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교복, 서민자녀 꾀벗고 등교할판

서민학부모 미치게 만든 성인정장 뺨치는 교복 문제다

김환태 | 기사입력 2007/01/29 [19:28]

비싼 교복, 서민자녀 꾀벗고 등교할판

서민학부모 미치게 만든 성인정장 뺨치는 교복 문제다

김환태 | 입력 : 2007/01/29 [19:28]
폼생폼사 명품중독에 걸린 대한민국

  세계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만큼 명품에 집착하는 명품매니아,심하게 말하면 명품 도착증에 빠진 사람이 많은 나라도 없는것 같다. 양복,와이셔츠,넥타이등 남성의류,원피스,투피스,스커트,코트에서 팬티,브래지어,스타킹까지 망라한 여성의류,구두,핸드백,벨트등 가죽제품,시계,반지,목걸이,귀걸이등 장식품과 각종 액세서리,화장품까지 프랑스,이탈리아,일본등 명품 선진국 제품들로 치장한 명품족 남녀노소들이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는 나라가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 자화상이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말할것도 없고 없는 사람들도 남이 장에가니 따라간다는식을 넘어 사람축에 끼고싶고  무시당하지 않고 대우받고 싶어 무리하게 빚을 내거나 카드를 긁어 명품을 소유하려 기를 쓴다. 진품을 살 형편이 되지 않으면 가짜 짝퉁 명품이라도 걸치고들 다녀야 안심이 된다.정도가 심하다보니 이제는 명품 집착증이 정서불안을 부르고 중독현상으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명품 집착은 경제발전에 따라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만연되면서 하나의 생활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볼때 바람직스럽지 만은 않은것 같다. 물론 낭비,사치성이 강한 명품족과 달리 값싸고 실용적 측면을 중시하는 근검절약파들이 없진 않으나 대세는 겉멋에 죽고사는 명품족들이 유행문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명품 선호 현상이 시대적 흐름이 된것은 생활여유 못지않게 텔레비전등 각종 미디어,연예인등이 많은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명품 수입업자,고가제품을 선도하는 기업체들의 잇속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민 학부모 미치게 만드는 성인정장 빰치는 비싼 학생복

  이러한 고가제품,명품바람이 학생들 교복까지 불어닥쳐 서민학부모들의 복창을 터지게 만드는등 사회문제화 하고있어 개탄스럽기 짝이없다.매년 신학기철이 되면 교복값 논란으로 시끄러웠지만 2007년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한것 같다.고등학교 교복이 무려 70만원짜리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 아닐수 없다.

  1월25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에 따르면 서울 모 외국어 고등학교앞 ㅅ교복매장에 코트를 포함해 69만5000원짜리 신입생용 교복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교복 한벌과 카디간,와이셔츠를 포함한 기본형 가격 35만원에 여벌로 1벌씩 사게되는 셔츠와 교복하의가 각각 4만원,8만5천원이며 교복에 맞춘코트 22만원짜리를 더하면 정확히 70만원에서 5000원빠진 69만5000원이 된다는 것이다. 성인용 신사정장값에 맞먹는 교복값에 학부모들이 기절초풍하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할 것이다.

  논란이 일자 제조업체 측은 "수출용 교복을 만들기 위해 원단을 영국에서 들여온탓에 가격이 높아졌으며 수출을 앞두고 시범적으로 9개학교만 선보였을뿐 국내 교복시장을 겨냥한게 아니다"라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ㅅ없체의 경우 유행에 맞춰 몸매 강조용 's라인' 학생복을 만들기 위해 신사복에 사용하는 고급원단을 사용하였고  다른업체는 등산복등에 사용하는 스포츠 웨어 원단을 사용한것을 보면 해명이 거짓임에 드러난다.

  학생복이 이처럼 일반성인들의 명품옷을 뺨칠정도로 고급화한데는 교복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대형브랜드 4개업체가 교복시장에 뛰어들어 고급화를 주도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대기업들은 유행과 명품에 눈을 뜬 학생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고급원단을 사용,s라인,멋내기 끝마무리등 톡톡튀는 디자인으로 교복을 만든데다 비싼 출연료를 들인 유명연예인 동원광고와 경품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하다보니 교복값이 치솟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일부이긴 하겠지만 학교측이 교복매장을 운영하는 업자에게 지속적인 부적절한 만남과 함께 학교발전 기금등을 요구하는 것도 교복값을 올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있다. 결론적으로 교복값 인상은 유행을 좇는 학생들의 명품브랜드 선호심리와 업체의 상술,그리고 학교측의 야합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싼 교복값때문에 서민자녀 꾀벗고 등교하지 않도록해야

  교복값이 올라도 부유층 학부모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본형 35만원보다 고급 수입원단을 써서 만든 5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교복을 앞다투어 사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생경제 파탄으로 하루하루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 학부모들이다. 이들에게 35만원~70만원짜리 교복은 그림의 떡이다.

  얻어입는 것도 복이라고 재수좋게 미리 부탁해놓은 졸업생으로 부터 교복을 물려받으면 다행이지만 물려받지 못할경우에는 새교복을 사입혀야 하는데 몇만원에 불과한 가스비,전기요금도 못내는 상황하에서 수십만원짜리 교복을 사입힐수가 없는 것이다. 아예 식구가 몇달 가스 안쓰고 전기 끊어진 캄캄한 냉골방에서 깨소금 반찬하나로 견딜 각오로 빚을 내 교복을 사입히면 모를까 그럴 각오가 없다면 학교진학을 포기해야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것 같다.

  '학사모'는 교복값이 적정수준으로 현실화 되지 않으면 '교복 안입고 등교하기 및 교복반납 퇴출운동을'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교복 안입고 등교하는것이나 교복퇴출 운동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민주화 바람이 일면서 한때 군사문화,일제잔재,몰개성적 이라는 이유로 교복착용이 일시 폐지된적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교복폐지를 시행해보니 소득계층에 따른 위화감 조성과 과소비풍조,면학분위기 와해,탈선등 학생지도 곤란등 부정적 측면이 심각하게 노출되어 교복착용을 다시 도입하였기 때문에 교복값 때문에 또 다시 교복을 퇴출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것은  서민가정 자녀들이 교복을 입지않고 꾀벗은 모습으로 등교하는 비극적 사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교복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교복업체는 잇속보다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기여하겠다는 정신으로 비싼 수입원단 보다 국산원단을 사용하고 광고공세,휴대전화등 경품행사등을 대폭줄여 가격 상승요인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나아가 소득계층 하위가정 자녀들에게 한해 교복을 반값에 공급하거나 극빈층 자녀를 위한 무료교복 지원행사를 전개하는 것이다. 학교측도 업자들에게 향응을 받거나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하여 교복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행태를 척결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도 교복값 인상을 방관하지 말고 교복값을 낮추도록 적극 행정지도에 나서야 한다. 교육부,교육위원회등 관련부처 공무원들은 고액연봉에 고교까지 자녀학비를 감면 받으니까 교복이야 비싼들 무슨 대수냐며 손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정말 그러면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정권재창출 위한 권력용 개헌타령이 중요하지 서민자식들이 교복입지 않고 꾀벗고 학교가는게 무슨 신경쓸일 이냐며 모른체 하지말고 비싼 교복앞에서 눈물지으며 "개헌나발 그만불고 교복 등록금 문제나 풀어라"라는 서민들의 외침에 귀기울이는게 위정자의 도리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환태/뉴민주닷컴 대표 http://newminj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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