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5%대로 하락, 남북정상회담 역풍

범여권, 김대중-노무현 적통 논쟁시, 해법 없어

김상호 | 기사입력 2007/08/10 [09:31]

손학규 5%대로 하락, 남북정상회담 역풍

범여권, 김대중-노무현 적통 논쟁시, 해법 없어

김상호 | 입력 : 2007/08/10 [09:31]

범여권 최대의 호재로 인식되는 남북정상회담이 부동의 1위 후보 손학규 전 지사에게는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안 그래도 조순형의 부각으로 지지율이 정체되었던 손후보는 정상회담 직후 여론조사에서 뚜렷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CBS와 리얼미터 조사결과 손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주 8%로에서 2.3% 하락한 5.7%를 기록했다. 2주 전에 11%의 지지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손후보는 2주만에 지지율이 반토막난 것이다. 범여권 후보 지지율에서도 23%로 3% 정도 떨어졌다.

 

남북정상회담 논의가 지금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손후보의 불안감은 더해간다. 손후보가 범여권 후보 1위를 달리는 이유는, 참여정부의 실패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중심이 되어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참여정부 인사들의 지지도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동영, 이해찬 등의 지지도가 소폭이나 상승했다.

 

손후보는 오늘 대선출마 선언식에도, “어떤 개혁정책도 민심과 유리되어서는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으며, 오히려 개혁진영의 쇠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며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이해찬, 유시민, 김두관, 천정배 등 친노 진영 인사는 출마 선언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유시민 의원은 “손학규 정도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앞설 자신있다”며 은근히 손후보 측을 자극했다. 범여권의 경선구도가, 친노진영의 합세로, 손후보를 합동공격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손후보 측에서는 이에 대해 마땅히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 중이다. 일단 한나라당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다 탈당했기 때문에, 국민적 인식에서도 손후보 측이 불리한 입장이다. 섣불리 논쟁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역풍만 맞을 가능성도 높다.

 

그간, 손후보 측이 자신했던 것은, 어차피 참여정부의 실정에 공감하는 국민여론이 80%가 넘으니, 참여정부를 승계하겠다는 후보는 간단히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손후보가 뛸 경기장이 한나라당이 아니라, 친노진영의 세가 강한 민주신당이기 때문에, 손후보로서도 낙관만은 할 수 없다.

 

범여권 지지층의 흐름도 마찬가지이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범여권 지지층은 김대중-노무현의 노선을 승계할 수 있는 후보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후보의 경우, 이러한 노선의 적통 논쟁이 벌어질 경우, 해법을 찾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8월 28일까지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가 한껏 오르게 되면, 참여정부 내에서 아무런 활동이 없었던 손후보의 발언권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손후보가 지지율에서 정동영이나 유시민 등에 뒤지기라도 한다면, 명분에서 밀리는 손후보로서는 최악의 경우 대선 완주조차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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