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불법행위 먼저 처리하면 수사협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부인에 대한 공대위 대변인 성명

뉴민주.com | 기사입력 2009/12/15 [05:29]

"검찰불법행위 먼저 처리하면 수사협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부인에 대한 공대위 대변인 성명

뉴민주.com | 입력 : 2009/12/15 [05:29]
한명숙 검찰의 공개적인 거짓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주현 중앙지검 3차장은 11일,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수사절차에 위배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않았다니요. 그러면 묻습니다. “수 만 달러를 건넸다”는 <조선일보> 첫 보도와 “총리공관에서 줬다”는 <국민일보> 보도는 어떻게 나온 것입니까?
 
문제의 주장을 한 곽 모씨는 검찰에 구속된 상태입니다. 검찰이 구속된 곽씨를 구치소 밖으로 내보내 인터뷰를 하게 해준 겁니까, 아니면 특정언론 기자를 구치소에 들어가게 해 인터뷰를 시켜 준 겁니까?

곽 씨가 조사과정에서 실제 그런 주장을 했다면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은 수사라인에 있는 손에 꼽힐 범위의 사람들로 한정됩니다. 그들 가운데 누구 말고 다른 엉뚱한 사람이 이런 내용을 특정언론에 흘렸다는 것은 가정하기 어렵습니다.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을 아니라고 강변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피의사실이 설사 사실이어도 검찰의 이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재판을 다시 해야 할 만큼의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관련자들을 일일이 조사는 해 본건지, 유출경로는 파악해 봤는지, 해당 기자와의 상관성 및 유출 혐의는 살펴본 건지 의문투성이인데 무슨 근거로 일도양단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부인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이 날 야5당 및 시민사회 주요 대표들이 같은 사안으로 엄정한 수사를 하라고 고발장을 접수시킨 마당에 제대로 수사도 해보지 않고 중인환시리에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수사절차에 위배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미리 단정하는 건 무책임의 극치입니다.
설혹 자체 파악 결과 자신들이 한 불법행위가 아니라면 문제는 더 커질 일입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검찰 말고 다른 이가 그런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검찰로부터 수사정보를 보고받거나 공유하고 있는 권력기관이 존재한다는 얘기입니다. 누굽니까? 공안통치 시절, 법과 국민 위에 군림했던 ‘관계기관대책회의’라도 하고 있는 겁니까?
 
수사에서 공정성과 적법절차는 생명입니다. 스스로 법을 어기면서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가운데 마구잡이로 마음대로 오라 가라 하는 것이 공정하고 적법절차에 맞는 수사태도인지 검찰은 심각히 반성해야 합니다.
 
무책임하고 그릇된 발상은 또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혹들이 있고 관심사가 되는 일이라서 출석할 것으로 생각했다. (한 전 총리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의 기회를 드리기 위한 것”이라 했다고 전해집니다.
애꿎은 사람 생각해 주는 척 하지 말고, 안에서 새는 쪽박이나 제대로 단속한 뒤 법에 근거해서 남의 의혹을 파헤치는 게 순서입니다.
또 의혹은 증거를 중심으로 파헤칠 일이고,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나 자료가 확보되면 법대로 하면 됩니다. 누가 봐 달라 했습니까.

구체적인 혐의도 특정하지 않은 채 일단 출석하여 조사를 하다보면 혐의가 드러날 것이라는 수사, 객관적이고도 충분한 증거나 자료도 확보하지 않은 채 심증만 갖고 ‘소명’ 운운하며 사람을 오라 가라 하는 수사는 적법절차에 근거한 공정한 수사가 아닙니다. 이번 수사 자체를 위법하게 만드는 검찰의 위법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합니다.
그리고 ‘소명’ 얘기는 한 전 총리에게 할 얘기가 아니라, 바로 같은 수사팀이 시늉만 내며 손 하나 까닥 못 대고 있는 한상률 전 청장에게 할 얘기가 아닌지 심각하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또 피의사실은 공표하면서 (1차) 출석은 비공개로 해달라는 요청도 모순이고 합당치 않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제 뭐든 공개하십시오.
 
거듭 강조하지만 한 전 총리는 진실을 밝히는 일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검찰이 먼저 내부의 불법 행위자를 찾아내 기소하고, 동시에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나 자료를 모두 공개하면 모든 성의를 다해 진실을 밝히는 일에 협조할 것입니다.
 
검찰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무책임하고 공공연하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2009. 12. 13.
공대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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