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영광과 미래,올림픽 잔류에 달려

경기규칙 개선,투명행정으로 거듭나야 태권도 미래있다

김환태 | 기사입력 2009/03/12 [17:35]

태권도 영광과 미래,올림픽 잔류에 달려

경기규칙 개선,투명행정으로 거듭나야 태권도 미래있다

김환태 | 입력 : 2009/03/12 [17:35]
태권도의 영광과 올림픽 퇴출위기

  지난해 8월24일 폐막된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금매달 13개로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2위자리를 되찾은데는 효자종목 태권도의 역할이 컸다. 특정국가가 메달을 독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남은 8개체급 가운데 4체급에 한해 출전할 수 있게 되어있는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남녀 각각 2개 체급에 4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애시당초 우리나라는 태권도가 세계 5대양 6대주 188개국 7천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수련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만큼 세계적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실력이 평준화 되었음을 고려,2개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뛰어넘어 여자 57kg이하급 임수정, 67kg이하급 황경선,남자 68kg급 손태진,남자 80kg이상급 차동민 선수등 출전선수 4명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출전선수 4명 전원 우승으로 우리나라는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태권도에 관한한 찬하무적임을 증명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은 과연 태권도가 세계인의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불안감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마냥 좋아만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태권도의 위기는 친한파로 알려진 헝가리 터마시 어얀(69)국제 올림픽위원의 말에서 그대로 나타난다.지난해 9월 19일 터마시 어얀 위원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한국스포츠외교포럼 초청강연에서 "지구상에서 200개가 넘는 무술스포츠 종목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가라테가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살아 남으려면 엄청난 노력과 로비를 펼쳐야 할것"이라며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잔류와 관련 불확실한 전망을 내놓았다. 태권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였음을 실감케하는 발언이었다.

그동안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판정시비,지루한 경기진행으로 인한 문제제기 가라테,우슈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노린 일본, 중국등의 견제로 인해 퇴출종목 이야기가 나오는등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던 중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태권도 경기도중 심판판정에 불복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잡음이 복합적으로 얽혀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있었던 올림픽 정식종목 찬반 투표결과 2표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퇴출위기를 넘겼다.

태권도 이미지 훼손하는 고질적인 판정시비,재미없는 지루한 경기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끝에 세계 태권도 연맹(WTF)은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하여 판정의 공정성,페어플레이를 위해 경기진행등 전분야에 걸쳐 개선을 하였다면서 베이징올림픽에서 만큼은 더이상의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그러나 어김없이 판정시비와 번복사태가 발생하여 판정에 불복하여 동메달을 내동댕이친 레슬링과 함께 이미지 훼손 쌍둥이 종목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특히 문제가 된것은 판정에 불복한 선수가 심판을 폭행한 장면이다. 8월 23일 베이징 과기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89kg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 아만 칠마노프 선수에게 3-2로 앞서던 2라운드 경기도중 발목부상을 당한 쿠바의 마토스 선수가 1분의 치료제한 시간을 넘겼다면서 심판이 기권패를 선언하자 분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돌려차기로 심판얼굴을 가격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마토스의 심판 폭행사건 외에도 67kg 8강전에서 영국의 새라스티븐슨을 1-0으로 이겼던 중국의 천중선수가 뒤늦은 판정 번복으로 패한 것으로 처리되어 판정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켰다. 매끄럽지 못한 판정과 판정이 못마땅하다며 선수가 심판을 두들겨 팬 사태는 예절을 생명처럼 여긴다고 평가받는 태권도의 무도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게 되었다.

이러한 판정시비 못지 않게 재미없는 지루한 경기도 큰 문제라는 사실이다. 세계태권도 연맹은 경기규칙을 개선하여 박진감 넘치는 흥미있는 경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지만 이또한 헛소리에 불과하였다. 출전선수 대부분 적극적인 공격보다는 줄없는 맨손 줄넘기 하듯 제자리 뛰기만 신물나게 하였다. 태권도는 주먹과 발을 사용하게 되어있지만 주먹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발길질만 하는 발싸움 경기로 일관하였다.

글러브를 끼지않는 태권도의 특성상 주먹을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부상을 줄 수있는 위험이 따른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는 점이 없지 않다.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발차기 일변도 경기를 봐야하는 입장에서는 태권도를 주먹경기인 권투에 대비되는 족투(足鬪)로 개명하는게 나을것 같다는 우스개 소리를 서슴지 않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토끼새끼 뛰듯 제자리 뛰기만 하다 심판의 독촉에 마지못해 발차기 공격을 했는데 오히려 점수는 공격자보다 공격자의 허점을 간파,요령있게 맞받아 찬 영악한 방어자가 더 점수를 따는 일이 비일비재한 희한한 경기다 보니 적극적 공격을 상대방에게 떠 넘기는 운동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공격을 양보하는게 미덕인 지루한 태권도를 거북이라면 모를까 정상인치고 끝까지 앉아 관람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경기규칙 개선, 투명 행정으로 거듭나야 태권도 미래있다.

 이와같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판정시비,판정불복 불상사가 발생하고 재미없는 지루한 경기라는 여론이 일면서 2016년 올림픽 퇴출종목을 결정하는  10월 코펜하겐 IOC총회의 찬반투표가 발등에 불로 다가왔다. 만약  코펜하겐 IOC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퇴출종목으로 결정된다면 세계적 태권도 열기는 사그라들 것이고 가라테,우슈에게 추월당할지도 모른다.188개국 7000만명이 수련하고 있는 태권도에 비해  173개국에 수련인구 1억명인 가라테가 올림픽 종목 진입을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어 태권도 종목잔류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위상제고와 민간외교에 큰 몫을 차지했던 만큼 만약 태권도가 가라테에게 밀려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된다면 국익에 큰 손실을 입힐것은 자명하다. 또한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주 태권도 공원도 차질을 빚을 것이고 공원을 완성한다 하더라도 과연 태권도의 성지로 각광받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영원히 잔류함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발전을 거듭하고 대한민국이 태권도의 종주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환골탈태가 이루어져야한다. 우선 시급한 파정시비를 없애고 박진감 넘치는 재미있는 경기가 되도록 경기규칙을 개선해야 한다.

세계 태권도 연맹이 10월 코펜하겐 대회부터 전자호구를 착용토록 하고 고난도 기술에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한것은 바람직하다.또 2월 3일 경기장을 현재의 원형과 사각외에 8각형 경기장을 도입하기로 한 결정 역시 고무적이다.여기에 추가적으로 제자리 뛰기식 지루한 경기를 방지하기 위해 동점시 공격자 우세승,방어시 얻은 득점보다 공격시 얻은 득점에 높은 점수 배점,10초이내 미공격시 감점, 격투기용 장갑착용및 주먹공격등 격투기,킥복싱형 공격기술 일부 허용, 경기중 부상시 치료시간 융통성 발휘및 기권패 사전 경고제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도부 선출시 되풀이되는 집안싸움 근절,태권도 단체의 금품수수,부정 승단심사 발본색원등 가시적인 내부혁신을 통해 신뢰를 심어주는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경기규칙 개선과 내부혁신, 적극적인 교육및 홍보로 거듭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결정적인데 지난해 9월 4일 서울 올림픽 평화의 광장에서 처음 치러진 제 1회 태권도의 날을 맞아 정부가 향후 5년간 3175억원의 예산을 들여 태권도를 진흥시키겠다고 발표하여 태권도계는 기대에 부풀어있다.

서울시의 태권도를 관광상품화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고무적이다.서울시가 3월 내놓은'2009년 태권도 종주국 관광상품 운영개선계획'에 다르면 태권도 가족과 비보이 가족의 대결을 재미있게 표현한 태권도 넌버럴 퍼포먼스'익스트림 패밀리'등 다양하고 독특한 공연등을 통해 2012년까지 태권도 수련인을 중심으로 7만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태권도계,정부,지자체,국민이 한데뭉쳐 태권도 발전에 힘을 쏟는다면 한국 태권도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다.이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10월 코펜하겐 IOC총회에서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반드시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잔류하는것은 물론 지난 베이징 올림픽이 태권도가 다시 태어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거듭 태권도의 오늘이 있기까지 땀과 열정을 바쳐 헌신해온 태권도인들에게 찬사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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