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3선집권 전략에 날아간 평창의 꿈

평창과 강원도의 열정적 희생이 남북관계 발전의 밀알이 되길 빈다

김환태 | 기사입력 2007/07/07 [14:24]

푸틴 3선집권 전략에 날아간 평창의 꿈

평창과 강원도의 열정적 희생이 남북관계 발전의 밀알이 되길 빈다

김환태 | 입력 : 2007/07/07 [14:24]
평창과 강원도,정부,국민이 똘똘 뭉친 총력전
 
  2014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려던 평창의 꿈이 2003년에 이어 또다시 좌절됐다.7월 5일 과테말라에서 열린 제 119차 국제 올림픽 위원회 총회에서 실시된 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와 치열한 접전끝에 역전패한 것이다.1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34표를 얻은 소치를 따돌렸으나 과반수 득표를 넘지 못해 이어 실시된 2차 투표에서 47표를 얻는데 그치므로써 51표를 얻은 소치에 역전패,동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동계 올림픽 개최권 획득실패는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2차 투표에서 역전패 당한 악몽의 재판이었다.그동안 평창은 2003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 전북 무주가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 우선권을 갖는다는 협약을 깨고 유치전을 재개하면서 전북도와 약속파기에 따른 갈등을 겪는등 우여곡절 끝에 국가적 대의에 입각한 전북의 양보로 재 유치전을 전개해 왔었다.

  강원도는 두 번 실패는 없다는 굳은 각오하에 전 도민이 똘똘 뭉쳐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재계와 정부도 발벗고 나섰음은 물론이다.IOC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평창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가 가능하다면서 동계 올림픽 개최를 경제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최권을 따내야 한다는 필승의 각오로 세계 각국을 누비며 득표활동에 혼신을 다하였다.

   여수 박람회 유치전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도 현대-기아차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측면지원을 아끼지 않았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실사단이 방문하였을 당시 실사단을 직접 면담,협조를 당부한데 이어 이번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열린 과테말라를 7월 2일 가장 먼저 방문,나흘간 현지에 머무르면서 평창 유치를 위해 총력 외교전을 펼쳤다.

  노대통령은 한-과테말라 정상회담외에 일체 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않고 오로지 투표권을 가진 IOC위원 면담에 매달렸다.빠듯한 시간때문에 샌드위치와 컵라면으로 끼니를 대신하면서 30명의 각국 IOC위원을 각각 20분씩 만나 지원을 당부하는등 최선을 다하였다.

  7월 5일 오전에 있었던 평창 프리제이션때에는 연설을 통해"88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인 세계적 축제로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였다.이처럼 정부와 강원도,평창,그리고 열광적인 국민성원등 거국적 총력전에 임한결과 실사단 평가 최우수,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러시아 소치에 고배를 들고 만 것이다.

 푸틴의 3선개헌용 올인작전에 역전패한 평창

  이처럼 정부와 강원도,평창은 물론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총력전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연거푸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실사단의 최우수 평가가 말해주듯 최선을 다한 유치준비,국민적 열기와 성원면에서 보면 김칫국을 마시는게 당연할 정도로 유치 성공은 의심의 여지없는 따논 당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역전패를 당한 가장 큰 이유는 동계 올림픽 유치 성공을 3선 개헌내지는 3선 집권의 지렛대로 삼은 푸틴 대통령의 올인작전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잘 알려져 있는바와 같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를 부흥시킨 국가적 영웅으로 지지도가 최고 수준에 오를만큼 국민들로부터 신망과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지만  헌법에 규정한 연임조항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어있다.푸틴은 헌법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말하지만 내심으로는 계속 집권을 원하고 있고 국민여론도 헌법만 아니라면 3선연임도 좋다는 분위기여서 3선 연임을 하는데는 헌법외에 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푸틴은 국민여론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호의적인 국민여론을 동계 올림픽 성공으로 극대화시켜 3선개헌을 추진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푸틴은 마침내 동계 올림픽 유치를 3선개헌 아니면 헌법을 준수 일단 퇴임하였다가 차차기에 다시 대통령에 출마 3선 집권의 지렛대로 이용키로 결단을 내리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개최권 따내기 올인작전을 밀어부쳤다.푸틴 대통령은 실사단이 소치 현지를 방문하였을때 직접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질주,자신의 동계 올림픽 개최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실사단에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번 과테말라 IOC 총회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평소 영어 연설을 하지 않는다는 자존심,소신을 깨고 연설문을 외워 영어로 유창하게 연설,IOC위원들로부터 호감을 샀다.재정적 지원면에서 있어서도 풍부한 가스,석유자금을 이용,500억원을 투입한 평창보다 250억원이 많은 750억원을 투입,물량공세를 편것도 주효하였다.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3선개헌을 건 총력 유치전이 평창으로 하여금 고배를 들게 만든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가 한다.

  이외에도 평창이 유치에 실패한 요인은 많다.먼저 국제 체육계의 2인자로 군림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국제 체육계의 거물 김운용 IOC위원이 석연찮은 정치적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이후 김운용 전 위원의 스포츠외교 공백을 메꿀 대체 인물을 키우지 못한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국제대회 유치를 통한 업적쌓기의 산물인 2014년 아시안게임,2011년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성공으로 평창까지 개최권을 따내면 세계적 대회를 한곳으로 몰아주는 결과를 초래함으로 인해 IOC원들로 하여금 부담감과 견제심리를 유발, 평창유치에 악재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안상수 인천시장이 적자대회라고 알려진 아시안게임을 차기 선거를 의식한 업적쌓기에 급급하여 선수단 체재비 지원등 파격적인 조건제시를 통해 유치에 성공한것이 아시안게임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돈이면 다 된다는 식에 대한 반감을 유발,아시아 지역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유럽지역 IOC위원들과의 유대관계 구축미비,경쟁도시들에 의한 한국의 메이저대회 독식과 관련한 네거티브전,러시아 대사 출신의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의 러시아 지지등도 평창 유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는점을 빼놓을 수 없다.

 평창과 강원도의 열정적 희생이 남북관계 발전의 밀알이 되길

  푸틴 대통령은 동계 올림픽 성공으로 3선개헌 추진,경제회복 가속화,러시아 국제 이미지 경쟁력 제고등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두어 푸틴 자신의 자부심은 물론 러시아 전체 또한 푸틴에 대한 찬사와 러시아 부흥에 대한 기대,자신감으로 들떠 있다.

  반면 거국적인 준비와 국민적 유치열기에도 불구하고 2회 연속 역전패한 평창과 강원도는 패닉상태에 빠져들만큼 절망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 또한 안타까운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그러나 이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이미 상황은 끝났다는 사실이다.유치전 실패가 아쉽기는 하지만 국민적 성원속에 정부와 지자체가 일치단결하여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으로 실패에 따른 상처와 후유증을 조기에 치유하고 활력을 되찾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비록 결과는 실패로 끝났지만 실사단의 최우수 평가에서 보듯 과정에서는 승리하였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고 본다.준비과정에서 평창과 강원도가 보여준 열정과 투혼,끈기는 국민과 세계인을 감동시켰다는 점에서 자랑이 아닐 수 없다.그리고 동계 올림픽 개최 기회는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2018년 동계 올림픽이다.삼세판은 우리민족의 끈질긴 경쟁원칙이 아니던가.

  만약 급속한 온난화로 평창이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매력을 잃은 상태에서 남북통일이 이루어 진다면 평창의 2회 연속 도전 경력은 북한지역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점도 성과라면 성과다.동계 올림픽 유치와는 관련이 없지만 안타까운 평창의 역전패가 남북관계 발전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러시아는 그동안 6자회담이 미국과 중국 주도로 이루어져온데 대해 불만이 많았던게 사실이다.러시아의 불만은 남북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남북정상회담이 열릴경우 회담의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의제는 뭐라해도 유라시아 횡단 철도 문제가 될 것이다.

  유라시아 횡단철도 문제는 러시아의 협조와 동의가 필수적이다.만약 러시아가 동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지 못했다면 유라시아 횡단 철도문제를 푸는데 적극 나서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이제 동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므로써 세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게된 푸틴 대통령으로서 남북관계 진전과 남북정상회담 성공조건인 유라시아 횡단철도 문제에 대해 외면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낳게하고 있다.

  만약 평창의 희생이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러시아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밀알로 작용한다면 평창으로서는 올림픽 개최 못지않은 큰 영광이 되지 않을까 한다.그러한 방향으로 좋은 결과를 낳길 바라면서 다시금 평창과 강원도민의  8년에 걸친 헌신적인 유치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와 위로를 보낸다.아울러 샌드위치와 컵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유치전을 진두지휘한 노대통령의 노고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김환태/뉴민주닷컴 대표

[先進정치 남북通一,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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