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1년, 수입 짭짤하네~!

대미 수출 ↑, 수입 ↓, 중견·중소기업 더 활용…성적표 ‘GOOD’

김성애 기자 | 기사입력 2013/03/15 [12:44]

한·미 FTA 발효 1년, 수입 짭짤하네~!

대미 수출 ↑, 수입 ↓, 중견·중소기업 더 활용…성적표 ‘GOOD’

김성애 기자 | 입력 : 2013/03/15 [12:44]
▲한미자유무역협정(FAT) 연일 반대데모를 했던 각단체들은 책임있는 반성을 해야  할때          © 뉴민주신문

정부는 지난 15일로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특히 당초 우려했던 농식품도 수출은 오르고 수입은 내려 농가소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뉴민주신문이 한·미 FTA 발효 1년간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한·미 FTA 발효 1년간 주요성과’ 보고서에서 “한·미 FTA가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FTA 혜택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증대효과가 나타나 대(對)미 수출이 1.4% 늘었다.
 
자동차 부품(10.9%)과 석유제품(29.3%)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무선통신기기(-35.2%)와 반도체(-7.7%) 등 비혜택품목은 감소했다.
 
비혜택품목 가운데 자동차(16.9%)는 작년 미국 내수시장이 커지고 국내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철강제품(10.1%)은 에너지용 강관의 수출이 급증하며 각각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대미 수입은 FTA 비혜택품목 대부분에서 감소하며 전년동기대비 9.1% 줄었다. 반도체, 항공기 및 부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의 수입이 20.1%나 급감했다.
 
농식품의 경우 대미 수출은 7.0% 증가한 반면, 수입은 16.8% 감소했다.
 
수출은 관세 즉시철폐 품목인 김(38.9%), 음료(34.2%), 김치(28.7%), 라면(11.7%)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옥수수(-69.9%), 쇠고기(-15.6%), 돼지고기(-27.6%), 닭고기(-38.1%) 등의 수입은 줄었다.
 
오렌지와 체리 등 미국산 과일의 수입이 증가했으나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FTA 효과 체감하도록 사후 대책 강화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자동차 등 소비자 가격 인하
중소기업 대미 수출증가율 전체 대미 증가율보다 높아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한·미 FTA 발효 이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도의 21억 2000만달러 대비 113.6% 증가한 45억 2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재 가격의 인하도 이끌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아몬드(-12.3%), 와인(-11.5%), 오렌지·포도주스(-8.6%), 승용차(-3.4%) 등 7개 품목의 가격이 내렸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증가율(3.1%)이 전체 대미 수출증가율(2.7%)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중소기업이 집중돼 있는 자동차 부품, 섬유, 농식품 분야에서 F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FTA 활용률은 부품 76.5%, 섬유 75.8%, 농식품 74.3%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례로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인공치아용 치과재료 제조업체인 ‘하스’사는 2011년 수출이 4만 3000달러에 불과했으나, 관세 8% 즉시 철폐 이후 2012년 87만 달러로 급증하며 대미시장 개척에 청신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에서는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對) 무역적자 확대 추세 등을 부각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제2의 수도 부산시, 한·미 FTA 발효로 짭짤한 재미 봐
산업수도 울산은 한·미 FTA 발효로 최대 수혜도시 됐다
美 언론, 미국 대(對) 무역적자 확대 추세 등 부각 보도

 
제2의 수도 부산 역시도 한·미 FTA 발효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부산시가 한·미 FTA 체결 1주년을 맞아 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산의 대미 수출(12억1천7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8.8% 증가했고 수입(13억6천400만 달러)은 4.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세계 경기회복 둔화의 여파로 주요 선진국과의 교역 실적이 수출(135억5천700만불, 전년 대비 6.9% 감소), 수입(137억7천400만 달러, 6.3% 감소) 모두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대미 주요 품목별 수출동향을 살펴보면 자동차부품이 2억6천만 달러(전년대비 33.0%↑)로 크게 늘었다.
 
또 회전기기 4천600만 달러(27.9%↑), 기계요소 1억6천만 달러(5.0%↑) 등 5대 수출품목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세계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지역 수출의 버팀목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지역 수·출입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미국과 교역 중인 기업의 35.7%가 대미 교역현황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한·미 FTA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미 수입 측면에서는 관세철폐 효과로 곡실류(21.1%↑), 기계요소(110.5%↑) 등 수입 5대 품목의 경우 대부분 증가했지만 그 외 품목은 감소해 무역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미국(발효 1년), EU(발효 2년) 등 거대시장과의 FTA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역 주요 부품산업을 중심으로 FTA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 기업도 FTA 필요성과 효과를 어느 정도 체감하는 만큼 부산시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지원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수도 울산은 한·미 FTA 발효의 최대 수혜도시가 됐다.
 
발효 1주년을 맞아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본부장 심준석)가 울산지역의 대미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철강제품, 인조섬유 등 FTA 수혜 품목군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역 수출이 부진했던 가운데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해 울산이 한-미 FTA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분석됐다.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2012년 3월 ~ 2013년 1월) 11개월 동안 울산지역의 대미 수출은 92억 7천만 달러, 수입은 23억 4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2011년 3월 ~ 2012년 1월)과 비교해 수출 19.8%, 수입은 23.6%가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9억 3천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58억 5천만 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18.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대미 수출이 537억 9천만 달러로 2.7% 증가한 것과(수입은 390억 7천만 달러로 7.4% 감소) 비교하면 자동차 및 석유화학 산업 등 수혜업종이 밀집되어 있는 울산이 예상대로 한-미 FTA의 최대 수혜 지역(수출 증가액 기준)임을 입증한 셈이다.
 
주요 품목별 수출을 살펴보면, 울산지역의 대미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완성차는 미국 측 수입관세가 FTA 발효 후 4년간 유지 후 5년째 완전 철폐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세인하 효과는 없었지만 FTA 발효에 따른 간접효과 등으로 작년 3월부터 올 1월까지의 수출이 47억 8천만 달러로 18.9% 증가했다.
 
주로 중소기업이 많은 자동차부품도 수출이 20.2% 증가한 4억 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의 경우에도 제트유 및 등유(94.4%), 경유(137.3%)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같은 기간 수출이 20억 달러로 2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일 품목군에 대해 대미 수출 금액을 제외한 對세계 수출을 분석해보면 자동차의 수출은 –3.2% 감소했고, 석유제품은 2.6% 자동차 부품의 경우 12.1% 증가에 그쳐 대미 수출의 증가가 두드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측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된 철강제품(15.4%), 섬유원료(30.8%), 섬유사(36.7%) 등도 수출이 증가했다.
주요 지역별 수출과 비교해보면, 작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지역 5대 수출국 중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6.4% 감소했다.
 
또 일본 –9.4%, 인도네시아 –15.2%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반면 미국과 싱가포르(7.4%)로의 수출만 증가했다.
 
지난 2010년(22.7%)부터 2011년(15.5%) 2년 연속 두 자리 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미국의 전체 수입액도 지난해 22조 7천 5백억 달러로 2011년과 비교해 단 3.1% 증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20%에 달하는(19.9%) 울산지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한-미 FTA의 가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수입의 경우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작년 3월부터 1월까지 울산지역 수입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감소(-0.5%)한 가운데서도 금속광물(20.1%) 및 비철금속제품(56.9%), 정밀화학(20.1%), 석유화학(43.2%) 등 원자재와 기초산업기계(85.5%), 산업기계(63.2%)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23.6%) 증가해 관세인하 효과로 가격경쟁력이 상승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 심준석 본부장은 “발효 1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한-미 FTA의 장기적인 효과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대미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충분히 그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심 본부장은 이어 “그러나 발효 1년이 경과하면서 미국 측의 본격적인 원산지 사후검증이 예상되는 만큼 그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이 EU와 일본 등 경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주도적으로 나선만큼 한-미 FTA 선점 효과 지속과 FTA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한·미 FTA의 효과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사후검증 대비 등 현안에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수출 중소기업들이 해외바이어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FTA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FTA 활용상담관 운영, FTA 활용 비즈니스 모델 발굴 지원 등 FTA를 활용한 수출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갈 방침이다.
 
또, 수입 증대에 따른 농어업 피해여부 정도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FTA 국내보완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가격 모니터링·정보제공, 유통구조 개선, 불공정행위 조사 등을 강화해 소비자 체감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한·미 FTA (8개), 한·EU FTA(7개) 관련 주요 수입소비재가격 동향을 매주 점검하고 있다.
 
한편 한·미 FTA의 ISD 조항 재협의에 대해 정부는 “발효 이후 ISD 민관 전문가 T/F가 구성돼, 한·미FTA의 ISD 조항에 대해 제기된 주장에 대한 검토 및 의견수렴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T/F 검토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국회 협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우리 입장을 정리한 후 미국과의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ISD 이슈에 대한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에 대해 “‘한·미 FTA 부속서22-나’에 협정 발효 1년 후 회의를 개최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현재 첫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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