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진, 손학규 중심 지도부 공개 비판

"정체성 흔드는 세력, 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

조신영 | 기사입력 2008/06/08 [20:28]

문학진, 손학규 중심 지도부 공개 비판

"정체성 흔드는 세력, 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

조신영 | 입력 : 2008/06/08 [20:28]
▲  지난 6일 오전 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가 촛불시위 현장인 서울 시청 앞을 찾았다. 한 시민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뉴민주닷컴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8일 "당을 뿌리째 흔드는 세력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가서 `실용'을 이야기하라"며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민주당은 망하는 길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당 정체성을 흔드는 일부 인사들과는 민주당을 같이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진로와 비전을 놓고 대토론을 대담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 의원의 발언은 다음달 6일에 예정되어있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정체성' 논쟁을 본격적으로 재점화 시킬것으로 예상된다.
 
문 의원은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은 촛불시위에서 보여준 국민의 민주당 외면에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전당대회가 승리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며 "최근 서울과 전남 등에서 당내 지역위원장 선정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지고,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방식을 놓고도 대의원의 30% 가량을 소수파에 의무 배정해 말썽이 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의 원인은 "국민들로부터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이에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변화다. 지금과 같이 당 정체성을 흔드는 일부 인사들과는 민주당을 같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뿌리 채 흔드는 세력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가서 ‘실용’을 이야기 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문학진 의원의 서신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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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망하는 길로 가는가?
 
과거로 회귀하는 전당대회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
 
6.4 재보선이 끝났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촛불시위에서 보여준 국민의 민주당 외면에 잘 나타나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7%로 주저앉았지만 민주당 지지율 역시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차라리 밀실전당대회 집어치워라
 
그런데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당대회가 승리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최근 서울과 전남 등에서 당내 지역위원장 선정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지고,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방식을 놓고도 대의원의 30% 가량을 소수파에 의무 배정해 말썽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계파별 나눠먹기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는 계파정치, 밀실정치, 구태정치에 매몰된지 오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정말 참담함을 느낀다. 쇠고기 정국 속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망한다. 당은 설 땅을 완전히 잃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철학없는 실용노선’… 당 혼란에 빠뜨렸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이다. 국민들로부터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정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서 드러났듯이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원칙도, 철학도 없이 민주당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의 정체성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 ‘제 3의 길’, ‘실용’과 같은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주장을 해 전통적 지지층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FTA 문제가 국민의 동의를 다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손학규 대표의 “한미 FTA 처리 못해 유감”, “FTA 비준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한 말은 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아껴왔던 지지자를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했다. 쇠고기 정국에서 민주당이 보여 준 행태는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민주당 지지율이 여전히 10%대에 멈춰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급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문제이다. 자영업자와 노동자 농민 등의 사회적 약자와 중산층의 사랑을 이끌어낼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일이다. 한미FTA문제, 공기업 및 방송민영화, 부동산 및 교육정책, 의료민영화, 조세정의와 경제민주화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실용’이라는 뒷방에 숨어 국민을 속여서는 안된다. ‘민주당의 것’을 다시 만들고 세워야 한다.
 
정체성 흔드는 세력 “필요없다”…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
 
전당대회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 국민이 민주당에 기대하는 새로운 목소리나 주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새로운 얼굴도 없다. 지금 이대로라면 전당대회의 결과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전당대회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 쇄신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새 지도부는 당 노선을 재구축할 제2창당특별위원회를 설립해 민주당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중간평가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지도부 상호간에 가치와 노선을 둘러 싼 치열한 논쟁을 시작하기를 요구한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변화다. 지금과 같이 당 정체성을 흔드는 일부 인사들과는 민주당을 같이할 수 없다. 민주당을 뿌리 채 흔드는 세력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가서 ‘실용’을 이야기 하라. 지금 민주당은 숫자가 문제가 아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진로와 비전을 놓고 대토론을 대담하게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 민주당의 진로를 선명하게 할 지도부가 구성되어야 하고, 그 지도부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되찾는 핵심이어야 한다.
 
 2008년 6월 8일/  국회의원 문 학 진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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