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후계자 노무현, 호남을 너무 실망시켰다"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전격증언> 노무현 집권5년과 DJ·호남의 관계

김성애 | 기사입력 2008/11/18 [14:15]

"DJ후계자 노무현, 호남을 너무 실망시켰다"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전격증언> 노무현 집권5년과 DJ·호남의 관계

김성애 | 입력 : 2008/11/18 [14:15]
구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가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겪었던 당내 외유와 협박에 대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11월12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한화갑 전 대표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제야 비로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정치인으로서 그동안 겪어야만 했던 고뇌와 좌절을 털어놨다. 특히 민주당 2002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으로부터 배척됐던 상황에 대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탓하지 않는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나 국민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는 그를 <브레이크뉴스>가 만나봤다. 
 
“DJ 정치뿌리 잇고 싶었다”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는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에 대해 “나를 밀어주지 않을 것을 알고도 경선에 뛰어들었는데 이를 두고 ‘한화갑이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대통령 되려고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뿌리를 이어가고자 출마했었다”고 말했다.     ©김상문 기자
 
지난 4·9 총선에서 무연고지였던 광주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민주당으로부터 ‘배척’ 아닌 배척을 당하고 은둔의 정치 인생을 보내고 있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를 11월12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5년 집권에 대해 “5년 동안 국민의 힘으로 발전해 왔지 정치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며 “(노무현 정권은)우리 사회에서 각계각층을 분열과 대립, 대결의 구도로 몰아갔다”고 평했다.

또한 그는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내 이름으로 작성된 공천장을 가지고 당선된 사람이 노무현, 그럼에도 배척된 사람이 한화갑”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이틀 전 민주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는데 직·간접적 회유로 대표직 사퇴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번 대선 후보로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이 도와줬지만 많은 기대를 내가 다 담지 못하고 보답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있다”며 “내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뭔가 국가나 국민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치를 뛰어넘는 국민 전체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2002년 경선 당시 “김대중도 어려웠는데 또 전라도 대통령 안된다”
호남 사람들 국민화합 위해 영남출신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선택
광주경선 직후 국회의원 20여 명 “후보직 사퇴하라” 회유와 압박



다음은 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 전 대표를 ‘억울한 정치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아무래도 2002년 경선 당시의 상황 때문인 것 같은데. 당시 김대중 대통령, 호남, 광주는 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민주당 후보로 밀었다고 생각하는가.

▲민주당 내부에서 “김대중도 되기 어려웠는데 전라도에서 연거푸 또 대통령이 될 수 있겠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다른 도 사람을 택하자는 말들이 있었고 다음 기회를 보자는 등 많은 말들이 나왔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세칭 동교동 조직 내에서 출마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나를 밀어주지 않을 것을 알고도 경선에 뛰어들었는데 이를 두고 한화갑이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대통령 되려고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대선후보 사퇴압박 있었다”

-그런 소리를 듣고도 경선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를 한 지 40년 넘었다. 40년 정치뿌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지 않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뻗어나가야 그의 정치적 사상과 철학이 더 깊이 뿌리내리고 가지 칠 것 아닌가. 나에게는 의무감이 있었고, 당시 전국적으로 나에 대한 인지도와 호응이 있었다.

더욱이 ‘대통령이 전라도에서 한번 했다고 또 나오겠냐, 경상도 출신으로 하자’는 패배의식 가지고 어떻게 좋은 정치를 하며 그 과정에서 겪을 많은 도전들을 물리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어느 지역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나는 그런 생각을 타파하고자 경선에 출마했다.

-이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떨어졌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이 있는가.

▲2002년 경선 당시 광주에서 1등을 하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였다. 17대 대통령 후보 결정을 위한 민주당 경선 당시 나는 제주도에서 1등을 했다. 여당 원내총무와 간부를 지내면서 제주도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이를 주민들이 좋게 봐줘 인정해준 것이다.

이는 동교동계에서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고, 광주에서도 1등을 하게 되면 정권 재창출에 지장이 올 수 있다고 판단해 “광주에서 끝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들었다. 특히 광주에서 선거가 끝나고 내 주위에 있던 20명의 국회의원이 내 의견과는 상관없이 모두 다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해 왔다.

당시 이들의 사퇴압박은 어떤 외부의 작용에 의해서 유도됐다는 말이 있었다. 대선 후보에서 탈락한 데 대한 여러 소문을 듣고 종합해본 결과 어떤 외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때 당시 나를 정권 재창출의 장애물로 보고 후보가 되는 걸 막은 분들의 생각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해는 한다. 결국은 내 책임인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스승으로 모셨는데 서운한 감은 없나?

▲모두 사람일 뿐이고 성인이 아니다.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모시지 않았으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평생 그분에게 할 도리는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동교동을 탈피해야 당신이 큰다’, ‘동교동 표딱지 붙어서 더 못 큰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나는 좋아도 동교동, 좋지 않아도 동교동’이라고 늘 똑같이 대답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고통 당한 일들이나 사건들이 있으면 말해 달라

▲내 이름으로 작성된 공천장을 가지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노무현이고, 그럼에도 배척된 사람이 한화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틀 전 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했는데 직·간접적으로 대표직 사퇴를 권유해왔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와서 노무현이 대통령 될 테니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얘기한 사람까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다녀온 지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이 분당한 것도 잘못했고 한 전 대표한테도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시 나는 문제 삼을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의원직을 상실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경선 자금을 불법적으로 한도 초과해서 썼다. 이미 비서관이 증언하고 보도까지 됐는데, 그 자료를 모두 파기했다. 대선자금과 당내 경선자금은 조금 다른 성격이지 않은가.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법에 관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정책 활동을 하는 데 최소한의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지 당내 대표 경선이나 후보 경선 자금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정치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선자금 가지고 문제 삼은 것은 완전히 나를 찍어서 보복한 것이다. 당내 경선자금을 문제 삼으면 대한민국 정치인들 중 안 당할 사람이 없다. 그리고 안 밝혀서 그대로 넘어가는 것이지 엄밀히 따지면 법적인 자금만 가지고 경선에서 당선된 사람이 누가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양심적으로 고백해야 한다. 

더욱이 당내 경선에서 문제가 된 6억은 그분들이 영남 대통령 후보에 호남 대표가 돼야 당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고 해서 스스로 추대위원회를 만들고 돈을 거둬서 쓴 것이다. 내가 돈 대준 사람들에게 ‘나 돈 좀 대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고, 또 나를 추대해 달라고 사정해본 적도 없다. 그분들이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가 처벌만 당했다.

“마지막으로 봉사하고파”
한화갑 전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 “현재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나 국민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문 기자

“노무현, 호남에 해준 것 없어”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민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분당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당’을 만들려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인데, 거기에는 는 ‘전라도’만 빠지면 전국당 된다는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치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부당한 결정이었다. 전라도 표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전라도 얘기만 나오면 지역감정으로 몰아가고, ‘김대중의 그늘을 빠져 나가야 된다’는 등의 말을 했다. 영남 출신이라서 영남 정서에 영합한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민들로부터 ‘배반자’ 혹은 ‘배신자’라는 평을 받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말로 호남 지지를 다 얻어냈다. 호남의 지지로 대통령 된 것은 사실이다. 호남 사람들이 말하길 ‘노무현이 예뻐서 표 줬냐, 이회창이 싫어서 표 줬지’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호남 지역은 J프로젝트니 S프로젝트니 말은 무성했지만 결국 결과물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놓은 것이 없다.

특히 김해 봉하마을에 1조를 들였다는데 전라도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봉하마을만큼 혜택받은 사실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표 주는 봉이냐’. ‘표 줘 놓고도 고맙다는 말도 못 듣고 대접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대북특검 받은 건 정치적 미숙”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대북송금특검을 받아들였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 대통령을 특검하는 나라가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탄핵을 했으면 했지. 정치 미숙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어찌 됐든 정권창출을 위해 노력해 줬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취임하자마자 특검을 했다. 세계 일류 역사상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특검한 예가 없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특검을 했다. 한나라당과 영남 정서에 영합해서 한 행동이었고, 그것은 상식 이하의 결정이었다.

더욱이 대북송금특검에서 밝혀진 사실대로 정부의 돈은 1원도 준 것이 없다. 현대그룹의 돈이 간 것이지. 그리고 지금 미국은 경제위기가 닥치니깐 달러를 찍어내서 기업을 구제하고 있지 않나. 옛날에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1억 달러 원조, 2억 달러 원조를 한다고 해서 미국의회가 특검한 적 있나. 상식 이하의 비이성적인 행동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중에는 깨끗한 돈도 있을 것이고, 혹시 불법적인 돈이 자신도 모르게 들어올 수도 있다. 이번에 얘기 나온 ‘100억 CD' 얘기도 그렇다. 정권 바뀔 때마다 누가 얼마 줬다고 소문이 무성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것도 못 밝힌 것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0억 CD’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우연히 목욕탕에서 만났다. 나는 그분에게 “내가 수년간 모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런 양심을 가진 분이 아니다. 그런 분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얘기하고 인권을 얘기하고, 부정을 규탄했겠냐”라고 말했다. 솔직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다 봤는데 그런 우를 범할 것 같은가. 비자금 액수가 많으면 몰라도 100억 때문에 비자금을 만들 이유가 있을까 싶다.

심지어는 내가 “여당 간부를 하면서 평생 먹고 살 돈 만들어 놨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요즘 나는 품위유지 하기도 어렵다. 이게 현실이다.
 

노무현 후보 공천장 ‘한화갑’ 이름으로 작성…그런데 돌아온 건 배척뿐
盧, 대통령 취임 이틀 전에 사람 보내 “민주당 대표직 사퇴” 압박하기도
노무현 대통령 재임 5년동안 푸대접 호남은 봉하마을보다 혜택 못 받아



“노무현 정권 분열·대립 심화시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5년을 평가해 달라

▲내 이름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위해 엄동설한에 손 호호 불면서 운동했던 사람으로서 그런 질문 받으면 참 괴롭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바로 대북송금특검을 하고 빈부격차를 줄인다고 했지만 결국 빈부격차 간격은 늘어났다. 더욱이 노무현 정권은 서민들에게 이렇다 할 혜택도 못줬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분열과 대립, 대결의 구도로 몰아갔다.

좋은 정치는 잘 사는 사람은 계속 잘 살게 해주고 못 사는 사람은 가난을 면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복성을 띤 정책을 밀어붙여서, 가진 자들이 못 가진 자들에 대한 적개심을 품도록 조장했고 이들은 외국에 나가 돈을 쓰게 했다. 이는 전체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됐을 뿐더러, 네 편·내 편을 가르게 만들어 국민화합을 이루지 못했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교류협력을 촉진시켰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신 미·일·중·러 4강과의 관계가 외교적으로 대립되는, 어떤 나라로부터도 외교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사회보장제도가 김대중 대통령 때 완성됐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결국 5년 동안 국민의 힘으로 발전을 해온 것이지 정치로 발전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

-민주당 전 대표로서 지난 총선에서 배제되고 지금은 탈 민주당 신분인데 현재의 민주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혹독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새천년민주당 당시 58%의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됐는데, 나쁘게 얘기하는 것은 자기 모순일 수 있다. 과거에는 당에 몸을 담아서 당 안에서 밖을 보면 여야 관계만 눈에 보였다. 하지만 지금 당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 정치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됐다. 그때는 더듬었지만 지금은 또렷하다고 할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모두 정치적인 욕망이 있다. 야망도 있다. 그러나 내가 이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나 없냐를 따지는 것이 첫째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를 살펴보면 그런것들을 고려하기 전에 내가 이것을 맡아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배타적·축소지향적·내부지향적으로 되어 객관성을 띠지 못해 문제가 아주 작게 보일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야 합쳐도 지지도가 40%밖에 되지 않는다. 60%의 국민은 정당에 기대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인데, 미국민이 오바마를 선택함으로써 변화를 추구한 것처럼 앞으로의 정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여건이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김상문 기자
“우리 정치도 미래를 지향해야”


-홈페이지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칭찬과 더불어 인종을 뛰어넘는 대단한 승리라고 평했는데, 그에 반해 우리 정치는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평했다. 지역감정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오바마 당선은 지역 정도가 아니라 흑백을 초월한, 인종을 넘어선 선택이었다. 그런 선택을 한 미국 백인과 젊은이들이 참 위대하다. 미국은 1등 국가답고 , 1등 국민답게 세계와 미래를 내다보고 변화를 추구해 가는데 우리는 아직 과거에 안주해서 정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글을 올렸다.

하지만 과거의 지역감정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본다. 지역감정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예전에는 “너는 싫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지역감정은 “나는 너를 이해한다”는 상호이해 단계까지 발전한 것 같다. 앞으로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최대공약수가 나와야 된다. 이것이 정치며, 정치에서 정책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면 정책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이 동료의식을 느끼게 되고 이들은 차츰 지역감정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좋은 정치는 지역화합·국민화합·민족화합, 즉 통일의 방향으로 정치가 미래 지향적으로 되어야 한다.
 
-지난 민주당 18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 탈락 후에 민주당을 탈당하고 약간의 시간이 지났다. 최근 한 전 대표의 심경에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지난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이 나를 도와줬고 당연히 한화갑이 될 것이라는 종교계 분들도 많았다. 특히 국민 경선에서 원서를 받아준 스님들 중 양산에 있는 어떤 스님은 내가 탈락한 이후 수만 장의 원서를 다 불태워 버렸다고 한다. 많은 기대를 내가 다 담지 못하고 보답도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현재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나 국민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치를 뛰어넘는 국민 전체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어 / 김성애 논설위원
사진 / 김상문 기자 · 정리 / 조신영 기자 pressma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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