라도 다 다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말 믿을 만한 후배에게 직영점을 내 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목표는 있어요. 5대 광역시에 저희와 마음이 꼭 맞는 파트너들을 찾는 거죠. 예를 들어 전남 광주에서 결혼하시는 분이 서울까지 올라오시긴 힘들잖아요. 그럴 때 문의가 오면 저희가 그곳의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거죠. 그 반대도 가능하고요. 네트워크 같은 걸 만들고 싶어요.”

오직 미용업계에서만 종사해온 전문가들다운 대답이다. 그들이 풍겨내는 자신감이 일반인들은 감히 생각도 못하는 전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헤어뉴스’란 이름은 마치 신문사나 방송처럼 최신 스타일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런 이름처럼, 두 대표의 꿈이 오롯하게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헤어와 메이크업 시장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하면서 인터뷰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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