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폭동 92년 LA폭동과 같이 번지나 ?

복확대,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요소 해소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이현재 기자 | 기사입력 2011/08/12 [20:25]

영국의 폭동 92년 LA폭동과 같이 번지나 ?

복확대,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요소 해소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이현재 기자 | 입력 : 2011/08/12 [20:25]
 
영국 토트넘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해서 시작된 폭동이 영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폭동이 처음 일어난 곳은 영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이고, 그만큼 신자유주의의 발호 이후 심해진 빈부격차 때문에 더더욱 알게 모르게 불만이 집중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지만, 지금은 이 폭동이 영국 각지로 번지면서 영국은 느닷없는 치안 공황 시태를 맞게되었다.

사실, 미국에서 레이거노믹스라는 검증 안 된 경제체제가 지금 미국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처럼, 대처리즘으로 불리우는 복지 체제의 해체 과정은 영국의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켜 놓았고, 그것은 지금까지 사회적 불안을 계속 잠재적으로 키워온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80년대에 계속해서 쌓여 온 사회적 불만이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을 계기로 LA 폭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났고, 이때 미국의 지배자들은 이 폭동을 사회적 불안요소가 쌓인 것이 아닌, 인종간 갈등으로 몰아 부쳤고, 이를 또 '두순자 사건'과 연관시켜 폭동 자체를 '한인대 흑인'이라는 구도로 몰고가려 한 적이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것으로 의심하던 흑인 소녀와 언쟁 끝에 실수로 총기를 발사, 숨지게 한 이 사건은 흑인들의 감정을 직접 건드려 한인마을이 큰 피해를 입는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LA 폭동 당시 가장 큰 활약(?)을 했던 인종들은 중남미계의 라티노들이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즉, 백인 지배자들이 왜 한국인들의 대량 이민을 허용했는가 하는 부분이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다. 백인과 타인종과의 방패막이가 필요했던 백인 지배자들에게 '일만 열심히 하는 한국인'들은 딱 좋은 바람막이였던 것이다.

하워드 진이 미국민중사를 통해 지적했듯, 미국 건국 초기에 가난한 아이리시와 흑인 노예들이 연합하지 못하도록 인종적인 화두를 사회지배에 사용했던 그들은 LA 폭동때도 그같은 그들의 전술을 십분 활용한다.

문제는 그때 미국엔 사회적으로 형성된 자산계급에 대한 무산자들의 적대적 분위기를 '온몸으로 받아줄 방패'로서 한국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재산이 불타고 LA 한인들이 자기들의 삶터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져 폭동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동안, 미국경찰은 LA의 부촌으로 넘어가는 길목만을 딱 막고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결과는 '한-흑 갈등'으로 딱 포장되어 버리고 만다. 그런데 지금 영국의 경우엔 그런 '중간 바람막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폭동은 더욱 빠른 속도로, 사회 전면적으로 퍼져버리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미국과 영국은 주도적으로 신자유주의의 발호에 앞장서 왔고, 이른바 '효율'을 핑계로 그때까지 구미의 기본정책이었던 사회복지를 버리고 자본주의 입장으로 돌아선다. 노조 깨기와  여러가지 복지혜택의 줄이거나 없애기, 그리고 생산수단의 해외이전 허용, 심지어는 대기업의 신용카드 발행(즉 대부업을 가능하게 만들었고)까지 허용하며 이른바 유동성 확보에 힘을 기울인 결과, 복지는 계속 형편없이 되어 버렸고 그 복지와 노동자의 임금을 바탕으로 돌아갔던 소비경제 자체가 기울어지게된다.

그러나 기업은 신용카드 이자받아먹는 재미에 투자를 등한히 하고, 보다 값싼 노동력을 부리기 위해 생산 시설을 제나라 바깥으로 옮기면서 그들의 잠재적 손님인 자기 직원, 자국민들을 등한히 하면서, 마침내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극단적인 양극화를 불러오게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같은 사회 불안요소들이 쌓이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가를 제 1세계의 대표적인 나라인 영국의 경우로부터 보고 있다. 미국도 어쩌면 이런 소요가 다시 생길수도 있겠다. 지금처럼 그 어느때보다도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요소들이 쌓이고 있는 경우라면, 그 어느나라라도 이런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이런 쓸데없는 사회적 불안요소를 키우는 것보다는 복지를 확대하고 주민들의 불만요소와 불안요소를 풀어주는 것이 훨씬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로울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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