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

- 정치를 바꾸는 비전 그리고 내가 꿈꾸는 세상 -

뉴민주.com | 기사입력 2011/08/24 [19:07]

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

- 정치를 바꾸는 비전 그리고 내가 꿈꾸는 세상 -

뉴민주.com | 입력 : 2011/08/24 [19:07]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책을 펴냈다. 한마디로 여느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용’ 책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 비전과 통찰을 담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민감한 사안도 솔직하고 과감하게 기술하고 있다.
 
유일하게 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동시에 지낸 김진표는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전문가다. 특히 교육 문제를 경제사회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그의 담론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관통하고 있으며, 상당부분 교육현장에 적용되어 교육개혁의 중요한 틀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이 책에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게 아니”라는 사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인간적인 실망감 등을 가감 없이 적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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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


   
정치를 바꾸는 비전 그리고 내가 꿈꾸는 세상

이 책은 그야말로 ‘정치인’ 김진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 정치인도 아니고, 화려한 수사를 구사하고 처세에 능한 노련한 정치인도 아니다. 30년을 관료로 공직에 몸담았던 그는 뒤늦게 정치에 입문하여 이제 정치 경력 8년의 재선 의원이다. 그래서인지 아직 ‘정치인’ 같지가 않다.
 
그런데도 그는 2008년에 민주당 최고위원에 선임되었으며 2011년 5월부터는 원내대표의 중책을 맡고 있다. 달리 계파 세력도 없는 그가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정치인으로서 인정받고 중망을 얻게 된 이유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집스러울 만큼 정직하고 신의를 중시하는 그는 의외로 옆집 아저씨마냥 소탈하다. 또 그는 묵묵하게 치열하다. 관료생활을 할 때 그랬던 것처럼 자기 일에 혼신의 힘을 다 쏟는다. 아마 그만큼 치열하게 일해 왔고 모든 것을 쏟아 일하는 정치인은 드물 것이다.

이런 김진표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만나 마음에 담고 있던 얘기들과 정치인으로서 그의 비전과 성찰 그리고 그가 핵심 라인에서 복무했던 민주정부(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의 비사를 다 끄집어내어 정리한 것이 이 책《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이다.
 
책 제목처럼 그의 40년에 이르는 공직생활은 뚝심과 실천으로 일관한 ‘뚜벅걸음’이었다.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건, 화려한 수사와 발 빠른 변신으로 시세와 대중에 영합하는 ‘제비걸음’이 아니라 소신과 원칙을 바탕으로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끊임없이 궁리하고 실행하는 ‘뚜벅걸음’이다. 그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국민이나 상사가 좋아할까 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울까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그의 공직생활 내내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양보할 수 없는 소신이라고 했다.

지승호와의 인터뷰로 구성된 이 책의 첫째마당에서는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교육의 세 분야로 나누어 얘기를 풀어놓았는데, 정치에서는 민주정부 10년의 남은 숙제, 정치권력구조의 개혁, 열린우리당 창당의 진실, 다산 정약용의 개혁정신,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세론 등에 관한 소견과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경제에서는 우리 경제를 살리는 비책으로 공정한 조세제도 확립, 미래신성장산업을 테마로 한 중소기업의 집중 육성과 재벌기업의 탐욕에 대한 제도적 제어장치 마련, 다음세대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 등을 꼽으면서 그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에서는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문제를 풀려면 경제사회적 관점 즉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김진표의 자서로 구성한 둘째마당에서는 주로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비롯하여 그가 걸어온 길을 간명하게 풀어놓았다.



김진표
1947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1951년 1.4후퇴 때 아버지를 따라 월남하여 경기도 수원에서 자랐다. 수원중학교, 서울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47년 행정고시(13회)에 합격하여 대전지방국세청 소비세 과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주로 세제 관련 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 수립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으며,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본 교육정책을 연구하여 제시하기도 했다.
 
재무부 세제실장, 재경부 차관을 거쳐 2002년 국민의정부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으로 들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청와대 대응팀장을 맡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곧이어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하여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총괄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직하여 참여정부 출범의 밑돌을 놓았으며, 2003년 참여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아 경제개혁을 추진하였다.
 
2004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정치에 뛰어들어 17대 총선(수원 영통)을 통해 의정활동을 하던 중에 다시 정부의 부름을 받고 2005년 교육부총리를 맡아 교육개혁의 불씨를 지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된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에 선임되었으며, 2011년 5월 민주당 원내대표에 선임되었다.


 지승호
“인터뷰는 인터뷰이를 둘러싼 이미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인터뷰 철학을 가진 전문 인터뷰어로 지난 9년간 200여 명의 인터뷰이를 만나 인터뷰했으며, 인터뷰한 책으로는《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신해철의 쾌변독설》《공지영의 괜찮다, 다 괜찮다》《김상곤, 행복한 학교 유쾌한 교육혁신을 말하다》등 20여 권에 이른다.

2005년 말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노인복지법, 장애인생활 기초수급제 등의 중요 민생법안을 대거 국회에 상정했어요.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을 이끌던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에 반대하기 위해 민생법안 2000여 건을 볼모로 삼아 국회 통과를 막아놓고 국회를 떠나버렸어요. 그래서 이후 이들 법안은 1년 6개월 동안이나 국회에서 잠을 자야 했단 말이죠. 그랬던 박근혜가 대선이 다가오자 느닷없이 복지 어떻고 서민 어떻고 하는 거 보면 쓴웃음이 다 나와요. MB랑 뭐가 달라요, 아주 판박이지. -33쪽에서

나는 국민참여당이든 창조한국당이든 민주당하고 통합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 생전에 나와 유시민 그리고 청와대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 함께 가서 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노 대통령은 정치할 사람들은 제발 다른 당 만들지 말라고 했어요. 열린우리당을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게 아니야. 정동영의 주도로 천정배⋅신기남 등 이른바 정풍파가 만든 겁니다. 노 대통령은 망설이고 반대했어요. 참여정부의 실패 가운데 많은 부분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리된 데 원인이 있습니다. - 47쪽에서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나는 노 대통령 사후에 반기문에게 인간적으로 좀 실망했어요. 노 대통령이 반기문을 유엔사무총장 만들려고 세계를 한 바퀴는 돌았을 거예요. 직접 돌면서 운동을 해줬다고. 물론 나라를 위해서 그런 거지만, 그것 말고도 반기문을 정말 총애했지. 그런데 노 대통령 장례식에도 안 왔더라고. 장례식 두어 달쯤 제주도에서 열린 세미나에 강연하러 왔는데, 그때도 그냥 갔어. 거기까지 왔으면 김해에 들렀다 가야 할 거 아냐, 은인이나 다름없는데. 전화만 하고 그냥 간 거지. 나는 그런 것을 아주 싫어해요. 그때부터 내겐 반기문이 별로야. - 55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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