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배제않고 어찌 신당하나"

<기고> 천정배의 애매한 발언은 자신의 야욕에서 비롯한 것

정인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6/10/30 [10:47]

"盧 대통령 배제않고 어찌 신당하나"

<기고> 천정배의 애매한 발언은 자신의 야욕에서 비롯한 것

정인대 칼럼니스트 | 입력 : 2006/10/30 [10:47]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각 정당은 나름대로 정계 개편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은 당내 대선 후보군이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정계개편 보다는 내부 조직 강화에 열중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당내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암중모색에 심혈을 쏟고 있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이 정계 개편을 의도할 경우 나올 수 있는 계산은 민주당과의 연대나 공조 그리고 합당외에는 특별히 다른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틈새에서 어느정도 꽃놀이 패를 즐기는 모습이지만, 그 역시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닌 듯 하다. 한화갑 대표 개인의 정치적 처세가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의 처지이다. 열린우리당은 10·25 재보선의 결과로 인해 정계 개편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였다. 더 이상 도망갈 길이 없다. 선택의 여지도 없다. 이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열린우리당의 원만한 해체와 신당의 창당이란 수순만이 남았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일부에서는 아직도 철없는 소리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열린우리당의 원로인 정대철 고문은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한 신당 창당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동조하는 인사들 역시 당 원로급이다. 이에 반해 친노 직계라 할 수 있는 참정연, 의정연 등 인사들은 당 조직의 정비를 주장하고 있으며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도 당 해체냐 조직 정비냐에 대해 주관없이 헷갈리는 소리를 뿜어내고 있다.
 
 더구나 천정배와 신기남 의원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과의 신의를 지키려는 의리에서 나온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 신당 창당을 주장하고 있음은 신당이라는 본질을 왜곡하는 착란적 사고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헤쳐모여 신당이란 노무현 배제가 전제되어야 창당이 성사됨을 왜 모르는가 말이다.
 
 천정배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민주당원 시절을 그리워하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분당의 이유가 정치개혁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고 다른 차이가 있어 헤어진 것이 아니다 라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또한 당내 일부에서 주장하는 헤쳐모여식 신당론은 '노무현 배제, 신당론'이라고 규정짓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친노세력’들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 사수'나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하지 말고 친노세력까지 끌어안는 통합신당론’으로 가야한다는 내용이다. 천 의원의 이같은 애매모호한 발언을 검토하면 그의 숨은 야욕이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계 개편을 위한 헤쳐모여식 신당에 노무현과 친노세력을 포함한다는 내용이라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당을 정비하고 계속 유지 발전시키면 될 일이다. 왜 신당을 창당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신당 창당으로 국민이 속아 넘어갈 일은 결코 없는 것이다. 아직도 이들은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천의원의 발언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다. 말의 유희에 불과하다. 그가 말한 내용중에 건질만한 내용은 자신의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현 정부의 프리미엄을 이용하고자 노무현 대통령을 일시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발언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분당 이전의 민주당을 의식하는 이중성도 띄면서 말이다.
 
 열린우리당의 처지는 한마디로 선장없이 표류하는 난파선의 입장이다. 수많은 선원들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떠들어대는 소리에 배는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아무리 리모델링을 하고 조직 정비를 수백번 해도 정작 국민의 마음은 열리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차제에 열린우리당을 먼저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신당을 만들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말고 당분간이라도 자성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정인대 / 뉴스프리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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