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켓발사 차분한 국민과 햇볕정책

성숙하고 차분한 국민처럼 의연한 대응 바람직하다

김환태 | 기사입력 2009/04/09 [12:36]

북한 로켓발사 차분한 국민과 햇볕정책

성숙하고 차분한 국민처럼 의연한 대응 바람직하다

김환태 | 입력 : 2009/04/09 [12:36]
실패로 끝난 북한 인공위성 광명성 2호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발사 자제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4월5일 오전 11시20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대포동2호를 개량한 '은하2호' 로켓에 탑재한 시험통신 위성인 '광명성2호'를 쏘아 올렸다. 북한은 광명성 2호가 발사 9분2초만에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여 혁명 노래와 측정자료를 470MHZ로 전송하고 있으며 온나라가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북한 방송은 이례적으로 발사 다음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광명성 2호 발사 전과정을 관계자들과 함께 관찰한 사실도 보도하였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인공위성 발사는 이번이 세번째다. 1998년 8월31일 사전 예고없이 사정거리 1800~2500키로미터로 추정되는 백두산 1호 로켓에 인공위성인 광명성1호를 실어 발사하였으나 일본 열도를 지나 1646키로미터 지점인 태평양상에 추락함으로 실패로 끝났다.두번째  역시 2006년 7월15일에도 사정거리 6700키로미터에 달하는 대포동2호를 사전예고없이 발사하였으나 발사 42초만에 불완전 연소로 추정되는 고장으로 7분간 비행후 동해상 499키로미터 지점에 추락함으로써 역시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북한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성공적인 발사였다며 대대적인 자축행사를 벌였다. 이번에 발사된 광명성2호는 사정거리 6600~1만 키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지난 두차례와 달리 3월24일 발사 사실을 사전 예고하고 발사전 미국,중국,러시아에 사전통보 할만큼 성공적인 발사를 자신하였으나 결국 실패로 끝난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한 미국 우주항공사령부 발표에 의하면 11:30분15초에 발사된지 7분여만인 11시37분에 발사장에서 예상 낙하지점 650키로미터에 못미친 500키로미터 떨어진 일본 아키타현 서쪽 동해상에 1단계 로켓이 낙하하였으며 그후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2.3단계 로켓과 머리부분이 낙하예상 3600키로미터보다 400여키로미터 짧은 3200키로미터 지점 태평양상에 동시에 추락함으로써 궤도진입에 실패하였다는 것이다.우리정부도 미국의 발표를 확인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으로 부터의 어떠한 전파도 수신되지 않고 있다면서 발사가 실패하였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북한 인공위성 발사 호들갑식 강경대응

북한의 로켓발사가 실패로 끝나고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 발사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민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되고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광명성2호 발사를 비난하고 유엔안보리를 소집하여 제재방안을 강구하는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먼저 북한의 로켓발사를 도발적 행위로 규정하고 "모든 국가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하였다.이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한미일 3국은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가 북한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할것"을 북한에 요구하는 내용으로 된 안보리 결의안 1718호를 위반하였다며 이 결의안에 따라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새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우리정부도 북한이 광명성2호를 발사하자마자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 안전보장이사회(NSC)를 열여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할것이며 동시에 열린 자세로 인내와 일관성을 갖고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것"이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국방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를 하달한데 이어 이상희 국방장관 주재로 이명박 정부들어 처음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한미 연합 미사일 전력증강 문제를 검토발전 시키기로 하였다.

 발사 다음날인 4.6일 이명박 대통령은 3당대표 초청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대량 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전면 참여를 기정사실화하였다. 북한이 발사과정을 공개하는등 미사일 발사가 아닌 인공위성 발사임을 거듭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비판과 우려를 쏟아내고 한미일이 강경대응을 천명한데는 북한의 로켓기술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전용할 수 있는데다 이미 핵실험을 거쳐 수십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국제사회 안전에 큰위협이 될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물론이지만 북한과 적대적 위치에 있는 미국과 일본이 알래스카,미국서부,하와이를 사정권에 두는 은하2호는 자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군국주의,국수주의 부활,아소다로 정권체제 강화등 이념,정치적 상황이 맞물린 일본으로서는 북한 로켓발사가 더없는 호재여서 강경대응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 발사임을 주장하는데다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청으로 4월6일 새벽 4시에 개최된 유엔안보리 비상회의가 중국과 러시아가 "관련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지역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노력 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성과없이 끝난데 이어 연일 계속된 회의에서도 제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회의가 무산되는등 결의안 채택이 어려울 전망이다.

성숙한 국민처럼 차분하고 의연한 대응 바람직하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발사 자제를 요청하고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한 제재등 강경대응을 부를것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이 광명성2호를 발사한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가장 큰 목적은 김정일 체제 1기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광명성1호를 발사했던 1998년과 같이 이번 4월 9일 제3기 김정일 체제가 출범하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를 경축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내부를 인공위성 발사라는 관심사를 통해 단합시키려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와함께 비록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데는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광명성1호에 비해 사정거리가 2배에 달했다는 점에서 일본,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 입증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일수 있다는점,미사일 및 관련기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외교,군사,경제적 효과를 겨냥 했을것이란 점이다. 이외에도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발사 자제 압력에 굴하지 않고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자주적 강성대국의 이미지를 내외에 떨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이러한 효과가 기대한만큼 얻어질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북한이 로켓켔발사로 입을 수 있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본다. 식량위기로 인한 '고난의 행군 시기'를 극복한 저력이 있고 대포동 1.2호 발사,핵실험 당시 국제사회가 외교,경제적으로 제재를 가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거두기 못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안전보장 이사회를 개최하고 전군 비상경계 태세를 하달 하는등 측각 대응에 나서고 이대통령이 PSC전면 참여 추진 사실을 밝히기는 하였지만 개성공단 폐쇄,대북관계 전면 재검토등 기존의 남북관계 개선성과를 뒤엎는 조치를 실행에 옮기기에는 경제위기 극복,민족평화에 반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는점도 북한으로서는 심리적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북한은 느긋하다.따라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해법은 호들갑 떨기보다는 국민반응과 여론이 정답이 아닌가 한다.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를 전후하여 정부 주도하에 보수단체,보수언론과 방송이 지면과 방송시간을 할애하여 대대적인 보도로 긴장감을 고취시키려 하였으나 북한 공군기 귀순때처럼 라면,식량,생필품 사재기등 야단법석을 떨거나 북한을 규탄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었다.

꽃게철을 맞은 연평도 어민들이 긴장고조로 생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거나 일부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정도였다.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의 로켓발사가 안보에 위협을 주고 한반도 안정을 해친다는 점에서 발사강행이 바람직스럽지 못한 행위였다고 하면서도 북한에 필적하는 로켓,우주과학 기술발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이처럼 동요없이 냉정하고 차분한 모습은 대포동 1.2호 발사,핵실험,북한군 총참모부의 전면대결 태세 진입 선언때도 마찬가지였다.이러한 국민의 성숙한 모습은 햇볕정책의 결실이라고 본다. 

어떻게 보면 안보 불감증이랄수도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국민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본다. 이와같은 성숙한 국민의 모습에 부응하는게 이명박정부가 취할 자세라고 본다.강경책 보다는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는 여론을 받들어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사키는 강경대응보다는 철저한 안보적 대응태세를 완비하면서 전향적인 대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돌발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동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실행하는게 최선이며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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