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당내경선 끝나면 또 깨질 것”

<유종필 대변인 프리존뉴스 인터뷰>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 해야 승산"

김주년 기자 | 기사입력 2007/09/02 [18:43]

“민주신당, 당내경선 끝나면 또 깨질 것”

<유종필 대변인 프리존뉴스 인터뷰>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 해야 승산"

김주년 기자 | 입력 : 2007/09/02 [18:43]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프리존뉴스
대통합민주신당(이하 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9월 3일 컷오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민주신당이 경선 이후 다시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프리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마 민주신당은 컷오프에 탈락한 후보들의 이반이 있을 것”이라며 “민주신당은 자신이 후보가 되려는 범여권 주자들이 모인 것이지 남 후보 만들어주려고 모인 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 당이 유지되기가 힘들어 보이며, 단일후보를 선출한 후에도 후보세력만 남고 나머지는 이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이 상태라면 우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 막판 후보단일화를 하고 싶어도 저쪽(민주신당)에서 못할 상황일 수도 있다”며 “지금 보면 민주신당은 노무현 세력이 더욱 강화된 모습이고, 시민세력이라는 분들도 결국은 노무현 색깔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거기 가신 분들도 ‘가보니까 친노판이고 도로열린우리당’이라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민주신당과의 당대당 통합 대신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유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단일정당-단일후보로 당선되신 게 아니잖느냐. DJ도 97년 대선에서 JP의 자민련과 당을 합쳤으면 노선싸움-지분싸움 하다가 대선을 치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두 정당의 컬러는 놔두고 정식협약 하에 단일화를 하면 된다.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두번이나 성공한 방법(단일화)을 놔두고 왜 어려운 길(당대당 통합)을 가자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 요인에 대해 그는 “참여정부가 중도개혁주의에서 이탈해 얼치기 좌파 노선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기업을 암탉으로 비유하자면 노무현 정부는 암탉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정부다. 이러니까 닭들이 알도 안 낳고, 품질도 나빠지고, 다른 집에 가서 알을 낳는 경우도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유럽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사례를 거론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그는 “DJ를 반대하자는 것도 아니고 탈피하자는 것도 아니다”며 “DJ의 정치사상을 계승-발전하되 그분에게 가서 세세한 것까지 다 물어보고 움직이는 마마보이, 파파보이 같은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인터뷰 전문
(강길모) 정치에 입문하신 계기를 말씀해 주신다면?

(유종필) 저는 언론계에 오래 있었고, 기업체에서도 잠깐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95년에 지방자치제도가 본격화될 때 지방의원으로 출마했습니다. 정치를 한다는 생각보다도 그때 지방자치제가 본격화 되면서 지방행정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런 뜻을 가졌다는 게 알려지니까 여기저기에서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으로 오라고 권유하더군요.

사실 전 기자로서 성공하려고 한 사람입니다만 93년에 한겨레신문에서 창간의 아버지인 송건호 선생을 부당하게 대접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건 살부행위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남기고 언론계를 떠났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언론계를 떠나니까 산천으로 정처없 이 방랑도 하고 회사에서도 일하고 하다가 결국 지방자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강) 정치권에 입문하는 정치인들이 부지기수입니다만, 대변인님의 경우엔 조금 특이한 듯 한데요...

(유) 그렇습니다. 대개 언론계 출신이 정치계에 올 때 바람직하지 못한 경로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정치권과 교섭을 해서 공천받는 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기자직을 활용해 정치인과 유착하고 정치인의 정보원으로서 활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제가 기자로 일할 때에도 비판을 제기한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정치부 기자였습니다만 제 고향 분들이 많은 평민당 출입은 일부러 안했습니다. 주로 민정당-민자당 등 당시 여당을 출입했죠.

"50년 역사의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자부심 느껴"

(강) 정치를 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 있으셨다면?

(유) 금년으로 제가 정치생활 13년째인데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출세를 한 편은 못되죠.(웃음). 13년간 다른 분들을 대통령 만들고 국회의원 만드는 데 공헌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작은 정당이나마 대변인으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50년 역사의 정통 민주당을 지키는 대변인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강) 유 대변인님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데 공을 세우신 분이라고 압니다. 그에 대한 현재 심정을 말씀해 주신다면?

(유) 어쩌면 저는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배신당한 셈이죠. 2002년에만 해도 제가 지금보다 더 자존심이 세고 당당했습니다. 당시 제가 노무현 후보의 특보로서 뛰었고, 노 대통령이 저를 불러다가 대접할 일을 했다고 봤는데 이분이 후보가 되고 나서 많이 달라지더군요.

과거얘기를 길게 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래도 제가 자부심을 갖는 것은 노무현 후보를 만드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된 노무현에 대해서 사탕 하나 요구하지 않고 찬물 한잔 얻어 마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 거기서 자부심을 가집니다. 전 노 대통령을 언제 어디서 대면하더라도 떳떳할 겁니다.

노무현 정권이 실패하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물론 그분들이 민주당을 배신하고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사필귀정이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통쾌한 생각도 있었으나, 그 결과가 한나라당의 초강세로 나타나서 가슴이 아픕니다. 노무현의 실패는 통쾌하지만 그것이 민주개혁세력의 실패로 귀결되고 있기에 안타까운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는 정책 노선 때문"

(강) 노무현 정권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유) 결정적 요인은 기본 정책노선에 있습니다. 민주당은 중도개혁주의 정당입니다. 중도개혁주의는 92년에 클린턴이 창안해서 그 노선으로 막강한 부시를 물리치고 당선된 노선입니다. 94년에는 영국에서 블레어가 ‘신 노동당’ 정책을 들고 나와서 집권했습니다. 그 후에 독일에서도 사민당의 슈뢰더가 ‘신 중도’ 노선으로 집권했습니다.

중도개혁주의는 성장을 우선하고 분배가 그 다음이라고 봅니다. 자전거의 앞바퀴가 성장이고 뒷바퀴가 분배죠. 여기서 ‘성장 우선’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미국 민주당의 문건에도 이리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자유와 평등 가치 중에서 평등을 앞세우고 분배를 앞세우다보니까 성장도 분배도 안되는 결과를 가져온거죠. 이미 미국과 서구유럽에서 폐기한 노선으로 국가를 운영한겁니다. 가장 크게 보면 중도개혁주의를 이탈한 것이 노무현 정권의 실패 요인입니다.

이명박 후보가 국가 운영에 대한 검증은 덜 됐지만 서울시장 경력과 기업체 CEO 경력 때문에 국민들이 '이명박에게 기대해볼까' 하는 심정에서 도덕적 하자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지지도가 나오는 듯 합니다.

결국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노무현의 선물입니다. 그분이 이번에 대통령이 된다면 노무현 참여정부가 만든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압도적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으니까요.

"참여정부는 암탉에게 스트레스 주는 정부"

(강)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대변인님의 언급을 들어보니 우파 전략가들의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유) 우파 진영에서 어떻게 분석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나름대로 중도개혁주의 노선에서 분석을 한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진보정치연구소 윌 마샬 소장이 2001년에 쓴 글이 있습니다. 클린턴이 96년에 재선 성공하고 부통령이었던 고어가 2000년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습니다. 당시 고어가 실패한 이유는 노무현 정권이 실패한 이유와 비슷합니다. 고어는 클린턴과 함께 두번 성공했던 강령을 버리고 80년대 민주당의 구 강령으로 돌아가서 선거운동하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미 창고안에 들어간 계급투쟁을 선동했고, 국민들을 여러갈래로 쪼갰습니다. 이게 패인이었습니다.

중도개혁주의의 핵심은 경제성장이고, 분배는 아닙니다. 얼핏 들으면 우파 같은 얘기지만 우파와는 또 다릅니다. 암탉을 가지고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닭이 알을 낳을 경우 좌파는 알을 나눠주자고 하고 극좌파들은 닭을 잡아먹어버리자고 합니다. 반면 우파는 알을 나누지 않으면서 닭만 늘리자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암탉(기업체)에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사실 노무현 정권 5년간 기업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셨습니까? 이러니까 닭들이 알도 안 낳고, 품질도 나빠지고, 다른 집에 가서 알을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중국과 베트남과 유럽으로 이전하고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려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중도개혁주의를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5년간은 중도개혁주의가 채택됐었습니다. 햇볕정책도 중도개혁주의적 입장에서의 외교정책입니다. 한손엔 안보-한손엔 횃불을 드는 것이죠.

"햇볕정책은 ‘탄력적 상호주의’"

(강) 그러나 우파 진영에서는 ‘한손엔 안보-한손엔 횃불’이라는 그 균형이 깨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유) 저는 노무현 정부가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크게 깨지 않고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대북송금 특검은 좀 유감스럽습니다. 당시 대북송금은 국가최고지도자가 민족의 운명을 걸고 내린 결단이라고 봐야 합니다. 하나의 정상외교이므로 이걸 가지고 수사하면 외교가 안됩니다.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양국 대통령이 만나서 고차원적 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수사해서 따지면 외교가 안됩니다. 동서독도 정상회담을 많이 했는데 수사했다는 말을 못 들어봤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들이 햇볕정책을 ‘퍼주기’라고 그러는데, 우리의 햇볕정책은 탄력적 상호주의를 표방합니다. 민족내부의 거래이므로 국제적 거래와는 다른 것이라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미래를 보면 한민족이고 통합된 하나의 나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추후 통일한국의 국력손실을 막기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우파 진영의 주장 중에서 일부는 일리가 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나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 북한에 할말을 못한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죠. 이런 것 때문에 퍼주기라는 소리 듣는 부분도 있구요.

"DJ에 매달리는 유아기적 정치는 끝내야"

(강)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실정치 개입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몇 달 전에 유종필 대변인께서 ‘젖을 뗄 떼가 됐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어떤 생각이신지요?

(유) 민주당 뿐 아니라 민주신당도 유아기적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방송에서 작년에 그 얘기 하니까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금년에 같은 얘기를 하니까 민주신당에서 저를 맹공격합니다. DJ를 반대하자는 말도 아니고 탈피하자는 말도 아니고 DJ의 정치사상을 계승-발전하되 세세한 것까지 물어보고 하는 마마보이, 파파보이 같은 정치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게 취지입니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동교동에서 덕담 몇마디 들은거 가지고 나와서 ‘DJ가 나를 밀어준다’며 애들처럼 자랑하고 다니는 것 좀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왜 이걸 비판하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이건 DJ도 동의하실 텐데요. 그러나 대통합에 대해서는 DJ의 시각이 민주당과 차이가 있습니다. 무조건 다 합치면 국정실패세력과 함께 가는 것이 되어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진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이 부분에서 방법론상 차이가 있는 것이죠.

(강) 현재 조순형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간접적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시기엔 어떠신지요?

(유) 조순형 의원이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은 국회의원이자 대권주자로서 소신에 따른 발언이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조 의원이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한 것도 아니구요. 그런데 저는 DJ와 조의원이 너무 세게 대립하는 형국이 되어서 모양이 안좋다고 보구요, 조 의원이 말씀을 좀더 부드럽게 하셔야 좋을 듯 합니다.

"호남도 ‘반한나라’로는 결집 안돼"

(강) 최근 대변인님께서는 ‘호남에서 DJ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신 바 있는데요.

(유) 당연합니다. 광주전남 지역의 지방신문 여론조사를 보니까 도민들이 바라는 차기정부의 우선과제가 대부분 ‘경제문제’더군요. 한나라당 집권에 대해서도 ‘무방하다’는 여론이 절반 이상입니다. 그만큼 호남에서도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따라서 김대중 선생이 反 한나라당 세력 다 모이라고 해도 다 모여지지는 않을 듯 합니다. DJ 선생이던 누구던 절대적 영향력이 있는게 아니라 경제회생에 대한 신뢰를 보이는 사람에게 관심이 갈 겁니다.

(강) 현재 민주당은 범여권 대통합에는 동참하지 않는 대신 12월 대선 직전에 민주신당 후보와 단일화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죠?

(유) 민주신당 주장은 무조건 합방하자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만은 안된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후보단일화를 대안으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단일정당-단일후보로 당선되신 게 아니잖아요?

당은 놔두고 후보만 단일화하자는 것입니다. DJ도 97년 대선에서 JP의 자민련과 당을 합쳤으면 노선싸움-지분싸움 하다가 대선을 치르지 못했을 겁니다. 정당의 컬러는 놔두고 정식협약 하에 단일화를 하면 됩니다.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두번이나 성공한 방법을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자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주신당, 경선하고 나면 또 깨질 것"

(강) 현재 진행 중인 민주신당 경선은 어떻게 되리라고 보시는지요?

(유) 다음주가 컷오프죠? 아마 민주신당은 컷오프에 탈락한 후보들의 이반이 있을 것입니다. 단일후보를 선출한 후에도 후보세력만 남고 나머지는 이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당이 유지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민주신당은 자신이 후보가 되려는 범여권 주자들이 모인 것이지 남 후보 만들어주려고 모인 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 한나라당에서 14년을 보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민주신당 경선에서 이기고 후보가 될 경우에도 후보단일화를 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유) 일단 단일화가 가능한지 봐야겠죠. 우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하고 싶어도 저쪽에서 못할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보면 민주신당은 노무현 세력이 더욱 강화된 모습입니다. 시민세력이라는 분들도 결국은 노무현 색깔이 강합니다. 민주당에서 가신 분들도 ‘가보니까 친노판이고 도로열린우리당’이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도로열린우리당이 맞습니다.

(강) 민주당 경선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현재 판세는 어떻게 보시는지?

(유) 오늘(30일)까지 네분 등록하셨고 내일 두분 추가로 등록하실 예정입니다. 제가 경선 판세에 대해 한마디 하면 후보들이 문제삼으실 것이므로 함부로 말씀은 못드리구요. 출마 선언을 하신 후보들이 모두 다 강하십니다.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나라당에 이겨"

(강) 민주신당이 온전하게 단일후보를 내는 경우에는 그 후보와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대선 이전에 1차 관문이 될텐데요, 그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이길거라고 보시는지요?

(유) 물론이죠. 후보단일화를 하면 반드시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것입니다. 저쪽 사람들로 단일화되면 한나라당을 꺾을 수가 없습니다. 한사람은 한나라당 예선통과도 못할 것 같으니 탈당하신 분이고, 나머지는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분들입니다. 민생경제 실패 때문에 서민중산층이 이 정권에 등을 돌렸는데, 이런 세력의 후보를 내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우리 민주당 후보를 내세워야 명분에서 밀리지 않고 한나라당을 꺾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명박 후보의 실제 상대는 민주신당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가 될 것입니다.

(강) 본선에서 대결하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유) 이명박 후보의 강점은 경제이미지 선점과 추진력입니다.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한강유역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약점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신뢰를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높은 지지도도 견고하지 못한 것 같구요. 그래도 한나라당 경선 과정을 보니까 이 후보 지지도의 최하저지선이 35%는 되는 듯 합니다. 여기서 15%만 더하면 어떤 연합이 나와도 대통령이 될 수 있으니.. 지금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강) 그렇다면 민주당에서 이명박 후보와 1:1로 대결할 경우 승산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유) 과거 우리쪽 지지자였다가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분들을 다시 빼앗아와야 하는데 그게 신당 후보로는 불가능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중도개혁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확고히 내세워서 보여줘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를 욕하는 것만 가지고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민주신당 후보들의 경선을 보니까 비전도 없고 말만 많더군요. 현재 민주당은 당차원에서 공약들을 가다듬고 있고, 경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명박 ‘친북좌파 발언’, 의아스럽다"

(강) 최근 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집권할 경우 국정홍보처를 폐지하겠다고 했는데요, 언론인 출신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지요?

(유) 김대중 전 대통령이 97년에 국정홍보처 폐지 공약을 걸고 당선되셨습니다만 인수위 시절에 이걸 번복하셨습니다. 그냥 국정홍보처를 본연의 기능으로 돌리면 되는 것이지 굳이 폐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국정홍보처는 사실 미약한 조직입니다. 그러면서도 국정홍보라는 건 국내홍보 뿐 아니라 해외홍보도 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을 과장해서 언론 때려잡는데 사용하니까 이 힘없는 조직이 언론통제조치를 위한 도구가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정권을 한나라당이 잡던 민주당이 잡던 간에 이건 폐지하지 말고 본래의 기능을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강)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에 대해 다들 관심이 많은 듯 한데요, 한말씀 해주신다면?

(유) 왜 친북-반북이라는 이분법으로 분류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저는 이명박 후보가 북한에 대해 냉전적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라기보다는 실용주의적 대북관을 가졌다고 봤습니다. 특히 경제인 출신이므로 정경분리적 시각 하에 경제적 접근을 하실거라고 봤는데.. 좀 의아스럽습니다.

(강) 저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체질적으로 ‘대변인 유전자’를 갖고 있는 분들로 지금 민주당 박상천 대표님과 한나라당 박희태의원 정도를 꼽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그런 유전자가 가장 돋보이는 분이 바로 유종필 대변인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탐색전 차원에서 민감한 질문을 별로 드리지 않았는데 다음에 뵈면 좀 들이대 볼 생각입니다.(^^). 출세가 늦은 정치인이라고 스스로 말씀하셨는데, 이륙의 활주로가 길었던 만큼 높게 멀리 나는 정치인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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