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햇볕정책…목소리 높이는 DJ

"개성공단.금강산, 안보에 지대한 도움"

윤시현기자 | 기사입력 2006/10/21 [13:17]

위기의 햇볕정책…목소리 높이는 DJ

"개성공단.금강산, 안보에 지대한 도움"

윤시현기자 | 입력 : 2006/10/21 [13:17]
 
“북한에 마지막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세계평화를 위해 ‘악마’와도 대화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대북문제를 두고 연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북핵 사태의 돌파구로 북미간 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선 “북한의 핵실험은 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북한의 핵실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화거부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DJ는 북한과 정전협상에 나섰던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 마오쩌뚱을 만나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소련과 대화해 민주화를 실현시킨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차례로 언급하며 “미국은 세계평화를 위해 악마와도 대화해야 한다”고 대화의 중요성을 강하게 말했다.

그의 논조는 장소와 시간에 무관하게 일률적인 주장을 이어가고 있어 오락가락하는 일부 정당의 기조와는 많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는 19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서울대 통일연구소 초청 강연을 통해 햇볕정책의 대표작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부정적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우리가 북측으로 각기 5km, 10km까지 진출한 것"이라며, "휴전선이 그만큼 북쪽으로 올라간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우리 안보에 지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 핵실험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공동 책임론을 제기하고 북미 양자간 대화도 거듭 촉구했다.

DJ는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면서 번번이 6자회담의 참가를 거부함으로써 일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같은 강경정책을 구실로 사태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핵문제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간의 대화를 거부함으로써 북한의 경각심을 극도로 자극하고 핵의 제조까지 강행하는 빌미를 주었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책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미국은 경제적 제재를 해제하고 국교를 열는 것이다"며 "북한과 미국이 해결할 의지만 있다면 능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DJ가 평소 전 대통령으로의 국가정책에 대한 말을 아끼던 것과 달리, 스스로 정한 경계를 허물면서까지 연일 대북 정책에 대해 ‘포용정책의 지속’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지키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정책을 유지시켜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강연장의 질의 및 답변에서도 햇볕정책의 수정론에 대해 완고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북핵실험 이후 노무현 대통령마저 “햇볕정책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한 바 있어 햇볕정책의 원조인 김 전 대통령의 답변이 관심거리였던 상황에서 DJ는 “햇볕정책 이후로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느끼던 증오심, 적대감 등이 부러움, 감사로 바뀌었다”며 “공산주의는 궁지로 몰수록 어려워질수록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과를 보지 못하는 대북사업을 지속해야 하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우리 안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 굴복하게 돼 있는데 얼마나 줬다고 그것 가지고 시비를 하는가”라며, “서독이 동독에 32억 달러를 줬지만 동독이 더 강해졌나? 망했다. 우린 이제 1억 달러를 줬을 뿐이다. 같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북한 사람이 죽어가는데 좀 도와주는 것에 대해 왜 이렇게 배 아파해야 하느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역시 매우 전략적인 대북정책이라고 설명을 이었다.

“개성은 서울로 들이닥칠 수 있는 전진기지인데 북한이 그런 군사적 요충지를 개방한 셈이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으로 우리는 북측으로 각기 5㎞, 10㎞까지 진출한 거다. 이는 안보는 물론 중국의 대북공정을 저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군사적 효과를 설명했다.

그리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핵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대화로 풀어야 할 과제이며 지금껏 대화로 풀어내지 못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DJ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가져서 뭐하겠는가.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며 “핵은 절대 용인할 수 없지만 핵문제는 전쟁이 아닌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필요하면 악마하고도 대화해야 한다”고 평소의 소신을 밀어 붙였다.

한편, 그는 이에 앞서 15일에도 외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의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미국의 고위급 대북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며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처럼 미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북한으로 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한다. 
 
원본 기사 보기:http://sanews.co.kr/sub_read.html?uid=135(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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