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보너스잔치 스톡옵션 폐지마땅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도덕적해이 증명된 스톡옵션 폐지해야

김환태 | 기사입력 2009/03/26 [07:29]

한국판 보너스잔치 스톡옵션 폐지마땅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도덕적해이 증명된 스톡옵션 폐지해야

김환태 | 입력 : 2009/03/26 [07:29]

미국 보너스 잔치와 한국 스톡옵션 잔치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화가 단단히 났다. 미국의회도 마찬가지다. 경영난으로 파산일보 직전에 몰려 미국정부로 부터 173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받은 보험회사 에이아이지(AIG)가 회사 간부 400여명에게 1억6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AIG의 보너스잔치와 관련 "이건 몇푼의 돈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근본적인 가치에 관한 문제"라면서 보너스 지급을 막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찰스 그레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AIG경영진은 일본의 모델을 따라 사직하거나 자살해야 한다"고 극언을 퍼부었고 하원의원 80여명은 보너스 회수 촉구 성명서에 동참한데 이어 하원은 50만달러 이상 구제금융 수혜기업 경영진에 '보너스 90% 환수법안'을 통과 시켰다.

상원도 1억달러 이상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기업의 보너스와 회사에 각각 35%씩 총70%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하였다. 미국 국민들의 분노는 아예 하늘을 찌른다. 시민단체들은 AIG 본사와 의회앞에서 연일 '세금을 돌려달라' '경영진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아예 임원진의 집을 쳐들어가기까지 하였다.나라전체가 들고 일어나 비판과 압박을 가하자 마침내 거액 스톡옵션을 받은 간부들이 전량 반납하기로 하면서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는 AIG보너스 잔치 사태와 관련한 정치권,언론,국민의 비판여론을 업고 모든 은행,월스트리트 금융사,일반 기업의 임원 보수에 대한 감독강화를 금융규제 개혁 방안의 하나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국정부의 조치는  미국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은 금융대란의 주역들이 보여준 파렴치한 '도덕적 해이'로 용서받을수 없는 범죄라는 점에서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금융계의 도덕적 해이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도 미국민들 못지 않게 국내은행들의 반국민적이고 부도덕 야만적인 스톡옵션 챙기기 작태에 가슴을 치고있다.

정신나간 반국민적 스톡옵션 잔치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스톡옵션 잔치를 벌인 시중은행은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이다.이외에 다른 은행들도 잔치계획을 세워 놓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은행들은 2008년말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수백억 달러의 외화를 조달받은 은행들이다.이들은  당시 지급보증을 받는 조건으로 주가가 떨어져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었던 스톡옵션 청구권을 반납한바 있다. 그런 당사자들이 반납한 것보다 많고 행사가격이 낮아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스톡옵션을 다시 부여받은 것이다.

부여된 스톡옵션 규모를 보면 신한금융지주가 라응찬 회장등 경영진 107명에게 총61만주,외환은행은 서충식 부행장등14명에게 총49만주다.이외에 대구은행이 하춘수 은행장에게 스톡옵션 13만주,KB금융지주는 현재가치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주가가 오르면 대박 하락하면 휴지조각으로 쪽박을 찰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과 달리 회사가 시장에서 자사주식을 사들여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쪽박위험없는 인센티브 성격의 스톡그랜트(성과연동주식)를 황영기회장,김중회사장,강정원 국민은행장에게 25만주 한도로 부여하고 이사의 보수한도를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을 세워 놓았다.

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에게 주가가 떨어져 휴지조각된 기존 스톡옵션 반납으로 생색을 냈다가 실속있는 새로운 스톡옵션으로 배를 채우는 교활한 스톡옵션 잔치야 말로 미국 AIG를 능가하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천문학적인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여론이 들끓자 신한지주 금융은 부여받은 스톡옵션 전량을 반납하고 대구은행도 긴급이사회를 열어 없던 것으로 했다고 한다.케이비 금융지주 또한 스톡그랜트를 반납하기로 결정했으며 외환은행은 반납여부를 놓고 고심중에 있다는 전언이다.

스톡옵션 제도는 성과주의에 집착한 미국식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성과위주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달라는 취지에서 주주들의 뜻을 받들어 도입된 스톡옵션은 대박신화를 터트리는 요술방망이가 되면서 수많은 금융부호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스톡옵션 제도는 자신에게 돌아올 몫을 키우기에 집착한 경영자들이 기업의 성장 잠재력보다는 무차별적인 금융파생상품을 만들어 내고 회계조작,인위적인 주가관리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치중하는 폐단을 낳아 결과적으로 미국 금융대란과 글로벌 경제불황의 원인으로 작용하는등 문제가 많다는 점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직후에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연봉 1만원 대신 스톡옵션 40만주를 부여받아 110억원의 대박신화를 창조하면서 금융권과 기업들이 너도나도 도입하였다.

글로벌 경제불황으로 검증된 미국식 스톡옵션 사라져야

그러나 이러한 스톡옵션도 실질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려주기보다 인위적인 주가관리,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편법 경영을 부채질하고 이러한 사상누각식 경영 댓가를 실적으로 포장하여 거액을 챙기므로써 위화감을 조성하는등 득보다 실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톡옵션 제도는 퇴조하는 추세다.

미국 금융대란과 AIG보너스 잔치로  스톡옵션 제도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비판적인 데다 글로벌 경제불황으로 하루 벌어 먹고 살기가 힘들만큼 민생이 도탄에 빠진 상황하에서 거액의 스톡옵션 잔치를 벌인다는건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더욱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30%깎는등 일자리 나누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이때 고통분담에 앞장서야 할 경영진들이 정신이 나가지 않는한 돈먹는 하마짓을 할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스톡옵션 잔치 사건을 계기로 금융계와 재계 경영진들은 최소한 신입사원 임금 삭감에 준하는 30%이상 자신들의 임금을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반납하고 스톡옵션 제도 철폐를 위한 가시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어떨까 한다. 정부 또한 금융권과 기업에 대한 길들이기식 의도적인 관치가 아닌 필요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국가경제를 좀먹고 사회적 위화감 조성을 통해 국민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반국민적 스톡옵션 제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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