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대중계와 동교동계의 차이?

'왕따' 비서실장 박지원은 동교동계 아닌 김대중계가 아닐까?

정도원 | 기사입력 2009/11/10 [18:43]

민주당, 김대중계와 동교동계의 차이?

'왕따' 비서실장 박지원은 동교동계 아닌 김대중계가 아닐까?

정도원 | 입력 : 2009/11/10 [18:43]
▲  10일 전남대에서 강의하는 박지원 의원 
권노갑 전 의원을 좌장으로한 일단의 옛 정치인들이 10일 김대중 전대통령의 고향, 목포 신안 하의도를 방문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박지원의원의 동교동계 '왕따' 기사가 쏟아졌다.
100여명이 넘는 옛 동교동 인사들이 단체로 하의도를 방문하는데 박지원 의원이 그 명단에 빠졌다면서 박지원 왕따론이 제기됐다.

신문들은 동교동계가 박지원 의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분명한 뉘앙스를 담았다. 누군가 친절하게 기자들에게 흘린 것이 분명한 대목이다.
  
한국정치사에서 동교동계라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온 몸을 던진 정치인들을 지칭한다. 길게는 30년 짧게는 수년 동안 온갖 고초를 다 겪고 '김대중 선생님 청와대로 보내기'에 올인한 그룹을 정치권에서는 동교동계라고 부른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사실상 1997년 12월 김대중대통령 시대 이후에는 정치권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명칭이 됐다.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한 그룹들의 정치적 가치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밖에 없었고, 김대중 대통령 역시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위해 필요한 인물들을 중용했다. 논공행상을 배제한 셈이다. 동교동계라는 명칭도 거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축구경기의 공격작전과 수비작전으로 비교한다면 대통령 만들기에는 공격수를 중용했고, 일단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수비수를 중용한 것과 같다. 골 넣기와 골 지키기 전략이다.
 
박지원 의원은 공격수일까? 수비수일까?

박지원은 김대중 총재, 김대중 후보 시절이 아닌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매우 크게 중용된 선수다. 문화부장관, 비서실장이라는 직책이 이를 입증한다. '대통령 만들기' 보다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는다' 는 전략에 수비전문 박지원 선수가 투입된 것이다.
 
97년 대선을 앞두고 동교동계 비서출신 핵심인사들은 이례적인 감동의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는 어떠한 공직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였다.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눈물겨운 동교동계의 희생적 기자회견이었다. 그 약속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 이후 언제까지 지켜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기자회견 정신 그 자체는 눈물겨운 것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는 이같은 헌신적인 측근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된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당연한 것이지만 취임 후 김대중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취임 직후부터 호남출신 보다는 비호남 출신을 중용했고, 수십년 목숨 걸고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측근 보다는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는 인사정책을 구사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 만들기 보다는 대통령 당선 이후 김대중 대통령으로 부터 큰 신임을 얻었고 그 결과 문화부장관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특사임무가 주어지고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가 맡겨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시 박지원의원에 대해 매우 '만족했음'은 퇴임 후에도 비서실장으로 늘 가까운 거리에 있게 했다는 것에서 확인된다.
 
그 결과 박지원은 영원한 김대중 비서실장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지난 8월 영원한 인식처로 떠난 그 순간까지도 박지원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고 한국언론이 인정하는 김대중의 영원한 비서실장이었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발언이 이어지자 외롭게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100여명이 넘는 옛 동교동 인사들 단체로 김 전 대통령 고향을 방문하는 자리에 박지원 의원이 불참했건 배제됐건 간에 박지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분의 최측근임이 분명하다. 지금은 이희호 여사의 최측근으로 남아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는 옛 동교동계 인사들이 김 전 대통령 고향을 방문하면서 박지원 의원을 왕따시켰다고 해서 박지원 의원이 김대중 내외의 최측근에서 배제된 것은 결코 아니다.  
 
신문보도에 의해 왕따가 확실해지고 동교동께 옛 정치인들이 신안 앞바다 하의도 섬에 머물고 있는 그 시각,  박지원 의원은 전남대학교에서 김대중 사상을 주제로한 공개강의를 했다. 옛 동교동계 인사들의 하의도 단체방문 일정이 언제 결정된 것인지 박지원 의원의 전남대 강의 일정이 언제 확정된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이날 박지원과 동교동계의 하의도 단체방문 일정은 정확하게 겹쳤다.

단체로 하의도를 가는 계획을 추진하는 측에서 박지원 의원에게 동행을 주문했는지, 주문자체를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을 단체로 방문하는 계획을 추진한 쪽에서는 박지원 의원의 동행을 원치 않았던 것이 분명하고, 박지원 의원 역시 100여명이 넘은 인원들이 동교동계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김 전 대통령 고향방문 이벤트에 끼고 싶지 않았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박지원의원은 이날 전남대 공개강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교동계라는 이름으로 정치하는 것을 원치않으셨다"고 밝혔다. 동교동계 이름으로 단체로 하의도를 가면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그룹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받아 친 셈이다.
그리고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동교동계 이름이 아닌 개인의 능력으로 국민들로 부터 평가 받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박지원 의원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이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굳이 계보를 붙힌다면 동교동계가 아닌 '김대중계'로 남기를 원한 것이다.
 
동교동계가 공격전문의 대통령 만들기 공신이라면 김대중계는 수비능력이 탁월한 성공한 대통령 만들기 공신이 아닐까? 수비는 차단을 잘해야 실점을 막을 수 있다. 정세현, 임동원, 박지원,,, 그들은 김대중계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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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깃발 2009/11/10 [20:50] 수정 | 삭제
  • 고 김대중대통령의 가장 가까이에서 국민을 위한 성공한 대통령, 남북평화공존의 초석을 다진 대통령이 되시도록 헌신적으로 열정을 다하였던 그분 박지원 실장에게 따뜻한 성원과 선생님을 떠나 보낸 서러움을 위로 해드리지는 못 할 망정 "왕따"라니 뉴민주닷컴의 위 글이 제발 오보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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