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사투리 바로쓰기에 코푼 박철민

전라도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불지른 드라마들..

김환태 칼럼 | 기사입력 2010/02/08 [15:06]

전라도사투리 바로쓰기에 코푼 박철민

전라도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불지른 드라마들..

김환태 칼럼 | 입력 : 2010/02/08 [15:06]
전라남도가 지난 2뤌3일 '한국방송작가협회'를 비롯 전국 사회.문화단체에 '전라도 사투리를 바로 써달라'는 건의문을 보냈다고 한다.전남도는 건의문에서"공교롭게도 요즘 영화.드라마에서 전라도 사투리가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하는 웃음거리 수단으로 자주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다른 지역분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악한 자들로 기억하는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전라남도의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은 시의적절.비판은 부적절


▲ 추돌사고를 우려 뒷차량이 가까이 붙지 말라는 전라도 사투리 경고판    
전남도가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건의문을 낸것을 계기로 현지 사회문화단체와 재경 향우회들도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운동'을 펴나기로 했다고 한다. 전남도가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건의문을 내고 앞장서서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운동을 전개하기로 한것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가 건의문을 내게된 배경에는 전남도 관계자가 밝혔듯이 최근 전남지역 각계 모임에서 전라도 사투리가 삐뚤어지고 그릇된 사람이 쓰는 말로 굳어지고 있다는 걱정과 함께 적극 대응해 달라는 지역민들의 민원과 비등한 지역 여론이 자리잡고 있다.전라도 지역민들이 이러한 우려와 가슴앓이를 하게된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건 뭐니뭐니해도 방송드라마를 빼놓을 수 없다.

전라도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불지른 드라마<천사의 유혹>과<추노>

사실 요즈음 방영되는 일부 TV드라마의 경우 전라도 사람치고 시청후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먼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큼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2 TV 수목 드라마 <추노>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땡초'가 내뱉은 대사를 주워담아 다시 들어보자.

땡초 왈 "시방 나랑 한번 해보자는 것이여.숭례문 개백정이 어떤놈인가 성깔 한번 다시 보고싶다는 것이여 뭐여.내 오늘 부처고 뭐고 ,그냥 개 피 보고 확 파계 해불랑께"듣는 사람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양식있는 전라도 사람이라면 듣는귀가 미쳐버리고도 남을만큼 고약스럽기 짝이 없는 험악한 말이 아닐수 없다.

2009년말 막을내린 SBS TV 드라마<천사의 유혹>도 마찬가지다.여주인공의 작은엄마와 아버지는 돈이라면 거의 환장병에 걸릴만큼 탐욕스러운 사기꾼부부로 나오는데 역시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이처럼 조폭,깡패,간신,사기꾼,야바위꾼,도둑등 타지역민들로 하여금 호남인에 대해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는 악역에 호남사투리를 쓰는 인물을 등장시킨것은 요즈음 들어 갑자기 생겨난게 아니다.

1970~1990년대 초반까지 권위주의정권 집권시절에는 대부분의 드라마 악역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도맡아 할 정도였다.사기꾼,간신배,도둑,협잡꾼,폭력배역에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한다고 여겼는지 모르지만 비리,부정,범죄,아첨,비양심의 표본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사극 드라마 아전,노복들의 아첨형 대사로 굳어진 춘향전 아전 말투

그정도가 어느정도였는지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자.우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사극을 보면 염소수염 몇가닥에 내시처럼 가느다란 목소리의 아첨꾼 이미지가 강한 사또밑의 아전이나 대갓집 노복들은 한결같이 전라도 남원이 배경인 춘향전에 나오는 아전들의 말투를 사용한다. 변사또 생일 잔칫날 기생점고때나 춘향이를 형틀에 올려놓고"고개를 들라~압신다" "예~이" "매우 치~이랍신다"등으로 명을 전달하는 말투를 영화나 방송 드라마 제작시 일상적으로 사용하다보니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사극의 아전,노복들의 말투로 굳어진것 같다.

경상도 아전들은 "분부 거행 하겠습니데이~" "매우 치랍신데이~" 또는 "매우 치라카신데이~" "고개를 들라 카신데이"했을 것이고 충청도 아전들은"분부 거행하겠습니다유~" 평안도나 함경도 아전들은 "분부 거행하갔습네다" "분부 거행 하갔시요" "뒈지게 패라요~" 서울,경기도 아전들은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 "고개를 들라 하옵신다"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지역 말투를 사용하였을 것이지만 이상하게도 함경도나 평안도,경상도 지역 아전들이 수백,수천리길을 짚세기 신고 수십일을 걸어서 전라도 아전 말씨 배우려고 전라도로 유학을 다녀왔을리도 없을터인데 하나같이 춘향전 변사또밑의 전라도 아전들 말씨다.전라도외 타지역 시청자들이 이처럼 방송사극에 출연하는 아전들의 말씨를 듣고 혹여 전라도 사람들 가운데 가느다란 목소리를 가진 이들을 대하면 아첨꾼이라는 인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전라도 부정적이미지 심화시킨드라마<시장사람들><굿모닝영동><똠방각하><들국화>

현대극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1980년대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시장 사람들>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시장사람들>은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뒤섞여 인정 넘치게 살아가는 모습을 드라마화한 것이다.어느날 전라도에서 상경하여 양복점을 하는 사람이 10만원권 수표를 습득하게 되었다. 이친구는 수표를 습득하자 쥐새끼처럼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살피다 냅다 양복점 방안으로 달려 들어와 방 한 가운데 수표를 놓고 앉아 전라도 말씨로"주인을 찾아 주어야 할까.내가 가져버릴까.본사람은 없었는데 내가 가져 버려도 아무도 모르겄제...아니여 돌려주어야제" 한참동안 미주알고주알 중얼거리며 고민을하다 결국은 주인에게 돌려주는 미담으로 끝나지만 돌려줄 바에야 처음부터 시원하게 돌려줄 것이지 쥐눈 번득이며 고양이처럼 가지고 들어와 꼭 전라도 말씨로 속들여다 보이는 고민을 한 연후에 돌려주도록 극을 설정하였는가.

다른지역 출신 인물이 동일한역을 맡아 연기를 하였다면 시청자들 대부분"누구나 돈 욕심은 있는 것이지.고민되겠다"며 별 생각없이 지나가지만 평소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라면 "전라도 사람들 저런 모습이 문제야.주인에게 돌려주려면 그냥 빨리 돌려주든지 얼어죽을 고민은 왜 해"한마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이전에도 영산강을 주제로한 연속극 주인공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사기,투전등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 불신감을 가질 수 있는 연기로 일관하자 전라도 사람들의 반발을 사 도중하차한 사례가 있었다.또 시청률이 높았던 <완장> <똠방각하>에서도 무지막지한 공사장 감독,한양으로 간 사람은 땅투기꾼,고향에 남은 사람은 땅 팔아 노름이나 하는 전라도 사람들로 가득 화면을 채웠다.

1990년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 1TV 일일 연속극 <들국화>에서 전라도에서 여관을 하는 '종수'라는 인물을 보자.평소 마음에 두고있던 처녀 원미경을 아내로 삼기위해 처갓집에 선물을 사들고 찾아가는등 살살댄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그러나 결혼후 술집을 차려 술집 마담과 정을 통하면서 순진한 조강지처를 속이고 노름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부도덕한 인물로 나온다.친정으로 아내를 찾으러간 종수에게 장인이 "네놈 말은 믿을 수 없고 꼴도 보기 싫다"는 외침은 비호남권 일반 시청자들의 전라도 사람들의 대한 감정을 극명하게 대변하였다고 볼 수 있다.

역시 그무렵 KBS2TV에서 나라를 망쳐 놓은 강남 졸부들과 그들의 자식 오렌지족들이 벌이는 부도덕성을 주제로 드라마화한 <굿모닝 영동>이라는 드라마도 기가 막히다. 출연진부터 주근엄,주근노 형제와 주근엄의 부인역을 전라도 출신 탈렌트인 박근형,백일섭,허진이 맡아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명연기를 펼쳤다.당시 시대상황을 적절히 반영한 강남 부동산 졸부들의 생활상을 다룬탓으로 신선하면서도 오락성을 더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속에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하는 프로가 아니었나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강남 부동산 졸부중 전라도 출신들도 없지 않겠지만 있어도 소수에 불과하다는게 정설인데도 전라도 출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전라도 사람들이 나라를 망쳐놓은 부도덕하고 비양심적이며 사치방탕한 졸부나 땅투기꾼이요 위선자며 표리부동한 썩어바진 정치인,버리장머리없는 오렌지족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실제 천문학적인 뇌물을 받아먹고 부정부패를 저질러 구속되거나 외국으로 도망친 정치인,공직자,땅투기로 부를 축적한 부정한 공직자나 기업인 ,사치방탕한 오렌지족 자식을 부정입학시킨 학부모,사행성 오락,도박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투전재벌중에 실제 전라도 출신은 거의 없다.그런데도 <굿모닝 영동>드라마를 보면 돈도 없을뿐 아니라 투기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야 몇 안되는 보잘것없는 전라도 사람이 땅투기는 다 한것으로 나오고 강남 고급 룸살롱과 압구정동 거리를 타락한 전라도사람 부모자식이 주름잡는 것으로 묘사된다.

돈으로 국회의원되고 앞에서는 선량한 정치인,뒤로 돌아서서는 대입부정,학원비리,땅투기,형제를 속이는 표리부동한 정치인으로 지탄받기에 꼭 알맞는 모습,헤프고 사치스런 주근엄의 딸,버르장머리없는 주근엄과 주근노의 아들딸들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보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양식있는 시청자들이야 지역적 고정관념에 연관시키지 않고 사회문제를 적절히 고발하였으면서도 흥미를 유발하는 괜찮은 드라마였다고 여겼겠지만 단순한 일부 시청자들은 전라도 사람들이 나라망친 주범,타락한 졸부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심화시켰을 개연성이 높다.

텔레비전 방송국이 개국한 이래 방영한 연속극 드라마 가운데 역사,북한,일본식민통치와 관련된 드라마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문제를 주제로한 드라마에서 인간의 자질과 인성을 의심케하고 인간적 불신을 받을 소지가 많은 악역을 다른 지역 출신들이 나오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전라도 사람들이 전매특허낸 것처럼 등장하였다. 그러던게 세상이 달라져 기억속에서 사라질만 하는가 했더니 권위주의 시대로 역주행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천사의 유혹>,<추노>등에서 다시 등장하여 전라도 사람들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고 있는 것이다.

전라도에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 타파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운동' 시의적절

백제와 신라사이에 맺었던 나제동맹이 수복한 한강유역 땅을 신라가 약속을 어기고 차지하면서 결렬된 이후 백제땅 전라도는 역대 지배세력들로부터 정치,경제,인사,정책등 모든 분야에 걸쳐 소외와 차별을 받아오면서 거짓말쟁이,사기꾼,간사하다는 인간의 인격과 존재가치를 깡그리 짓밟히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뒤집어 쓴채 한많은 세월을 살아왔다.

민주화된 문명시대인 오늘날에도 이러한 소외와 차별,고정관념은 전라도 사람들에게 천형으로 남아있고 방송드라마와 일부 언론,정치권이 국민적 화합을 외면한채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는 목적하에 교묘하게 이용하는 실정이다.대한민국이 정녕 국민화합적 선진국으로 거듭나려면 이와같은 망국적인 지역차별과 특정지역민에 대해 가지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타파하여야 한다.이러한 노력은 정부는 물론 전 국민적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피해 당사자인 전라도지역민들도 적극 나서야하는건 당연하다.

따라서 전라남도가 이번에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건의문을 내고 운동을 전개키로 한 것은 비록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점에서 적극 지지 환영한다.전라도 사람이라면 전남도의 이러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게 마땅하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다른 사람도 아닌 광주 출신으로 요즈음 제법 잘나간다는 탤렌트 박철민이 전남도와 지역 사회문화단체가 지역민들의 여론을 받아들여 추진하는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이 문제가 있다며 코를 풀어 버렸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박철민의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 비판

탤런트 박철민은 2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역 사투리들은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고, 그것들은 캐릭터와 작품을 풍성하게 표현한다"며 이러한 상황하에서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전라도 사투리 바로 쓰기 범국민 운동'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라도 사투리도 마찬가지로 훨씬 더 유익하고 재미있게 고향의 정서를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악역이 등장해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지만 그건 아주 일부분"이라며 "다른 지역 사투리도 마찬가지다. 경상도 사투리 하는 악인이 없나. 또 강원도 사투리 하는 사기꾼이 없나. 사투리 썼다는 이유로 전라도 지역과 사람들이 폄하되거나 불명예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스카우트' 등 많은 작품에서 맛깔스런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 박철민은 전라도 사투리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사투리는) 좀 더 구성지게 그 말뜻을 배가시켜서 전달한다"며 "감정을 더 깊고 넓게 확장해서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철민의 주장이 전혀 틀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박철민처럼 단순하게 다른지역 사투리를 쓰는 악인,사기꾼 연기자도 있다는점과 전라도 사투리의 장점만을 생각하는 전라도 사람도 가뭄에 콩나듯 있을테니 말이다.그러나 박철민의 주장은 출연한 드라마에서 악역이 아닌 흥미유발용 감초역을 전라도 사투리로 연기하여 성공한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하나만 알고 서넛은 모르는 자기중심적 주장일뿐 전라도 정서와 여론을 대변할 수 없다는데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

박철민은 맛깔스런 전라도 사투리 연기가 그말뜻을 구성지게 배가시켜 감정을 더 깊고 넓게 확장해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사기꾼,악역이 쓰는 험악한 전라도 사투리가 전라도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더 심화시켜 줄 수 있다는 심각한 단점은 왜 생각지 못하는가.

더욱 통탄스런 것은 박철민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악인,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사기꾼도 있다면서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하여 전라도지역이나 전라도 사람이 폄하되거나 불명예를 받는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박철민은 사기꾼등 악역을 전라도,경상도,충청도,강원도 사투리 사용빈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러한 드라마를 접한 시청자들의 지역민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말한 것이라면 고향사람들의 가슴과 정서에 비수를 꽂는 일이자 전라도 사투리 감초 연기로 성공하여 인기가 올라 수모를 겪을일이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에 불과하다고 본다.

사기꾼,간신,도둑,조폭등 악역 전라도 사투리가 전라도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화시킬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한가지 사례를 들어 살펴보자. 100만원을 훔친 사건을 놓고 범인이 어디 사람이느냐에 따라 어떠한 반응을 보이느냐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만약 100만원을 훔친 범인이 서울 사람이라면 "남산에 올라 돌을 던지면 맞는 사람이 경상도,전라도,충청도 사람중에 하나라고 봐.얼마 안되는 토박이 서울 사람은 아닐꺼야"하며 원천 부정한다.만약 범인이 강원도 사람이라면 "순진한 강원도 감자바위가 나쁜짓인줄 알고 그랬겠나" 하며 오히려 동정하고 이해하려 할 것이다.충청도 사람이 훔쳤다면"충청도 양반이 실수한걸 가지고 뭘그래,눈에 뭐가 씌었었나"할 수 있을 것이다.경상도 사람이 훔쳤다면"해먹으려면 전직 대통령처럼 통크게 수천억씩 해먹지 추잡스럽게 푼돈에 손댔을까.제정신이 아니었을거야"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전라도 사람이 돈을 훔쳤다면 대번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삿대질을 하며"당연하지 전라도놈이 아니면 누구겠어.전라도 놈들 구제불능이야"하며 길길이 날뛸 것이다.여기에 전라도 사람이 관련된 오만가지 사건들까지 안주삼아 끌어내 주고받으며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덧칠을 하여 금전관계,취업,살림방 임대,자식결혼까지 차별하는 실제 행동으로 나아간다.실정이 이러한 상황하에서 악역 전라도 말투 사투리를 접할 경우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철민 사과 필요,전남도는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 최선 다하길

세상이 달라져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이러한 잠재적 고정관념과 차별의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드라마 <천사의 유혹>과 <추노>가 전라도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다시 불을 지필 개연성이 높다는 우려가 전라도 지역에서 비등하자 이러한 여론을 받들어 전남도가 바로잡기 위해 행동으로 나섰는데 박철민이 공개적으로 방송에 나와 문제를 삼았다는건 자신의 소신외에 드라마작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전라도 말씨 배역을 줄이지 않을까하는 우려,노파심이 작용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고향인 전라도 지역과 지역민들의 정서와 여론을 짓밟는 용납할 수 없는 언동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여론의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는 사회인만큼 박철민도 자신의 주장을 밝힐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자기중심적 오만과 경거망동까지 방임하는건 아니라는점 상기하였으면 한다.박철민은 또 이순신장군을 주제로한 드라마<불멸>에서 전라도 출신이 아닌 김완장군 역을 전라도 사투리로 연기하여 인기를 얻은 나머지 전라도 사투리의 맛깔스럽고 구성진 면을 강조하는지 모르지만 그 연기를 본 전라도 사람 가운데 일부는 촐랑대고 경박한 사투리가 오히려 전라도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는점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박철민은 전라도 사투리를 바로써 전라도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려는 차원에서 전개하는 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 전선상에서 적전 분열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향후 활동과 관련 근신 자중하여야 하리라 본다.전라도 사투리 바로쓰기 운동을 전개하는 전남도와 전라도 지역 시민사회단체,각지역 향우회들도 박철민과 같은 반대론자들의 발언에 구애받지말고 명분과 정당성이 충분한만큼 가일층 분발 노력하여 운동의 목적이 십분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김환태 국민뉴스 발행인 http://www.kookm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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