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종단, "4대강 사업 중단 촉구 문화제"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박찬남 기자 | 기사입력 2010/10/06 [10:57]

4대종단, "4대강 사업 중단 촉구 문화제"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박찬남 기자 | 입력 : 2010/10/06 [10:57]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4대 종단 성직자 단식 촛불기도회”가 지난 10월 4일부터 광화문광장과 대한문 일대에서 6일 밤 10시까지 생명의 강을 지키고자하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성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여한 성직자들은 “종교의 자리는 생명입니다. 생명을 보전하고 지키는 일은 종교의 가장 소중한 임무입니다. 4대강 토건 사업은 생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생명에 기반이 되는 터전을 초토화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4대 종단 종교인들은 4대강사업 중단과 생명평화 세상을 여는 2박 3일간의 ‘4대종단 성직자 단식 촛불기도회’를 열고자 합니다. 이는 반생명적 세력에 대한 성직자들의 경고이며 생명평화의 세계를 열어가고자 하는 간절한 기도이며 결의입니다 .이를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니, 이는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강렬한 신념과 사명을 이행하고자 하는 강한 신앙의 발로이기 때문입니다.”고 단식 촛불기도회의 배경과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10월 4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박 3일의 단식기간 중에 기도회, 강연, 토론, 종단별 모임, 기도, 미사, 예배, 예불, 문화제, 대화마당 등을 진행했다. 6일은 예정된 기간의 마직막 날로 낮시간의 행사를 마치고 밤8시부터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생명.평화 시민참여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각 종단의 성직자와 교인들 시민단체 대표와 시민들 이부영 전 국회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참석해서 자리를 함께했다. 성직자들은 문화제 끝에 ‘4대종단 성직자들의 선언’을 발표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서일홍 목사는 여는 말씀을 통해 “4대강을 죽이는 것은 자연을 죽이고 국민의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임기 반만에 4대강 사업 50%를 완성했다니, 미쳤다 미친 인간은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자들도 같이 끌어 내리는 것이 우리국민이 사는 길이다”는 각오를 밝히고 “이명박 대통령은 퇴진하고 그와 함께하는 모든 권력은 퇴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아름다운 강산을 오염시키고 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게 부끄럽다. 우리는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일을 하고 글 쓰는 사람은 글을 쓰고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우리의 간절한 소망을 꼭 이루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포기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당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오늘 광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다르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동안 민주당과 함께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해 오던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손학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문화제는 가수 홍승관씨가 진행했다. 홍승관씨는 “자연도 내몸 이웃도 내몸이다. 자기만 잘 살겠다고 대통령을 뽑은 사람이나 자기만 잘살겠다고 FTA 하겠다는 사람들은 막 살겠다는 것과 같다. 우리는 막 살아서는 안된다”는 맨트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멋진 노래, 깔끔한 진행으로 문화제를 끝까지 잘 마무리했다.

또, 양심과 정의의 교과서로 불리는 가수 ‘노찾사’의 민중가요 합창과 안산에서 왔다는 극단 ‘걸판‘의 코믹 마당극 등의 공연은 이날의 문화제를 빛나게 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상추모종이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졌다. 상추모종을 준비한 팔당공대위 유영훈씨는 상추모종이 여러분의 가정에서 살아나면 4대강도 살아 날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말자는 의미에서 모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대강 전선의 마지막 방어선인 팔당이 삽질에 조금씩 뚫리고 있다며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번 태풍 곰파스가 휩쓸고 지나갈 때 비닐하우스들이 찢어지고 쓰러져 주민들이 실의에 빠졌다고 실토하고 하지만 질기게 싸워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단식은 마지막 방법이라며 성직자 분들의 단식을 보면서 이제 막바지로 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4대 종단의 성직자 분들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인데 조급해 하면 농부들도 조급해 하니 그렇게 하지 마시고 끈질기게 해 주실 것을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 

그는 또, 국민투표로 4대강 사업을 결정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원로들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정당과 국민들 모두 노력해서 국민투표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농부50명이 팔당을 지금까지 지켰는데 국회의원 80명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환경대학 김정욱 교수는 인사말에서, 우리나라에서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권력잡은 자들이 엉터리 명분을 붙이고 법도 안 지키고 국토가 자기들의 것 인양 파헤쳐 영구히 손상시켜 우리와 후손의 안녕을 위협하고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탄식하며 다시는 이런 아름다운 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홍수와 수질오염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고 국가재정은 거덜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욱 교수는 4대강 사업의 엉터리 명분에 대해 일일이 지적했다. 물부족을 해결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인가? 묻고 강우량을 인구수로 나누는 계산방식으로 물부족 국가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물길을 찾는다는데 물길이 아니고 뱃길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 준설을 한다는데 준설은 강바닥에 퇴적물을 걷어 내는 것인데 지금 하는 공사는 생땅을 파고 있다 이것은 준설이 아니고 굴착이다. 강을 복원한다고 하는데 인공적 손질은 복원이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길은 사실 운하이고 보는 댐이다. 준설한다며 굴착을 한다. 왜 이렇게 거짓말을 많이 하는가? 거짓에 근거한 사업은 용납할 수 없다. 거짓을 용납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서는 반대가 먼저 필요하지만 반대만 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땅의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꾸기 위해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이미 공사가 많이 진행됐는데 100% 진행되어도 강 스스로 가장 좋은 방법으로 흐르도록 되돌려야 한다.”

끝으로, 김정욱 교수는 질문을 던졌다. “천륜을 거스리는 일을 그냥 조용히,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야 옳습니까?”



4대강 개발사업에 대한 

4대 종단 성직자들의 선언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 천주교 성직자 대표   ©박찬남 기자
우리 4대 종단 성직자들은 4대강 개발 저지를 위해 대한문 앞에서 3일간 단식기도를 올렸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이 나라를 이명박 정부에게 더 이상 맡길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우리는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고 믿으며, 생명은 저마다 자유로이 숨을 쉬고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자연의 평화 없이 인간의 평화 없고 인간의 평화 없이 자연의 평화 없다고 믿는다.
지난 100년 동안, 서양기계문명에 중독된 인류가 저지른 가장 큰 범죄행위는 자연파괴이었다. 자연 속에서 정당한 몫을 누리던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 몰았을 뿐 아니라 인류가 진리의 길을 찾고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던 영감과 신비의 원천인 자연을 훼손했다.
강은 자연만물의 근원이며 인류문명의 발상지요, 모든 생명에게 생명의 기운을 나누어 주는 공공자산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는 4대강 토건사업은 강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4대강 토건사업은 생명에 대한 폭력이며, 생명을 기르고 보살피는 종교에 대한 모독이고 도전이다.
우리는 모든 생명의 이름으로 지금 당잔 4대강 토건사업을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 이는 하늘의 명령이며 이 땅에서 생명을 이러갈 우리 후손의 명령이고, 신음하고 탄식하는 뭇 생명의 명령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우리는 기업, 선출직공무원, 언론, 종교에게 요구한다.
▲ 원불교 성직자 대표    ©박찬남 기자
4대강 토건사업에 참여한 건설회사의 모든 분양, 임대, 이용을 거부할 것이다. 참여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고 사업영역을 공개하고 불매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국회의원 시도의원, 광역 및 지방자치 단체장 등을 포함한 모든 선출직 공직자 중 4대강 토건 사업에 찬성한 공직자들에게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 철저한 심판이 있을 것임을 경고한다. 국회는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국회검증특위를 구성하라.
시대정론의 본분을 망각한 채 4대강 토건사업에 대하여 정부의 입장만 일반적으로 홍보하기를 계속하는 몇몇 언론에 대하여는 시청자와 독자로써 국민과 함께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종교는 가장 높은 가르침으로 보편적 가치를 가지며 인류와 더불어 자연의 해방과 구원을 이끈다. 아울러 종교는 그 시대를 정화하고 시대가 나아갈 진리의 길을 보여준다. 종교는 생명을 살리고 보전하기 위해 개발이 아닌 보전의 길를 걸어야 하며 인간과 더불어 자연이 공생하는 길을 추구해야 한다. 종교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고 4대강 토건사업을 저지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하나.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  불교 성직자 대표    ©박찬남 기자
우리는 4대강 100일 순례, 오체투지, 종단 기도회, 토론회, 종단 수장 기자회견, 성직자 서명 등으로 4대강 토건사업의 중단을 촉구하였지만 이명박 정부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70%의 국민의 뜻과 시대적 요청을 무시하고 법과 절차를 우회하면서 4대강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주인인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시대를 농락하는 것이요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홍보자료와 계획안 또한 거짓투성이로 밝혀졌고 보도사실을 왜곡하고 보고자료를 은폐시킴으로 국민을 속였다. 또한 시민사회원로들이 제안한 국민투표안도 거절하였다. 계속해서 이명박 정부가 범국민대책기구 구성을 거부하고 생명의 절규를 거절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납세 거부운동, 시민불복종운동 등 국민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하나, 우리는 국민에게 호소한다.
▲ 개신교 성직자 대표    ©박찬남 기자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이적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피와 땀과 열정으로 이룩된 것임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부작용도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축적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경제제일주의가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지금 이 땅에 사는 사람들만의 물질적 욕망만 충족하려 한다면 우리 다음 세대는 생명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황폐화된 땅에서 허덕일 것이다. 우리는 경제 성장이란 미명하에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자연을 훼손하고, 그 후손들의 몫을 앞당겨 지금 모두 소모하고, 훼손된 자연과 소진된 자원의 부담만 후손에게 남겨 주는 잘못된 경제개발에 저항해야 한다. 요행으로 지금 당장 재앙을 피한다 하여도 우리 자손들은 우리가 요행히 피한 몫의 재앙까지 겪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가치체계의 수립을 모색하고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가 절실하며 우리는 그 길을 생명평화적 세계관에서 본다. 인류는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공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국민은 사회 정의를 외면하고 국민 모두의 재산인 4대강을 사유화하게 될 개발 사업에 단호하게 반대할 것을 호소한다. 강가에 울타리가 쳐지기 전에 막아야 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소명이다. 우리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으로 지구에 부담을 덜 주는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2010년 10월 6일 4대강 개발 저지 4재 종단 성직자 단식촛불기도회 참석자 일동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