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월드컵] 최인철 감독 인터뷰

한국축구사에 뜻깊은 일 해내 기쁘고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박찬남 기자 | 기사입력 2010/08/01 [23:29]

[U-20 여자월드컵] 최인철 감독 인터뷰

한국축구사에 뜻깊은 일 해내 기쁘고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박찬남 기자 | 입력 : 2010/08/01 [23:29]

▲ 정성천 코치와 함께 하이파이브하고 있는 최인철 감독  ⓒ KFA 홍석균 

3위 확정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레와 물세례를 동시에 받은 최인철 감독(38)의 얼굴에는 지난 2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보였다. 1일 독일 빌레펠트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 3/4위전을 1-0 승리로 이끌고 한국축구사를 새로 쓴 최인철 감독은 “뜻 깊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선수들이 정말 수고해줬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다음은 경기 직후 경기장에서 가진 최인철 감독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우선 축하드린다. 소감을 밝혀달라.

대회기간 내내 여러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비록 독일을 상대로 참패했지만 선수들이 그 기억을 잊고 콜롬비아를 상대로 잘 준비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되어 기쁘다. 독일에 온지 한 달이 되어가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다운됐었는데 동메달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줘서 고맙고 자랑스럽다. 

- 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다. 경기 내용을 평가한다면.

전반전에 패스워크는 실수도 적고 참 좋았는데 문전 앞에서의 날카로움이나 세밀함이 부족해 좀 답답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좀 더 정확한 킥이 나오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콜롬비아 선수들의 페이스를 감안했을 때 후반전에는 반드시 골을 넣을 것이라고 믿었다. 

- 3위의 성적을 거뒀는데, 목표한 바를 이룬 것인지.

어느 대회이건 대회에 참가하는 감독과 팀의 목표는 우승일 것이다. 하지만 6년만에 출전한 여자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사상 최초의 3위 기록을 만든 것도 놀라운 결과라 생각한다. 목표를 이루고 못 이루었고를 떠나서 한국축구사에 뜻깊은 일을 해낸 것 같아 기쁘고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 지소연 선수의 한국 최초 FIFA 주관대회 득점상 수상이 무산됐다. 

비록 골든슈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런 큰 대회를 통해 한국에 지소연이라는 뛰어난 테크니션이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된 것은 선수 개인이나 한국 여자축구계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소연이의 기술이나 상황인지능력 등을 감안할 때 국내리그에 남기보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리그에 진출해 더 큰 목표를 갖고 발전을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일각에서는 한국 여자축구 저변을 감안할 때 U-20 여자대표팀이 ‘신화’를 이뤘다고 얘기한다.

한국 여자축구 환경이나 저변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주신 분들께는 너무 감사한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다소나마 여자축구에 대해 알게 된 분들도 있을 것이고, 팬들도 생겼으리라 기대한다. 이번 대회가 더 많은 여자축구 유망주들의 배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2년 동안 팀을 꾸리면서 가장 보람됐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지금 이 팀을 맡아 첫 소집을 한 것이 2008년 8월 25일 가평에서였다. 그 때와 비교했을 때 선수들은 엄청 많은 발전을 이뤘다. 선수들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 가장 아쉬웠을 때는 기술력 등에서 선수들이 스스로를 세계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지 못할 때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안주하지 않고 매 순간 서로를 격려하고 다그치면서 지금의 이순간을 만들게 되어 많이 뿌듯하다. 가장 보람된 순간은 당연히 바로 지금이다.(웃음)

- 한국축구사를 새로 썼다. 앞으로의 계획은.

남자축구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여자축구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세계대회 3위를 이뤄낸 것이 상당히 자랑스럽다. 또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는 것 또한 무척 영광스럽다.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귀국하면 국내리그가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선수들도 체크하고, 당분간은 U-15세 여자대표팀등 유소녀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 지소연 소감

내가 골을 넣어 한국축구역사상 최초로 세계대회 3위에 오를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득점상 수상을 못하게 된 것은 솔직히 아쉽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다. 지금의 이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세계적인 톱 플레이어들과 겨룰 수 있는 실력이 되도록 하겠다. 피지컬적인 측면을 좀 보완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잊지 않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동안 어렵게 나를 뒷바라지 해준 엄마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글 = 지윤미 (독일 빌레펠트)

▲ 8골로 대회를 마감한 지소연 ⓒ KFA 홍석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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