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근 교수의 대나무 한방약효 소개

대나무는 근죽엽,담죽엽,고죽엽의 세가지를 약용으로 사용한다.

송봉근 교수 | 기사입력 2010/12/31 [06:52]

송봉근 교수의 대나무 한방약효 소개

대나무는 근죽엽,담죽엽,고죽엽의 세가지를 약용으로 사용한다.

송봉근 교수 | 입력 : 2010/12/31 [06:52]
▲ 송 봉 근 교수              © 뉴민주.com
옛 풍류를 아는 선비들은 시를 잘 짓고 글씨를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는 이른바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것을 으뜸으로 하였다. 특히 그림에 있어서 선비들은 주로 문인화를 즐겨 하였다. 그리고 문인화를 그릴 때 가장 흔한 소재로 삼은 것 중의 하나는 대나무이다.

대나무는 일찍이 윤선도가 ‘오우가’에서 노래하였듯이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데도 매우 곧으며 속이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기 때문에 많은 선인들의 문학작품과 문인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였다.

단순히 충절과 절개를 상징하는 소재로만 아니라 한의학에서는 훌륭한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한의학에서 대나무는 보통 근죽엽(䈽竹葉), 담죽엽(淡竹葉) 및 고죽엽(苦竹葉)의 세가지를 약용으로 사용한다.

근죽엽은 왕대의 잎을 말하고, 고죽엽은 줄기가 까만색인 오죽의 잎을 말한다. 그리고 담죽엽은 대나무 중에서 가장 작은 종류인 솜대의 잎을 말한다. 

산에서 자라는 키 작고 잎이 작은 대나무로는 솜대 외에도 조릿대가 있다. 이 조릿대는 신의대라고 일반적으로 복조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대나무이다. 이 조릿대나 솜대의 잎을 일반에서는 산죽(山竹)으로도 부른다.

산죽 또는 담죽엽은 동의보감에서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서 독이 없어서 가래를 삭이고 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어서 중풍으로 말을 하지 못하거나 온 몸에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고 경련이 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심한 독감으로 열이 심하여 정신이 혼미한 증상을 치료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자꾸 딸꾹질이 나거나 임산부가 어지러우면서 졸도하는 증상과 어린아이가 간질발작 하는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 산죽은 동의보감에서 가래를 삭이고 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어서 중풍으로 말을 하지 못하거나 온 몸에 열이 나면서 경련이 나는 증상을 낫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나무 잎은 차가운 바람이나 눈보라를 맞으며 한 겨울을 보내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다. 그러기에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시골에서 동치미를 담글 때 대나무 잎을 항아리 위에 덮고 뚜껑을 덮은 다음 찬 곳에서 보관한다. 이렇게 하면 일반 동치미보다 발효 속도가 느려 신선한 맛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또 대나무 잎을 넣어 두면 벌레도 생기지 않고 잡냄새도 없애 준다고 한다. 바로 대나무의 찬 성질이 발효를 늦추고 항균 효능을 내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도 성질이 차가운 대나무 잎은 우리 몸의 열 또는 화기를 내리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몸 안의 화기가 상부로 올라와 발생하게 되는 중풍이나 화로 인한 두통이나 경련에 사용해 왔다.

또 심장이나 위장에 열이 있어 가슴속이 답답하고 편안치 않은 증상에도 산죽은 효과가 있다. 심장에 화가 들어 있어서 입안이 헐고 혓바늘이 돋고 혀가 갈라지는 증상에도 사용한다.
한편으로 간의 열독을 푸는 효능이 있는 산죽은 만성 간염에도 효과가 좋다. 실험적으로 산죽 달인 물을 50-60일 정도 복용한 결과 많은 환자에서 간부위 통증이나 소화장애 등의 임상 증상은 물론이고 간기능도 호전되었다고 발표되었다.

▲ 산죽은 알칼리성을 띤다. 그래서 산죽은 몸의 산성화를 막는 작용을 하며 몸이 산성으로 되어 가면서 나타나게 되는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과 같은 질환에 효과가 있다.
실제 산죽은 실험적으로 간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동물실험에서 산죽을 달인 물을 먹인 쥐는 30일 뒤에 암세포가 70-80%가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산죽에서 항암 물질을 추출하여 암치료에 활용하고 있다고도 한다. 

또 산죽은 동치미 만들 때 사용하는 지혜에서 볼 수 있듯이 젓산균을 포함한 발효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하다. 또 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 대장균 및 장티푸스균 등의 각종 세균에 대하여도 강력한 억제 작용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천연 방부제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고혈압에도 효과가 좋다. 한의학에서 고혈압은 몸 안의 화기가 위로 솟구쳐 나타나는 증상이다. 당연히 화를 내리는 차가운 약재를 주로 치료제로 사용한다. 그래서 찬 성질의 산죽이 고혈압치료에 이용된다. 실험적으로도 고혈압 환자에서 80%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혈당을 내리는 효능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도 이용된다.

산죽에는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유황과 염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알칼리성을 띤다. 그래서 산죽은 몸의 산성화를 막는 작용을 하며 몸이 산성으로 되어 가면서 나타나게 되는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과 같은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실 대나무는 잎만 약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대나무 속껍질인 죽여, 대나무의 즙인 죽력 그리고 대나무 열매인 죽실이나 대뿌리인 죽근 모두 훌륭한 한약재이다.

우선 죽여는 구토하거나 딸국질이 나오는 증상과 코나 입으로 피를 토하는 증상의 치료에 사용한다. 또 심장의 화를 내리는 데도 요긴하게 사용하는 약재이다. 진정효과도 있다.

죽력은 갑자기 중풍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말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이 혼미한 증상에 사용되어 온 일종의 구급약재이다.

오동나무에만 깃드는 봉황새가 먹는다는 죽실은 정신을 맑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돋우는 효능이 있다.
 
또 죽근은 갈증과 가슴에 열이 나면서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

▲ 산죽은 혈당을 내리는 효능에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도 이용된다.
옛 풍류를 아는 선비들은 폭포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를 가장 아름다운 소리 중의 하나로 여겼다고 한다. 이런 소리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망상과 번뇌를 잊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의 정절과 절개를 높이 사서 문학과 예술작품의 소재로 사용해왔다. 진료실을 나와 3-40분 정도면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 도달할 수 있다.

요즘은 중국산에 밀려 죽제품의 명성은 이전보다 못하다고는 하지만 죽녹원이나 소쇄원에 들르면 대나무 숲에 이는 바람소리를 듣고 한동안 갇혀 있었던 번뇌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이번 주말에도 한번 들러 대잎차라도 사가지고 와야 할 모양이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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